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전 상큼 터지던 심은하.jpg
10년 전 내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조금 촌스러워도 그때의 싱그러움이 묻어난다. 아름다움과는 다른 문제다.
10대에는 풋풋함이 있고, 40대에는 중후함과 우아함이 있듯 그 시절이 주는 분위기가 있다는 얘기다.
22년 전, 가장 싱그럽게 빛났던 배우가 있다. 제목만 들어도 설레는 그 영화 속, 이름만 들어도 탄성이 나오는 그 배우, 심은하다.
지금도 회자되는 아름다운 로맨스 ‘8월의 크리스마스’ 속 심은하는 이런 모습이었다.
싸움 붙는 동네 꼬마들을 말리는 정원(한석규)를 본 다림(심은하).
세상에, 그 넓은 군산에서 초원사진관만 광이 다른 느낌적인 느낌.
사진관에서는 이렇게 밝게 웃는 다림, 일할 때는 미간이 분주하다.
****, 차 빼세요!
매번 싫은 소리 해야하는 것이 직업인 다림. 본의 아니게 사람들에게 미움(?)받는 삶이다.
뭐해요?
세상에…에디터N 완전 녹아버린 이 장면.
입모양으로 ‘뭐해요?’라고 묻는 사랑스러운 다림.
뭐.하.냐.구.요
안들린다며 되묻는 정원에게 한 자 한 자 힘주어 다시 말하는 다림.
이를 보며 활짝 웃는 정원의 반응까지 완벽했다.
꼭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일상적인 말들로도 전해지는 것들이 있다.
한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두 사람.
처음에는 이렇게 멀찍이, 어깨가 다 젖도록 걸었는데…
어느 새 이렇게 어깨를 감싸는 정원.
순간 긴장한 듯 보이는 다림의 모습이 당돌하던 평소와 달라 더욱 눈에 띄었다.
다들 이랬을 때 있잖나. 처음으로 손 잡은 순간, 우연히 어딘가가 맞닿은 순간.
없어요. 다 시시해.
좋아하는 사람 없냐는 정원의 물음에 다림은 이렇게 답한다.
없긴…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다면 이미 답은 나왔다. 평소와 달리 화장을 하고 사진관에 온 다림.
예쁘다는 칭찬에 웃음을 참아보지만, 어쩔 수 없이 새어나오는 웃음.
다들 알지? 이 기분.
사진관에 걸린 자신의 사진을 보며 얼굴에 웃음이 번지는 다림.
그 미소에 어떤 마음이 담겨 있는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 시절 심은하의 싱그러움이 한껏 묻어나는 명작, ‘8월의 크리스마스’.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