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치 않게 유행어 제조 전문된 배우
배우 이정재.
본인은 전~혀 의도하지 않았으나 출연하는 작품마다 유행어가 탄생되는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거 장난이 너무 심한 거 아니오!"
아마도 이정재 유행어의 시작은 이 영화가 아니었을까.
지난 2013년 초에 개봉한 영화 '신세계'다. 국내 최대 범죄조직에 잠입한 비밀경찰이 언제 자신을 배신할지 모르는 경찰과 형제의 의리로 대하는 정청(황정민)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이정재는 극 중 신입 시절 범죄 조직 골드문에 잠입해 8년 후 2인자의 오른팔 자리에까지 오른 이자성 역을 맡았다.
황정민의 "드루와~ 드루와!"부터 박성웅의 "죽기 딱 좋은 날씨네" 등 수많은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인기를 끈 바 있는데.
특히 그중에서도 이정재의 이 대사는 수많은 패러디 짤을 양산해 냈다.
거 중구형 장난이 너무 심한 거 아니오!"
1인자 자리를 놓고 정청과 이중구(박성웅)가 신경전을 벌이던 그때.
지하 주차장으로 걸어 나오는 정청 무리를 향해 이중구의 차가 돌진하며 위협을 한다.
"놀랬어? 놀랬어"라며 장난치는 이중구를 향해 정청의 오른팔인 이자성이 던진 대사다.
이후 '심한 장난'이 있을 때마다 이 대사가 패러디되며 사용됐더랬다. (ㅎㅎ)
"내가 왕이 될 상인가"
같은 해에 개봉,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영화 '관상'에서도 이정재의 유행어가 탄생했다.
'관상'은 수양대군의 역모를 알아차린 관상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이정재는 역심을 품고 왕의 자리를 노리는 수양대군 역을 맡았다.
수양대군의 첫 등장부터 화제를 모으며 단연 '이정재를 위한 영화'라는 평을 받았던 '관상'.
그 강했던 임팩트만큼이나 이정재의 극 중 대사도 화제를 모았으니.
어찌,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역술가들을 불러놓고 자신의 운세를 듣던 수양대군. 이들 앞에서 왕에 대한 욕심을 대놓고 드러낸다.
그러던 중 발견한 관상가 내경에게 다가가 묻는 질문, 그게 바로 "어찌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는 대사다.
왕위에 대한 욕심과 관상이라는 소재가 잘 맞아떨어진 찰떡같은 저 대사.
영화 말미에도 다시 한번 등장하는 대사로 그 처음과 끝이 묘하게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어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대사이기도 하다.
'관상' 개봉 이후 '최고의 자리', '권력' 등등을 이야기할 때 수없이 패러디되며 유행어로 자리매김했다.
"구멍이 두 개지요~"
이정재의 유행어 제조는 2015년에도 이어졌다. 그 해 개봉한 영화 '암살'에서.
'암살'은 1933년을 배경으로 진행된 친일파 암살작전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정재는 독립군들과 활동하며 일본에 정보를 넘기는 변절자 염석진 역을 맡았다.
구멍이 두 개지요."
광복 이후 친일 행적으로 재판에 넘겨진 염석진.
60이 넘은 나이임에도 옷까지 벗어 젖히며 자신이 광복군으로서 활동했던 때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일본 총독 암살 때 총 맞은 흔적들을 보여주며 말했던 그 대사, "구멍이 두 개지요".
열연과 이정재 특유의 억양이 더해져 많은 연예인들이 이정재 성대모사에 꼭 포함시키는 대사가 됐다.
뿐만 아니라 하와이 피스톨(하정우)을 찾아가 설득하려는 장면에서 등장한 "어이! 나랑 얘기 좀 할까" 대사 역시 유행어로 등극하기도 했다.
심지어 '암살'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들도 의사소통이 안 될 때 "어이! 나랑 얘기 좀 할까"라고 외쳤다고 한다.
염라언니
유행어는 아니지만 수많은 별명을 만들어낸 '신과 함께' 시리즈도 있다.
'신과 함께'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저승 세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이정재는 특별출연으로 '신과 함께' 시리즈에 참여했는데.
하지만 특별출연임에도 어느새 제작발표회에 함께 참석하는가 하면 별명 부자로 등극하며 없어선 안 될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신과 함께' 시리즈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염라대왕.
올림머리를 풀면 공개되는 풍성한 머릿결 덕분일까. '염라 언니', '염라스틴' 등의 별명이 붙은 거다.
이처럼 유행어 제조기, 별명 제조기가 된 이정재.
그만큼 그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이 임팩트가 있었다는 뜻이 아닐까.
과연 앞으로는 또 어떤 유행어를 만들어낼지! 더 기대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