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영화 덕분에 광고 120개 들어온 배우
처음에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지만 뒤늦게 빛을 보는 경우가 있다. 소위 '역주행'이라 말하는 것들 말이다.
영화판에도 역주행의 아이콘이 있으니, '타짜'의 곽철용이다.
지난 2006년 개봉한 영화 '타짜'. 이 작품은 공개 후 많은 명대사와 인상적인 캐릭터를 남겼었다.
"동작 그만, 밑장 빼기냐"의 아귀(김윤석)나 "나 이대 나온 여자야"의 정마담(김혜수), "졸리면 뒈지시든지"의 고니(조승우) 등 바로 떠오르는 것만 나열해도 줄을 잇는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19년부터 곽철용(김응수)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다른 캐릭터들보다 비교적 덜 주목받던 캐릭터였다.
곽철용은 주인공 고니와 대적하는 악역 중 한 명이었다. 원작에서도 크게 비중있는 역할은 아니었지만 독특한 말투가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곽철용이 뒤늦게 재조명받게 된 이유도 이 독특한 말투가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고니와 화투 대결을 벌이던 장면에서의 대사가 유행을 이끌었다.
묻고 더블로 가."(곽철용)
'타짜'를 안 본 사람은 있어도 이 대사는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행어가 된 대사다.
이밖에도 곽철용 캐릭터 자체에 대한 매력이 재평가되기도 했다.
거친 세계에 몸담고 있는 조직폭력배면서 신사다운 태도를 강조하는 모습이나...
어이, 젊은 친구. 신사답게 행동해."(곽철용)
생각보다 온건한(?) 표현법을 쓰는 것도 참 매력적일 만큼 독특하다.
물론 그 내용은 상당히 살벌하긴 하다만.
또 지면 너, 변사체가 된다."(곽철용)
나 깡패 아니다. 나도 적금 붓고 보험 들고 살고 그런다.
화란아, 나도 순정이 있다."(곽철용)
꾸준히 적금을 붓는 성실함이나 순정을 언급하는 모습도 의외의 포인트였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철용을 직역한 '아이언 드래곤'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당시 김응수 소속사는 하루에 전화만 100통씩 받고 있다고 밝힐 정도였다.
이러한 인기에는 숨은 공신이 있었다. 개그맨 이진호다.
김응수는 최근 '아는 형님'을 이진호와 함께 방문했다. 이 자리를 빌려 역주행 인기에 불을 붙여준 이진호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진호가 과거 김응수의 성대모사를 선보인 적이 있는데 이덕에 곽철용 인기가 화룡점정을 찍었다는 설명이다.
JTBC: 이진호 덕에 광고 의뢰만 약 120개 들어온 김응수 (대박😮) | JTBC 210206 방송
곽철용 신드롬이 막 일어날 때지. 여기까지 왔어요. 여기에 진호가 화룡점정 불을 붙인 거지.
진호 덕이 아니었으면 한 100개 정도에서 스톱이 되었을 텐데 진호가 불을 질러서 광고가 120개에서 130개 들어왔지."(김응수)
물론 의뢰만 120건이지 그걸 다 찍은 건 아니란다. 실제로는 그중 5건 정도만 찍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아는 형님' 멤버들처럼 생각보다 신중하게 골랐다고 생각하는 반응도 있을 텐데.
패스트푸드, 화장품, 맥주, 치킨 등 핫한 연예인들이 찍는다는 알짜배기 광고를 휩쓴 김응수다.
김응수 신화를 이끈 주역인 이진호. 무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 출연했을 때부터 김응수에게 주목했던 팬이다.
그런 이진호라면 김응수가 왜 이토록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지 알고 있지 않을까?
곽철용이라는 캐릭터는 원작에서는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아닌데 그걸 응수가 응수의 연기로 그렇게 만든 것 같아."(이진호)
이진호의 말처럼 김응수의 역주행 인기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닐 터다. 그 역할이 크든 작든 최선을 다해 연기한 김응수의 노력이 있었기에 뒤늦게라도 모두가 알아본 것이 아닐까.
곽철용 신드롬의 비화는 '아는 형님'에서, 곽철용의 매력은 '타짜'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길 추천한다. 모두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