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가 밝힌 '13시간 눈물신 촬영설'의 진실
매 순간이 화제였다. ‘스타트업’의 한지평이 된 배우 김선호, 그가 빚어낸 많은 명장면들에 많은 이들이 함께 울고 웃었다.
때론 철저한 준비와 분석으로, 때론 순간적인 재치로 만들어진 ‘스타트업’ 한지평을 결정적 순간들. 김선호에게 그 비하인드를 직접 들어봤다. 김선호와 함께한 ‘스타트업’ 코멘터리, 지금 시작한다.
# 최고의 케미, 원덕-지평
이토록 따뜻하고 애절한 서사가 또 있을까.
아직은 어린 나이에 세상에 내던져진 지평을 거둬준 원덕(김해숙), 그리고 그 빚을 갚기 위해 무엇이든 하는 지평의 관계가 ‘스타트업’의 아주 중요한 요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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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된 지평이 드디어 원덕을 찾게됐던 아름다운 순간, 이 장면을 찍은 그날은 마치 지평의 마음처럼 화창하고 맑았단다.
이게 선생님이랑 두 번째 촬영이었어요. 날씨가 너무 좋은 거예요. 감독님이 그러시더라고요. 그림이 너무 좋다고. 선생님이 너무 젠틀하고 편하게 해주셔서 촬영하는 내내 재미있었어요.”
“명함! 거꾸로 들고 뒤집는 것! 이런 거 다 저희가 미리 맞춰보고 한 게 아니예요. 그냥 연기하면서…”
또 많은 사람들이 명장면으로 꼽는 이 장면, 원덕의 신발끈을 묶어주는 지평의 모습이다.
과거 서울로 떠나는 지평의 발에 새 운동화를 신겨주던 원덕의 모습을 떠오르게 했던 신이었다.
“이 장면은 어렸을 때 선생님이 제 신발끝을 묶어주시던 그 이후의 장면인데, 매번 감정이 울컥했던 것 같아요. 여러번 촬영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렸을 때 서사가 생각나서.”
모두가 지평을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라 말해도 원덕에게는 마냥 어린 시절의 순딩이다.
김선호가 생각하는 한지평의 매력도 바로 이 부분이다. 알고보면 누구보다 순수한 사람이라는 것.
“뒤에서 챙겨주는 게 (지평의) 제일 큰 매력이라고 생각하고, 순딩이라고 부르시잖아요? 지평이야말로 진짜 순진하고 악의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이렇게 순수하게 누군가를 위해서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순딩이 같은 매력이 이 캐릭터를 더 빛나게 하는 것 같아요.”
# 13시간 눈물 촬영, 사실은…
tvN: 유일하게 나를 순딩이라고 부르는 한 사람, 김해숙 품에서 오열하는 김선호
극 중 자주 눈물을 보이는 지평은 아니다. 그래서 지평이 눈물을 흘리던 장면은 더 애잔했다. 그가 눈물을 보이는 건 원덕 앞에서만이다.
“‘지평이가 많이 울었을까? 잘 울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전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우는 건 16부 안에서 한두 번이면 될 것 같았어요. 선생님 앞에서, 원덕 앞에서만.
그때 역시 억울하고 분노지만 잘 울지 못하는 모습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생각했어요. 남다름 씨 연기를 직전에 보고 '그 감정을 이 친구는 이렇게 표현했는데 큰 지평이 다를까? 아직 미숙할 테니까 그걸 가지고 가볼까?' 그렇게 접근을 했었어요. 눈물, 감정, 그런것보다 조금은 더... 어설픈? 그렇게 표현했던 것 같아요.”
지평의 눈물을 볼 수 있었던 이 두 장면에는 놀라운 비밀(?)이 하나 숨어있다. 바로 시간차가 있는 이 두 장면이 실은 같은 날 촬영됐다는 사실이다.
드라마 특성 상 순서대로 찍을 수 없잖아요. 이 신을 찍고 비를 맞고, 바로 저녁에 원덕이 눈이 멀어간다는 걸 찍었어요. 앞에는 한 시간 반 동안 눈물이 고여있었죠. 뒤에 또 와서 1시간 반에서 2시간 동안 눈물을 계속 흘렸어요. 그래서 총 3시간이라고 말한건데 일파만파 퍼져서 13시간이라고…(웃음).
