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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의 아무리 히트작이 많이 나와도 어머니들에게는 영원한 '동해'인 것처럼, 신화로 22년을 활동했어도 어머니들에게는 여전히 김동완이 '미스터김'인 것처럼 캐릭터 이름으로 기억되는 배우들이 있다.
이미지가 너무 찰떡이어서, 캐릭터의 인기가 너무 많아서, 혹은 또 다른 이유들로 본명보다 역할명이 더 유명해진 배우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작품들에도 이렇게나 많다.

안보현! 안보현! 안보현!!
..이름은 안다. 그래도 뭔가 정감가는 건 장근원.

'이태원 클라쓰'에서 장근원을 너무나 찰떡같이 잘 살린 안보현. 그의 얼굴을 보면 자동으로 깔끔하게 넘긴 머리에 인상을 쓰고 있는 장근원이 떠오르는 걸 어쩌란 말이냐.

'이태원 클라쓰'를 보면 악역 소화 능력 굉장해 보이는데 의외로 이 작품이 첫 악역이었다는 것이 반전. 악역임에도 참 큰 사랑 받았다.
오죽하면 극 중 장근원이 잠시 구치소에 가 있는 동안 시청자들이 '근원이 어디갔냐'며 그를 찾았을까.


'할아버지께선 말씀하셨지'로 운을 떼며 온갖 살림 지식을 늘어놓던 정봉. 마요네스 한 가득, 마아가린 듬뿍, 설탕 한 가득 넣고 비벼먹던 정봉. 오지 않는 사람을 하루 종일 기다릴 줄 아는 순정파 정봉.
웬지 지금도 어딘가에서 정봉이 유쾌하게 살고 있을 것만 같다. 이게 다 안재홍 때문이다. 정봉에게 너무나 정이 들어버리도록 만든 안재홍 때문이야.

한국에서 김수현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런데, '별에서 온 그대'의 여파로 해외에서는 그도 본명보다 도민준으로 더 많이 불리던 때가 있었다.

특이한 건 천송이(전지현)가 도민준을 부르던 호칭 때문에 '도민준'이 아닌 '도민준xi(씨)'라는 말로 이름이 유명해졌다는 것.
'Mr.도'도 아니고, 중국어의 '씨'라 할 수 있는 시엔셩(先生)을 붙이는 것도 아니고 '도민준xi'라니, 마치 네글자 이름마냥 '씨'까지 세트로 유명해진 흔치 않은 이름이다.
'킹덤' 배우들의 이름을 쭉 나열해보다보면 '범팔'에서 뭔가 탁 걸리는 기분이 든다. 당연히 아니라는 걸 알지만 범팔은 그냥 범팔인 것 같은 기분.
이게 다 전석호가 범팔을 너무 잘 살린 탓이다. (남탓하기 흠흠)



유재명의 사진을 봤을 때 어떤 이름이 떠오르는지는 어떤드라마를 봤느냐에서 갈린다.
'응답하라 1988'을 감명 깊게 본 사람이라면 곧바로 '동룡 아버지!'가 나올 것이고, '비밀의 숲'이 인생 드라마인 사람이라면 '갓창준!!!'이 나온 것이다.
두 캐릭터 너무 찰떡 같이 잘 살렸다.
'비밀의 숲' 시즌1의 대미를 장식했던 반전의 사나이 이창준, 학교에선 삐딱선 탄 아이들 단속, 집에서는 아들 단속 하느라 바빴던 동룡 아버지.
두 인물을 같은 사람이 연기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