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여기에도 나왔던 '스위트홈' 아기 엄마

조회수 2021. 1. 16.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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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 얼굴이란 이런 것

'스위트홈'을 본 시청자들은 알 것이다. 그린홈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 짠 내 나는 사연 하나 안 가진 사람 없다는 것을.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사람, 어이없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한 사람, 자신 때문에 부모님을 떠나보냈다는 죄책감을 가진 사람 등등 저마다 아픈 상처가 있었다.

출처: '스위트홈'

이 사람은 눈앞에서 자식을 잃었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이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빈 유모차를 끌고 다니던 주인공.

출처: '스위트홈'

15층에 홀로 사는 아기 엄마 임명숙이다.


첫 등장부터 인상적인 캐릭터였다. 웃는 얼굴로 이웃 주민 윤지수(박규영)에게 빈 유모차를 가리키며 자신의 아이라고 소개했던 임명숙.


초반에는 다소 친해지고 싶지 않은 주민으로 비쳤던 그였지만 괴물 사태가 일어나면서 반전을 맞았다.


아버지를 잃은 어린 남매를 죽음의 위기에서 구하고 살뜰히 보살피는 따뜻한 면모를 보여주면서다.

출처: '스위트홈'

자세히 밝힐 순 없지만 임명숙은 마지막까지 그야말로 짠한 모성애의 정점을 찍었던 캐릭터였다.


이처럼 임명숙은 안타까움을 유발하고 진한 여운을 남겼지만 슬퍼하지 말자. 우리는 임명숙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훌륭한 배우를 만나지 않았나.


바로 배우 이봉련이다.

출처: 이봉련 공식 페이스북

이봉련은 우연한 계기로 연극 '환상동화'의 조연출을 맡아 대학로에 입성했다.


2005년 뮤지컬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에서 단역을 맡으면서 연기를 시작했다. '빨래', '청춘예찬', '만주전선', '보도지침', '그날들', '1945' 등 다양한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 올랐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이봉련을 다들 이미 한 번쯤은 봤을지도 모른다.


어떤 작품이었냐고?

출처: '응답하라 1994'

먼저 큰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다.


이봉련이 출연한 편은 '응답하라 1994'. 여기서는 전남 순천 출신 해태(손호준)와 인연이 깊다.


해태와 고향 자랑으로 입씨름하는 여수 출신 친구 역이었다. 순천을 자랑하는 해태에 맞서 전남 제2의 도시는 여수라고 주장했던 그 친구.


순천에는 없는 공항이 여수에는 있다며 해태의 속을 부글부글 끓게 했더랬다.

출처: '옥자'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작품에서도 활약했다.


먼저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비 '옥자'에서다. 극 중 미란도코리아 안내데스크에 앉아 미자(안서현 역)를 쫓아내려던 그 사람이다.


짧은 출연이었지만 독특한 스타일링과 무심한 말투가 큰 인상을 남겼다.

출처: '버닝'

칸 영화제에 초청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에도 나왔다.


여기서는 해미(전종서)의 친언니로 출연했다. 극 중 사라진 해미를 찾아다니던 종수(유아인)가 해미 가족의 가게를 찾을 때 등장한다.


친절한 말투와는 달리 "해미가 보내서 온 것 같은데 해미한테 꼭 전해. 카드빚 갚기 전까진 절대 집에 못 들어온다고"라고 말했던 해미의 언니.


이 대사를 통해 해미 캐릭터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역할이었다.

출처: '82년생 김지영'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에도 출연했다. 전 직장 동료 혜수 역이었다.


지영(정유미)의 과거 장면에도 등장하고 현재 장면에도 등장한다. 지영이 고민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었던 동료 혜수가 바로 이봉련이었다.

출처: 이봉련 공식 페이스북

이밖에 큰 흥행을 이끈 작품에서도 이봉련의 활약이 숨겨져 있다.


영화 '택시운전사'에서는 데모 시위로 한창인 서울 거리에서 택시 기사(송강호 역)에게 공짜로 택시를 얻어 타는 만삭의 여인으로 등장했고, 영화 '엑시트'에서는 용남(조정석)의 셋째 누나로 출연했다.


이렇게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줬던 이봉련인데 최근엔 그동안 전혀 보지 못한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드라마 '런 온'을 통해서다.

출처: '런 온'

'런 온'에서 이봉련이 맡은 역할은 오미주(신세경)의 동거인이자 가족과도 같은 존재인 박매이다.


작은 영화사를 운영하고 있기도 한 매이는 매사 태평하고 쿨한 성격의 소유자다.


세상을 통달한 듯한 말투나 단어 선택 때문에 대사가 맛깔나게 느껴지는 매력이 있다.

출처: '런 온'

선겸(임시완)과의 관계 때문에 고민하는 미주에게는 인생의 진리를 알려주는 역할도 톡톡히 한다.


매이의 대사를 자세히 듣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명언들이 많더라고.

마음이 접는다고 접히냐? 접히는구나 할 때 접어도 안 늦어."
출처: '런 온'

이 모든 배역을 한 사람이 소화했다는 사실에 놀란 분들도 있을 것 같다.


그만큼 다양한 역할을 개성 넘치게 표현할 줄 아는 이봉련의 연기력을 입증하는 근거가 아닐까.


어느 날 또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해 있을지 모른다. 그러니 앞으로도 이봉련의 활약을 두 눈 크게 뜨고 기대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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