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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좋아한다 말하지 않는 시대의 사랑법

조회수 2021. 3. 12.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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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을 울려야 사랑인 세상

[N's View] 

출처: 넷플릭스

누구도 좋아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 세상이 된다면 어떨까. 내가 저 사람을 좋아한다는 걸 고민할 필요도 없이 앱이 알아서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대신 애정 표현까지 해준다면, 우리는 상대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하게 될까? 


수십가지 달콤한 말보다 '띠링' 울리는 알람 하나가 진심을 말해주는 세상,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이 두 번째 시즌을 공개했다. 

출처: 넷플릭스
반경 10미터 안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알람이 울리는 좋알람이 등장한지 4년, 사람들의 연애는 완전히 달라졌다. 연인 끼리 좋아한다는 말 대신 서로의 좋알람을 울리고, 장황한 이별의 말 대신 더 이상 알람이 울리지 않으면 그걸로 끝이다. 

알람이 울려야만 사랑인 세상에서 조조(김소현)는 여전히 다른 이의 알람을 울리지 못한다. 혜영(정가람)과 남들처럼 풋풋하고 달달한 연애를 하면서도 조조는 단 한 번도 혜영의 알람을 울려준 적이 없다. 시즌1에서 좋알람 개발자가 자신에게만 설치하게 해준 좋알람 실드는 어떤 방법을 써도 사라지지 않는다. 
출처: 넷플릭스
혜영은 그저 묵묵히 기다린다. 좋알람 2.0의 새로운 기능인 '나를 좋아할 사람' 목록에 조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혜영은 그저 기쁘다. 혜영은 천천히 함께하다보면 언젠가는 조조가 자신의 알람을 울려줄 것이라고 믿는다.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난 선오는 여전히 조조의 알람을 울린다. 숨기려 해도 마음을 숨길수가 없다. 선오는 4년이 지난 지금도 조조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고 믿는다. 자신의 알람이 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출처: 넷플릭스

조조가 좋알람을 울리지 못하는 두 남자는 오히려 확신이 있다. 자신을 좋아할 것이라는 확신,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확신. 


오히려 확신이 없는 사람은 조조 자신이다. 혜영과 함께면 즐겁고 의지가 되고, 자신도 혜영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싶지만 조조는 다른 사람들처럼 그 마음을 좋알람을 통해 인정받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쉬운, 확인하고 싶지 않아도 확인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마음을 조조는 확인 받을 길이 없다. 

출처: 넷플릭스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는 바로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자신의 마음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어플이 선택해주는 사랑이 아닌 스스로 선택하는 사랑, 어플이 확인해주는 사랑이 아닌 스스로 믿는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 

현실 세계에서는 당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이 수많은 고민들이 사라져버린 시대에 유일하게 그것을 고민하는 김조조라는 아이의 성장기다. 수없이 많은 밤을 고민하고 수없이 많은 일을 겪으며 조조의 마음이 향하는 곳은 점점 선명해진다. 조조는 좋알람의 변수이자, 좋알람이 없이도 우리가 사랑의 확신을 가질 수 있다는 증거다. 
출처: 넷플릭스
자신의 마음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조조를 공감할 수 있게 표현하는 데에는 김소현의 공이 컸다.  시즌1을 본 시청자라면 더욱 깊고 풍부해진 감정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 김소현의 성장이 느껴질 것이다. 

마음 한 구석에 항상 존재하는 혜영에 대한 미안함, 그럼에도 항상 그 자리에서 기다려주는 그에 대한 고마움, 연애를 하며 새삼 느끼게 되는 복잡한 감정들, 다시 만난 선오를 보면 떠오르는 아픈 순간들까지. 김소현이 해내야 할 몫이 정말 많았고, 충분히 해냈다. 
출처: 넷플릭스
사랑의 방식은 모두 다르다. 혜영과 선오가 조조를 사랑하는 방식도 그렇다. 무엇이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필연적으로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오래 간직해온 마음을 접어야 한다.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는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과 더불어 사랑을 떠나보내는 과정도 담아낸다. 마음은 아프지만 그간의 마음이 모두 헛된 것은 아니다. 이별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하고,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 사랑의 과정이잖나. 

선오와 혜영 중 어느 한 쪽을 응원했던 사람이라면 아쉬울 수 있겠지만, 그 이후 앞으로 나아가려는 모습을 보면 그의 다음 걸음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 
출처: 넷플릭스
시즌1의 계절이 가을과 겨울이었다면 시즌2는 봄과 초여름의 싱그러움이 느껴진다. 여러모로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된 이들의 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봄이라고 마냥 따스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봄비가 내리는 날도 있고, 어느 날은 언제 그랬냐는 듯 한파가 몰려오기도 한다. 

화면에서 느껴지는 계절감과 새벽녘의 하늘, 뜨겁게 지는 석양을 풍부하게 담아내 세 사람의 감정을 더욱 와닿게 만들어준다. 여기에 적재적소에 쓰이는 그래픽이 감성을 더한다. 일렁이는 링으로 시각화된 좋알람의 거리 10미터는 이번 시즌에서도 보는 이들을 설레게 한다. 
출처: 넷플릭스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1을 보며 이런 어플이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아마 시즌2를 보고 난 후에는 다른 생각이 들 것이다. 


우리는 연애의 과정에서 종종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한다. 내 마음을 잘못 해석하기도 하고, 순간의 설렘으로 시작한 사랑이 결국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좋알람 어플이 없는 이 세상의 사랑은 어떤 의미로는 '부정확'하다. 그렇다고 우리가 겪어온 수많은 시행착오들이 다 의미없는 일이었을까. 그 과정 모두가 더 성숙한 연애를, 사랑을 하고 있는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걸 종종 우리는 잊고 산다. 

출처: 넷플릭스

아무도 좋아한다는 말하지 않는, 말할 필요가 없는 세상에서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는 조조의 이야기.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 지금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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