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에게 내 신장을 주고 싶지 않아요
[에디터N의 비밀상담소]
내 형제 자매가 아프다면, 그런데 이식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나 밖에 없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당연히 이식을 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대부분은 그럴 것이다.
여기 아픈 언니에게 장기 이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11살 소녀가 있다. 백혈병 언니를 둔 안나의 사연, 함께 읽어보자.
물론 항상 축쳐진 모습인 건 아니에요. 언니는 장난도 많이 치고, 엄청 쾌활하거든요.
아마 우리 가족 중 가장 웃기고 재미있는 사람은 언니일 거예요.
전 언니를 정말 사랑해요. 우린 모든 얘기를 다 하는 사이예요.
오빠는 학교에 다니고 있고, 아빠는 일을 하죠. 그냥 평범하게 저녁을 먹거나, 가족들끼리 시간을 보낼때면 평범한 가족같기도 하지만...
사실 모르겠어요. 행복하다가도 언제 언니의 상태가 나빠질 지 모르는 거니까요.
그 안좋은 상황이 얼마 전에 와버렸어요. 언니의 신장이 완전히 망가졌대요.
이미 투석을 받고 있는데, 투석만으로는 안된대요. 이식을 받아야 한대요.
이식을 해줄 사람은 당연히 저예요.
전 언니의 치료를 위해 태어났어요. 계획된 아이죠.
언니를 살리기 위해서 DNA를 딱 맞는 아이를 시험관으로 임신했대요.
아마 언니가 아프지 않았다면 전 태어나지도 않았을 거예요.
태어날 때부터 제대혈을 언니에게 줬어요.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언니에게 골수 이식을 두 번 해줬고요. 병원에서 울면서 나가고 싶다고 했던 기억이 나요.
골수이식을 하기 전에 백혈구를 늘리는 주사도 맞았어요. 검사를 받고, 입원을 하는 건 너무 자주 있던 일이라 굳이 세보지도 않았고요.
변호사도 구했어요. 엄청 유명한 변호사예요.
변호사 아저씨도 말했어요. 저를 꼭 도와주겠다고요. 제가 지금까지 했던 일들을 보고 놀란 것 같았어요.
엄마는 많이 화가 났어요. 그건 이해해요. 언니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저 뿐이니까요.
엄마는 언니를 살리기 위해 제 변호사와 싸울거예요. 엄만 변호사잖아요.
엄마와 아빠는 이것 때문에 싸우고 있고, 언니는 여전히 병원에 누워있어요. 위험한 상태로요.
그렇지만, 저는 이 소송을 해야만 해요. 제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엄만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언니를 사랑하지만, 언니에게 신장을 줄 수는 없다는 이 아이. 그리고 한 딸을 살리기 위해 다른 딸을 희생시켜야만 하는 엄마. 이 가족의 이야기에 어떤 비밀이 숨어있을까.
영화 '마이 시스터즈 키퍼', 지금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