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신을 창조한 사람
조회수 2020. 4. 8. 12:00 수정
거짓말로 천국을 창조하게 생겼는데요..
[에디터N의 비밀상담소]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만 거짓말을 할 수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내가 하는 거짓말을 모두 진실로 믿는다면?
마냥 행복할 것 같은 이 상황에 놓인 이 남자, 생각처럼 상황이 아름답게만 흘러간 것은 아니라는데...
에디터N의 비밀상담소, 이번 사연은 거짓말을 발명해버린(?) 마크 벨리슨의 사연이다.
제 이름은 마크 벨리슨이고, 마흔살입니다. 극작가인데 직장은 잘렸고, 가진 재산도 딱히 없어요.
저라고 제가 마흔살에 이렇게 살고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뭐, 당신 인생도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는 걸 알고 있어요.
당신이 살고 있는 세상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세상은 이렇습니다. 다들 속에 있는 말을 모두 내뱉지요.
거짓말은 커녕 아첨도 없어요.
이런 게 일상이고
뭐, 이런 말까지 다 하는 세상입니다.
나한테 하는 말 맞습니다. 네. 다들 이렇게 얘기해요.
저는 그냥 별 볼일 없는 아저씨인데, 지금 아주 엄청난 상황에 빠졌습니다.
엄청난 능력을 가지게 됐거든요.
그냥 어느 날 갑자기 거짓말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은행에서요.
회사에서 잘리고 월세도 못 낼 상황이었죠. 은행에 계좌에 남은 300달러를 인출하러 갔는데...
저도 모르게 800달러가 남아있다고 말해버린 겁니다.
분명 시스템 상에는 300달러 뿐인데 의심 받지 않았냐고요?
전혀요. 이 세계는 아무도 거짓말을 못한다니까요. 당연히 은행원은 제 말이 사실이라고 믿었습니다.
그게 이쪽 세상의 법칙이거든요.
거짓말을 할 수 있으니 인생이 달라졌어요. 생각해봐요. 다들 내 말을 진실로 믿는다니까요?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다행이었던 순간은 어머니의 임종을 볼 때 였습니다.
어머니는 사후세계에 대해 불안해하셨고, 전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어머니가 두려워하며 세상과 작별하게 두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제 마음대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곳으로 사후세계를 지어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어머니는 편안하게 눈을 감으셨어요.
거짓말을 할 수 있는게 이토록 다행스러웠던 적이 없었다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문제는 그 이후에 벌어졌습니다.
제가 멋대로 지어낸 사후세계 썰을 누가 들은 건지, 다들 제게 몰려와 사후세계에 대해 묻기 시작하는 겁니다.
제가 좋아하는 여자 애나는 사후세계에 대한 제 얘기 때문에 너무 행복해졌다면서 모두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라고 하는데요.
사실 이건 다 거짓말이잖아요. 사후세계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내가 어떻게 알겠어요?
사람들은 여전히 이렇게 진을 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을 실망시킬 수는 없어요.
무엇보다, 애나를 실망시키고 싶지도 않고요.
그쪽에서는 사후세계에 대해 뭐라고 설명하나요?
오늘 밤 안에 사후세계에 대한 그럴싸한 거짓말을 만들어야 합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세상 유일한 거짓말쟁이가 된 남자가 신까지 창조하게 되는 이야기, 영화 '거짓말의 발명'이다.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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