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이 낳고 한국이 기른 영화
[N's Pick]
영화 '겟 아웃'의 감독인 조던 필은 자신의 영화를 사랑해준 한국 관객들에게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겟 아웃'은 미국이 낳고 한국이 키웠다고.
영화를 사랑하는 한국에서 자국에서보다 더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들, 왜 그렇게 한국 관객들이 열광했는지 이번 주말 직접 확인해보는 건 어떨까.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는 외국이 낳고 한국이 키운 영화들을 모아왔다.
# 겟 아웃
가족 모두가 백인인 이 집에서 고용인들은 모두 흑인들이고, 자꾸만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이 미심쩍은 집의 비밀은 무엇일까. 크리스는 무사히 이 집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한국의 공포영화 마니아라면 절대 모를 수 없는 이름이 있다. 바로 영화제작사 블룸하우스.
'파라노말 액티비티'와 더불어 한국 관객들에게 블룸하우스라는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킨 작품이 바로 '겟 아웃'이다.
인기 스타 출연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국내 개봉 당시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국가 중 본국인 미국에 이어 한국이 수입 2위였을 정도로 한국 관객들에게 특히 큰 사랑을 받았다.
# 어바웃 타임
팀은 첫눈에 반한 메리(레이첼 맥 아담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고, 두 사람의 사랑은 점점 깊어진다.
모든 것이 완벽한 것 같았지만 시간을 되돌릴수록 점점 팀의 일상은 어긋나기 시작한다.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달은 팀은 상황을 바꾸기 위해 또 다시 시간을 돌린다면 소중한 것을 잃을 수도 있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영국에서 제작된 영화지만 놀랍게도 한국이 전세계 수입 1위인 영화다. 한국에서 344만 명을 동원해 로맨틱코미디, 드라마 장르임에도 선전했다.
# 어거스트 러쉬
그런 두 사람에게 운명처럼 음악에 천재적 재능이 있는 소년 에반(프레디 하이모어)이 찾아온다. 엄마와 아빠를 찾는 에반의 간절한 연주는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한국 관객들이 특히 좋아하는 소재가 있다. 시간, 그리고 음악이다.
'어거스트 러쉬'도 '비긴 어게인' 등 음악 영화들처럼 한국에서 특히 큰 사랑을 받았다. 북미를 제외한 개봉국 중 한국에서 가장 큰 수입을 올렸다. 해외 수입 중 거의 절반을 한국에서 거뒀을 정도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어거스트 러쉬'의 가장 큰 매력이다. 에반의 감정을 담은 선율과 뉴욕의 가을이 어우러져 동화같은 느낌을 준다.
예상 가능하고 익숙한 전개일지언정 어느 새 뭉클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음악에 귀를 기울이면 어느 새 마음이 열릴 것이다.
#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죽음 문턱까지 가는 혹독한 훈련을 거쳐 최종 멤버 발탁을 눈 앞에 둔 상황에서 에그시는 최고의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을 막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한국에서 무려 612만 명이 관람한 흥행작이다. 개봉 이후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명대사와 더불어 킹스맨 스타일의 인테리어와 수트가 유행하기도 했다.
본국인 영국보다 한국에서 오히려 더 높은 수입을 올렸다. 북미와 중국에 이어 한국이 전 세계 개봉국 중 수입 3위를 기록했다(2위였으나 추후 개봉한 중국이 한국 기록을 넘었다).
속도감 있고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위트, 영국의 클래식한 문화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스파이 무비를 만들어 냈다고 호평을 받았다.
영국 배경의 스파이무비하면 '007' 시리즈만을 떠올렸던 영화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작품이다.
# 월드워 Z
엄청난 속도로 바이러스가 퍼져가는 상황에서 제리는 이 좀비 바이러스의 비밀을 풀 수 있을까.
역시나(?) 미국을 제외한 해외 개봉국 중 한국에서 가장 높은 수입을 거둔 작품이다. 한국에서 총 524만 명이 관람했고, 3148만 6070달러 (한화 약 355억 원)를 벌어들였다.
우스갯소리로 '빠른 좀비'가 한국인 취향을 저격했다는 평도 있었다. 좀비들이 엄청난 속도로 길에서 쏟아져 내달리는 장면, 도시를 막아놓은 높은 벽을 서로를 '산처럼' 쌓아 넘는 장면 등이 압권이었다.
한 지역이 아닌 전 세계의 위기를 영화에 담아내다보니 좀비 창궐에 대응하는 각 나라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점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