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감독이 영혼 갈아넣은 저세상 연출

조회수 2020. 10. 31. 12: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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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복습이 필요해

[N의 집착]

2020년, 드라마 덕후 에디터N은 너무 신난다. 영상미 미쳐버린 웰메이드 드라마가 연이어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감독과 작가가 손을 잡고 영혼을 판 것 같은 드라마가 또 탄생했다.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새롭고 또 새로운 '스타트업'이다. 

에디터N이 반해버린 '스타트업'의 저 세상 연출, 집착적으로 모아봤다. 

이것이 반도의 수상소감이다

출처: '스타트업'
그리고 꿈꾸던 KODA에서 1등을 차지한 삼산텍, 쓰리마운틴 테크놀로지. 애석하게도 비행기표를 예약하지 못해 시상식에 참석할 수 없게 됐다. 

너튜브 실버버튼 소유자인 영상 전문가(?) 사촌형의 도움으로 촬영한 수상소감을 주최측에 전달했는데...
출처: '스타트업'
하이. 아임 남도산. CEO 오브 삼산텍.

위 니드 어 파트너...어...

위 윌 메이크 어 랏 오브..."
출처: '스타트업'
머니!!!!!!!!!!!
출처: '스타트업'
머니!!!!!!!!!!!!!!!!!!!
출처: '스타트업'
머니!!!!!!!!!!!!!!!!!!!!!!!!!!!
출처: '스타트업'
...바이!"
수상소감의 상태가...?
전무후무한 수상소감이 탄생했다. 앞으로 실제 시상식에서도, 드라마에서도 없을 역대급 수상소감. 

남주혁 연기 인생에 한 획을 그을 명장면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성공한 남자들의 대화

감독과 작가의 비범함이 느껴졌던 장면이 또 있었다. 


달미를 위해 잘나가는 '척'을 해야하는 도산. 그에게 진짜 잘나가는 남자 지평이 팁을 준다. 


자신과 함께 있으면 이미 잘 나가는 사람이 된거라고. 뭐가 됐든 떠드는 척만 하면 하라고. 

tvN: 임기응변 맛집 김선호가 알려주는 잘~나가는 사업가인 척하기=애국가 제창

"계속 떠들어요. 그래야 있어보이니까."(지평)

"뭐라고 떠들어요?" (도산)

"그냥 아무거나. 애국가 가사라도." (지평)
출처: '스타트업'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출처: '스타트업'

"남산 위에 저 소나무" (도산) 


"철갑을 두른 듯? 촤하하하하하"(동시에) 

소리 없이 보면 진짜 그럴싸한데...?

인연은 꽃잎을 타고

출처: '스타트업'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날, 세 사람의 인연이 다시 시작됐다. 


꽃잎이 쏟아지는 그 골목, 그 편지함에 도산에게 쓴 편지를 넣는 달미. 벚꽃과 함께 달미는 첫사랑 찾기를 시작한다. 

출처: '스타트업'

달미 곁으로 날아들었던 벚꽃잎은 바람을 타고 날아가... 

출처: '스타트업'

진짜 편지의 주인공인 지평에게로 향한다. 


출처: '스타트업'

지평은 오랫동안 그리워했던 평생의 은인 원덕(김해숙)과 다시 만난다. 


지평의 곁을 스쳤던 꽃잎은 다시 바람을 타고 날아가... 

출처: '스타트업'

볕이 쏟아지는 삼산텍 사무실에 도착한다. 


그곳에는 도산이 있다. 드디어 사물인식시스템 개발에 성공한 남도산이. 

출처: '스타트업'
기뻐하는 도산의 머리에 붙어있는 벚꽃잎. 

디테일 미쳤냐고! 

1화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 장면, 같은 날 각기 다른 곳에 있는 세 사람에게 새로운 일들이 생겨난다는 것을 아름답게 암시했다. 


이 일들로 인해 세 사람의 인연이 다시 시작된다는 것도.  

출처: '스타트업'

달미가 쓴 편지의 내용을 표현하는 연출도 기가 막혔다. 


흐드러지는 벚꽃 위에 한 글자씩 쓰여지는 달미의 마음이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몽글몽글하게 만들었다. 

감독님 웃기는 데만 진심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마음 간질간질하게 할 줄도 아는 사람이었네.

도산남이 모쏠인 이유

tvN: ((억울 200%)) 삼산텍 크루가 모쏠 크루가 된 이유! 남주혁이 잘못했네...

솔직히 처음엔 납득할 수 없었다. 아무리 공대 너드라고 해도 이 얼굴, 이 키, 이 지능으로 모쏠이라고? 


그런 마음을 단숨에 납득시켜준 장면이 있었다. 바로 쓰리 마운틴의 대학생 시절 일화다. 

출처: '스타트업'
"도산이 니는 쭉 싱글이었냐."

"아뇨. 벙글이지라."
(아...)
출처: '스타트업'
"도산이 니 혈액형이 O형이제? O형이 성격도 좋고 거짓말도 모대야~"

"누님, 성격은 뇌세포가 결정하지라? 혈액형은 적혈구가 결정하고요오? 정상적인 사람의 뇌세포는 구조적으로 적혈구를 절대 못만나요. 근디 어떻게 혈액형이 성격을 결정한대요? 아~따 시방 미쳐 돌아버리것고만?"
도산의 소름돋는 이과생 느낌 잘 알겠다. 왜 모쏠인지도 너무나 알겠다. 

그런데 대사는 왜 뜬금없이 사투리?? 
출처: '스타트업'

...이분 더빙으로 회상신을 찍었으니까. 


제발 이 부분은 영상으로 봐주라. 꼭. 영상으로. 소리와 함께. 

감독님 대칭 덕후시구나

화면을 분할해 양쪽 상황을 대조적으로 보여주는 건 사실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연출이다. 

그러나 '스타트업'은 그 퀄리티가 다르다. 집착적으로 대칭을 이뤘던 분할신을 데려왔다. 함께 보자. 
출처: '스타트업'

과거의 선택으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달미와 인재(강한나). 두 사람의 아침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칼 반반 휴대폰을 시작으로... 

출처: '스타트업'

아침식사도 칼 대칭. 

출처: '스타트업'

대문이 열리는 방향까지 칼 대칭. 

출처: '스타트업'

아니, 발걸음 타이밍까지 딱 맞추는 디테일 무엇...

출처: '스타트업'
출처: '스타트업'

전화 통화를 하며 길을 걷는 두 사람의 모습은 전면과 후면을 교차해서 보여준다. 

출처: '스타트업'

마무리까지 완벽 대칭. 


길게 서술하면 자칫 지루해 질 수도 있는 두 사람의 다른 삶을 리듬감 있고 재치있게 보여준 최고의 연출이었다. 

감독님 갬성 좀 아신다

출처: '스타트업'
벚꽃신 못지 않게 감성 폭발했던 장면이 또 있다. 

잘 나가는 언니를 보니 괜히 더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달미의 마음이 엿보였던 바로 이 장면이다. 
출처: '스타트업'
흔들리는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하고 있는 달미와 휴대폰 화면 속 행복해보이는 언니, 엄마의 모습을 달리는 지하철의 창에 나란히 배치했다. 

손가락으로 사진을 내려보는 스크롤까지 세심하게 구현해서 보는 맛이 더 살았다. 
출처: '스타트업'

매 회 주옥같은 명장면 만들어내고 있는 '스타트업'. 화면 곳곳에 숨은 디테일을 찾으면서 보면 더욱 재미있다. 


'스타트업' 다시보기,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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