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말고 어른

조회수 2021. 4. 6.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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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어른이 됩시다

[N's pick]

나이가 많다는 걸 내세워 자기의 생각이 옳다고만 주장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을 우리는 흔히 '꼰대'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을 볼때면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절로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 어른들이 고집불통인 건 아니다. 삶의 지혜를 깨달아가는 훌륭한 어른들에겐 배울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작품 속에서 만나볼 수 있는 훌륭한 어른들, 과연 누가 있을까.

# 인턴 - 벤

출처: '인턴'
줄거리
젊은 CEO 줄스(앤 해서웨이)와 70대 인턴 벤(로버트 드니로)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아마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의 표본을 꼽으라면 다들 영화 '인턴' 속 벤을 꼽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훌륭한 어른의 표본으로 등장하는 벤. 무료한 은퇴 생활을 보내던 중 노인 인턴을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줄스의 회사에 지원한다.


이후 오랜 삶의 경험과 지혜로 줄스와 회사에 큰 힘이 되어 준다.

출처: '인턴'

이를테면 풍부한 인생 경험으로 직원들의 연애 상담을 해주는가 하면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고 미뤄둔 청소를 아침 일찍 출근해 직접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나이를 앞세워 젊은 사람들에게 궂은일을 미루는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출처: '인턴'

특히나 자신이 노력해 일궈 온 회사를 다른 CEO에게 맡겨야 하는 현실과 일과 가정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줄스에게 의지가 되어주는 벤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배려심이 벤의 가장 큰 무기.


얼마나 편했던지 불면증에 시달리던 줄스가 벤이 운전하는 차 안에선 코를 골며 자기까지 한다. (ㅎㅎ)

출처: '인턴'

그리고 유리 천장을 깨고 회사를 키워 나가는 줄스에게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기도 하다.


자신의 경험이 어떻든, 자신의 나이가 어떻든 상대방을 존경할 줄 아는 모습 역시 훌륭한 어른의 표본이 아닐까.

# 나빌레라 - 덕출

출처: '나빌레라'
줄거리
나이 일흔에 발레를 시작한 덕출(박인환)과 스물셋 꿈 앞에서 방황하는 발레리노 채록(송강)의 성장을 그린 사제 듀오 청춘 기록 드라마.

벤이 70세에 인턴 생활을 시작했다면 덕출 할아버지는 70세에 발레를 시작했다.


가족들이 뜯어말려도 죽기 전 꼭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꿈을 향해 도전하는 덕출.


그 자체만으로 덕출에겐 참 배울 점이 많다.

출처: '나빌레라'
게다가 본인이 꿈의 소중함, 간절함을 알기 때문일까. 꿈을 위해 의사 일을 그만둔 막내아들을 응원하고 나섰다. 

주변에선 "의사를 때려치우다니 정신 나갔다" 욕하지만 덕출만큼은 막내아들의 편. 

병원 이야기가 지겨워서 엄마 전화를 못 받겠다는 막내아들의 말에, 
너도 지겹게 얘기해. 지금이 좋다고. 계속하면 네 엄마도 그만 하겠지."
출처: '나빌레라'

게다가 아들이 아닌 며느리를 더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덕출이기도 하다.


그것도 자신의 꿈을 위해 일을 시작하려 하는 며느리에 대한 응원으로 말이다.


아내가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 면접을 봤다며 불평불만하는 아들을 향해 "애란이 직장이기도 했지"라고 편을 들어주는 덕출이다. 

출처: '나빌레라'

과거 울고 있는 딸아이를 내버려 둔 채 베란다에서 홀로 울고 있던 며느리의 모습을 들려주며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이제야 바깥세상으로 나온 애야. 너 혼자 다 끌고 가려고 하지 말고, 손에 쥐려고도 하지 말고 놔. 그냥 네 몫만 해."