‘사람이 13시간을 울면 문제가 있지 않나?!’ 이렇게 됐는데, 그게 아니라 3시간 정도 눈물이 고여 있거나 울었던 거예요.”
# 지평X도산 케미의 탄생
tvN: (몰입도100%) 쇼는 끝났지만 끝나지 않았다! 김선호의 아바타 된 남주혁
분명 사랑의 라이벌인데 이상하게도 케미가 좋았다. 극 초반에는 지평과 도산이 만나기만 하면 웃음이 터질 수 밖에 없었다.
곧이 곧대로, 떠오르는 대로 문자를 적는 이과생 남도산과 그런 도산때문에 답답해 하는 지평의 모습이 담긴 ‘문자 코치’ 장면처럼 말이다.
“이거 애드리브예요. ‘받아 적어요’를 갑자기 하더라고요. ‘받아 적어요를 받아 적지 말고’도 애드리브예요. 둘이 몇 번 안 만났을 때예요. 서로에 대해 알아가면서 그런 걸 하니까 너무 짜릿하고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웃음 참느라 혼났죠. ”
김선호가 최고의 애드리브로 꼽은 장면도 바로 이 ‘문자 코치’ 신이다. 당시에는 서로 아직 많은 장면을 찍은 상태도 아니었는데 애드리브가 넘쳤단다.
이 장면 외에도 두 사람이 함께 촬영 할 때면 티키타카가 굉장했다는 후문이다.
“연기가 좋다고 생각해요. 날것의 느낌에 그 인물에 완전히 몰입해서 센스가 빛을 발하는 순간들이 있거든요. 그럴 때마다 저도 감탄해요. ‘이런 걸 내가 왜 생각을 못했지?’ 너무 많이 배웠고 즐거웠습니다.”
# 왜 먼지를 떼어주지 못해
극 중 지평은 항상 그랬다. 한 걸음 뒤에서 달미를 지켜주는 키다리 아저씨. 달미의 일이라면 앞뒤 재지 않고 뛰어들었지만, 앞에서는 항상 그걸 내세우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 모습이 더 애잔하기도 했다. '지평 앓이' 하던 사람들도 아마 애가 탔을 것이다.
실제로 김선호가 지평과 같은 상황이라면? 그는 지평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을까?
보고 있으면 억울하고, '그래도 이제 지평이니까 하는데'… 왜애! 머리카락에 먼지 좀 떼주지!
만약 제가 지평이라면 솔직하게 얘기할 것 같아요. 그런데 지평이가 만약에 솔직하게 얘기했으면 지평이가 도산이 자리에 있을까? 그건 또 아닌 것 같아요. 인연이었겠죠 도산이랑 달미랑.”
처음에는 빚을 갚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러다가 달미가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늦게 깨달았다. 달미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됐다는 걸.
tvN: "좋아합니다" 비빔국수 앞에서 훅 들어온 김선호의 솔직 고백 ((심쿵♡))
자신과 도산의 거짓말이 달미에겐 상처가 된다는 걸 알기에 지평은 항상 조심스러웠고, 한 걸음 물러나 있어야 했다.
사람 많은 식당에서 국수를 두고 마주 앉아 자신의 마음을 담담하게 고백했던 이 장면도 그래서 한지평 다웠다. 지평의 어른스러운 면모를 엿볼 수 있었던 신이었다.
정말 노력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달미에게 부담이 되지 않아야 하니까. 편지의 주인이 누구였는지 알았을 때 혹시나 상처를 받으면 안되잖아요.
이렇게 고백하는 게 너무 진심으로, 감정을 담아서 하면 부담이 되고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최대한 담백하고 부담되지 않게 내가 왜 그랬는지를 얘기하고 싶어서 하면서도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 김선호가 한지평에게
‘스타트업’의 명장면들을 통해 한지평을 다시 한 번 회상해본 김선호에게 마지막으로 부탁했다. 김선호가 한지평에게 한 마디 해준다면?
지평아, 널 만날 수 있어서 고마웠고 감사했어. 그런데 이제는 조금 표현하면서 살아. 그렇게 살면 너무 힘들단다.
너 다운 게 좋은 거니까 지금처럼 순딩한 모습으로 계속 한결같이, ‘스타트업’ 세계에서 잘 지내길 바라.
고마웠어. 만날 수 있어서 영광이야. 안녕!”
[Netflix] 전지적 선호 시점, 김선호가 말하는 스타트업 | 비하인드 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