작가와 감독이 영혼 갈아넣은 저세상 연출
[N의 집착]
이것이 반도의 수상소감이다
하이. 아임 남도산. CEO 오브 삼산텍.
위 니드 어 파트너...어...
위 윌 메이크 어 랏 오브..."
머니!!!!!!!!!!!
머니!!!!!!!!!!!!!!!!!!!
머니!!!!!!!!!!!!!!!!!!!!!!!!!!!
...바이!"
성공한 남자들의 대화
감독과 작가의 비범함이 느껴졌던 장면이 또 있었다.
달미를 위해 잘나가는 '척'을 해야하는 도산. 그에게 진짜 잘나가는 남자 지평이 팁을 준다.
자신과 함께 있으면 이미 잘 나가는 사람이 된거라고. 뭐가 됐든 떠드는 척만 하면 하라고.
tvN: 임기응변 맛집 김선호가 알려주는 잘~나가는 사업가인 척하기=애국가 제창
"계속 떠들어요. 그래야 있어보이니까."(지평)
"뭐라고 떠들어요?" (도산)
"그냥 아무거나. 애국가 가사라도." (지평)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남산 위에 저 소나무" (도산)
"철갑을 두른 듯? 촤하하하하하"(동시에)
인연은 꽃잎을 타고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날, 세 사람의 인연이 다시 시작됐다.
꽃잎이 쏟아지는 그 골목, 그 편지함에 도산에게 쓴 편지를 넣는 달미. 벚꽃과 함께 달미는 첫사랑 찾기를 시작한다.
달미 곁으로 날아들었던 벚꽃잎은 바람을 타고 날아가...
진짜 편지의 주인공인 지평에게로 향한다.
지평은 오랫동안 그리워했던 평생의 은인 원덕(김해숙)과 다시 만난다.
지평의 곁을 스쳤던 꽃잎은 다시 바람을 타고 날아가...
볕이 쏟아지는 삼산텍 사무실에 도착한다.
그곳에는 도산이 있다. 드디어 사물인식시스템 개발에 성공한 남도산이.
1화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 장면, 같은 날 각기 다른 곳에 있는 세 사람에게 새로운 일들이 생겨난다는 것을 아름답게 암시했다.
이 일들로 인해 세 사람의 인연이 다시 시작된다는 것도.
달미가 쓴 편지의 내용을 표현하는 연출도 기가 막혔다.
흐드러지는 벚꽃 위에 한 글자씩 쓰여지는 달미의 마음이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몽글몽글하게 만들었다.
도산남이 모쏠인 이유
tvN: ((억울 200%)) 삼산텍 크루가 모쏠 크루가 된 이유! 남주혁이 잘못했네...
솔직히 처음엔 납득할 수 없었다. 아무리 공대 너드라고 해도 이 얼굴, 이 키, 이 지능으로 모쏠이라고?
그런 마음을 단숨에 납득시켜준 장면이 있었다. 바로 쓰리 마운틴의 대학생 시절 일화다.
"도산이 니는 쭉 싱글이었냐."
"아뇨. 벙글이지라."
"도산이 니 혈액형이 O형이제? O형이 성격도 좋고 거짓말도 모대야~"
"누님, 성격은 뇌세포가 결정하지라? 혈액형은 적혈구가 결정하고요오? 정상적인 사람의 뇌세포는 구조적으로 적혈구를 절대 못만나요. 근디 어떻게 혈액형이 성격을 결정한대요? 아~따 시방 미쳐 돌아버리것고만?"
...이분 더빙으로 회상신을 찍었으니까.
제발 이 부분은 영상으로 봐주라. 꼭. 영상으로. 소리와 함께.
감독님 대칭 덕후시구나
과거의 선택으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달미와 인재(강한나). 두 사람의 아침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칼 반반 휴대폰을 시작으로...
아침식사도 칼 대칭.
대문이 열리는 방향까지 칼 대칭.
아니, 발걸음 타이밍까지 딱 맞추는 디테일 무엇...
전화 통화를 하며 길을 걷는 두 사람의 모습은 전면과 후면을 교차해서 보여준다.
마무리까지 완벽 대칭.
길게 서술하면 자칫 지루해 질 수도 있는 두 사람의 다른 삶을 리듬감 있고 재치있게 보여준 최고의 연출이었다.
감독님 갬성 좀 아신다
매 회 주옥같은 명장면 만들어내고 있는 '스타트업'. 화면 곳곳에 숨은 디테일을 찾으면서 보면 더욱 재미있다.
'스타트업' 다시보기,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