# 스위트홈 - 안길섭

출처: '스위트홈'
줄거리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송강)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의 길섭(김갑수) 역시 괴물이 창궐한 세상 속 그린홈 아파트 주민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준다.


그가 배울 점이 참 많은 사람이라는 건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서 알 수 있다.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길섭에게 죽고 싶은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며 허세라고 이야기하는 현수.


그런 현수에게 길섭은 이런 충고를 하나 한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과 죽고 싶어 하는 건 엄연히 달라. 나는 누구보다 아주 오래 살 생각이다."
출처: '스위트홈'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죽음 앞에서 당당해지는 것. 그런 사람은 '스위트홈' 같은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여유를 갖게끔 만든다.


그런 여유가 생기면 남을 돌아볼 여력도 생기고, 남을 위해 희생하는 마음도 생기는 법이다.


길섭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출처: '스위트홈'

언제 괴물이 될지 몰라 사람들이 피하는 현수와 청부 살인업자 상욱(이진욱)을 보듬어주기도 하고, "밥 잘 먹어서 내가 이렇게 오래 살았다"며 두 사람이 꼭 살아주길 바라는 응원을 보내기도 하고.


특히나 위험한 순간에 현수를 밀어내며 "살아"라고 이야기하는 길섭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다.

출처: '스위트홈'

# 도시인처럼 - 프랜 리보위츠

줄거리
수필가이자 비평가인 프랜 리보위츠가 소개하는 뉴욕에 대한 모든 것. 리보위츠의 생각을 바탕으로 만든 일종의 '뉴욕 안내서'다.
출처: '도시인처럼'

벤과 덕출, 그리고 길섭이 모두 작품 속 캐릭터였다면 마지막 주인공은 실존하는 인물이다.


수필가이자 비평가이며 직설 화법으로도 유명한 프랜 리보위츠가 그 주인공.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연출한 이 다큐멘터리 시리즈에서 프랜 리보위츠는 뉴욕 생활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가한다.

출처: '도시인처럼'
뉴욕에 있는 수백만 사람 중 앞을 똑바로 보고 가는 사람은 저뿐이거든요."
(핸드폰 보며 걷는 1인 뜨끔)

신랄한 비판 때문에 프랜 리보위츠를 '자기 할 말만 하는 꼰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프랜의 말을 들어보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꼰대'와는 다른 걸 금방 알아차릴 텐데.


가령 잘난 척하는 것에 대해 물으면,

출처: '도시인처럼'
제가 하는 잘난 척은 이런 호구조사가 아닙니다. '아버지 뭐 하시니? 학교는 어디 나왔니?' 제 잘난 척은 제 의견에 동의하는지가 중요해요.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그 잘난 척과는 결이 다른 대답을 한다.


본인이 갖고 있는 확고한 신념과 거기서 비롯된 당당함, 그것이 프랜 리보위츠의 소위 말하는 '잘난 척'이다.


게다가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에 있어서도 열려 있다.

출처: '도시인처럼'

한 번은 4살 정도 된 꼬마 아이가 엄마와 함께 길을 가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고 한다.


그 꼬마 아이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 있었고 아이는 계속해서 핸드폰을 보며 길을 찾고 있는 듯했단다.


아마 보통의 어른들이라면 "어린애가 벌써부터 핸드폰을 손에 끼고 다닌다"라고 나무랄수도 있을 상황. 그는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랐다. 

평생을 그렇게 살았으니 그럴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제가 어렸을 때 저희 아버지는 '나 때는 TV 없었다'라셨어요. 제겐 전혀 흥미 없는 얘기였죠. '아버지는 그랬겠죠. 우리는 있어요' 이렇게 간단한 일이에요."
출처: '도시인처럼'

이처럼 배울 점 많은 프랜 리보위츠까지. 다양한 작품 속에서 만날 수 있는 훌륭한 어른들이 이 세상에도 많아지길.


일단 자기 자신부터 훌륭한 어른이 되고 있는지 됐는지 돌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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