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대명사 휴 그랜트가 급 노인 된 이유
최근 SNS에서 화제를 모은 사진 한 장이 있다.
그리고 이 사진엔 이런 글들이 달렸더랬다.
"휴 그랜트...?"
"진짜로 휴 그랜트라고? 아니..."
"대체 무슨 일이. 휴 그랜트가 이렇게 백발노인이 될 정도로 폭삭 늙었다고?"
그런데 갑자기 백발이 성성한 노인의 모습으로 등장하니 놀랄만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저 사진 속 모습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속 모습이라고 한다.
다큐멘터리라면 있는 모습 그대로 일 텐데... 진짜 휴 그랜트가 맞는 거야?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일단 저 인물은 휴 그랜트가 맞다. 하지만 실제 저런 모습은 아니다.
물론 휴 그랜트가 어느덧 환갑을 넘기기도 했고 본인 스스로도 나이 든 걸 인정하기도 했다.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요즘 나만 보면 '늙었다'는 소리를 많이 한다"며 "이제 더 이상은 로맨틱 영화의 주인공을 맡긴 힘들 것 같다"라고 웃어 보인 그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백발이 성성한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진 않다.
작품에서 함께 한 니콜 키드먼과의 인터뷰 영상이다.
지난해 말의 모습인데 어떤가. 나이가 들긴 했지만 머리가 백발이 될 만큼의 모습은 아닌 게 확실하다.
그런데 다큐멘터리에서 왜 저런 모습을 하고 있는 걸까?
사실 이건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빌렸지만 유명 배우들이 자기 자신이 아닌, 지정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배우 트레이시 울먼이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을 연기하고 있는 것만 봐도 이게 실제가 아닌 허구임을 알 수 있다.
이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코미디 이벤트 '가버려라, 2020년'.
2020년 한 해를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돌아보는 시간인데. 배우들은 각자 지정된 캐릭터를 통해 지난 한 해에 대한 썰을 푼다.
여기서 휴 그랜트가 맡은 역할은 역사학 교수 테니슨 포스다.
테니슨 포스는 역사학자이지만 현실과 소설을 혼동하는 인물로 등장해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가령 사람들이 분열돼 싸우는 동안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덮친 상황에 대해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우린 지금의 상황이 마치 백귀들이 언데드를 이끌고 전쟁 중인 웨스테로스 땅을 덮쳤을 때와 흡사하다고 봅니다."
이것은... 미드 '왕좌의 게임' 속 내용인데.
'왕좌의 게임' 내용이라고 지적하니까 한다는 소리.
"아뇨, 역사를 논하는 겁니다."
"역사학자는 그쪽이 아니라 저일 텐데요."
뿐만 아니라 미국 대통령으로 바이든이 당선된 후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 환호성을 지른 장면을 두고는 이렇게 평했다.
"그런 장면을 마지막으로 본 게 1983년이었죠."
이건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에 나오는 내용인데요...
"죄송한데 저 거기 있었거든요? 곰돌이처럼 생긴 종족과 같이 거기 있었어요. 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역사를 공부했지만 '스타워즈'와 현실을 혼돈하는 역사학 교수라니.
이밖에도 테니슨 포스 교수의 모순적인 모습은 지금 바로 넷플릭스 '가버려라, 2020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의 바람처럼 앞으로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모습의 휴 그랜트를 만나볼 수 있길.
다음엔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릴 놀라게 할지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