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충돌 막으려고 로켓을 쐈더니 엉뚱한 일이 벌어졌다
[왜 떴을까?]
'사랑'과 '괴물'이 나란히 붙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일까. 이게 무슨 조합인가 싶은 제목의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발견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러브 앤 몬스터스'다.
거대한 괴물이 들끓는 세상, 벙커에서 7년을 보낸 한 남자의 처절한(?) 첫사랑 찾기 대장정을 담은 '러브 앤 몬스터스', 시청 순위 상위를 지키고 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더라. '러브 앤 몬스터', 이 영화 왜 떴을까?
세상은 망했지만 우리는 밝아
배경은 이렇다.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왔고 인류는 최선의 방법으로 로켓을 쏴 소행성을 파괴시켰다.
문제는 지구로 다시 날아온 엄청난 화학 물질들이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을 괴물로 만들었다는 것. 그렇게 생존자들은 7년 동안 곳곳에 있는 은신처에 숨어서 삶을 이어가고 있다.
누가 봐도 암울한 상황이지만 이 기가 막힌 상황을 우리의 주인공 조엘(딜런 오브라이언)은 해맑게(?) 설명한다.
조엘과 함께 생활하는 벙커의 동료들도 나름의 삶을 이어간다. 많은 이들을 잃었지만, 이들에겐 여전히 소소한 삶의 즐거움이 있다. 그 안에서 사랑도 하고, 아이도 태어나고, 서로 한 가족이 되어 우정을 나눈다.
보통의 디스토피아 무비들과 달리 '러브 앤 몬스터스'는 조금 더 가볍고 유쾌하다. 감히 '사랑스러운 디스토피아 무비'라고 설명하고 싶다.
자기객관화가 잘 된 최약체 주인공
우리의 주인공 조엘은 중요한 순간이면 몸이 얼어붙는다. 괴물을 죽이기 딱 좋은 타이밍만 되면 그대로 굳어버리는 탓에 벙커 안에서 그의 포지션은 '요리'와 '무전'이다.
벙커 동료들은 그가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고 말하지만 조엘은 안다. 이 위험천만한 세상에서 자신은 생존에 꼭 필요한 인력이 아니다. 심지어 종종 '짐이 되는' 사람이기도 하다.
대체로 유쾌하게, 순간은 찡하게
벙커 최약체인 그를 바깥 세상으로 불러낸 것은 바로 사랑이다. 무전을 통해 7년 전 여자친구였던 에이미(제시카 헤닉)가 살아있다는 걸 확인한 조엘은 에이미가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벙커 밖으로 나선다.
벙커 동료들은 전투에 취약한 그가 밖으로 나간다는 걸 한 마음으로 걱정한다. 에잇, 따뜻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전체적으로는 유쾌한 무드가 흐르지만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고요하게 스미는 감동이 있다. 때론 강아지가, 때론 사람이, 심지어 로봇이 마음을 찡하게 만든다.
웅장한 음악이 흐르고 생사를 오가는 극적인 순간이 아니다. 담담하게 나누는 대화에서, 작은 것을 주고 받는 모습에서 쓸쓸함이, 절망이, 희망이, 사랑이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유쾌한 무드가 흐르지만, 절망적인 상황에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인간이 떠난 자연은 아름다워
이런 아름다운 밤.
괴물 비주얼도 주목할 만하다. 개구리, 달팽이, 갑각류 등 작고 귀여웠던(?) 생물들에 상상력을 불어넣어 거대한 존재를 창조해냈다.
조엘이 대낮에 마주하는 다양한 거대 생물들, 크리처물 마니아들이라면 감상하는 맛이 있을 것이다. 참고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시각효과상 후보에 올랐다.
Netflix Korea: [넷플릭스] 러브 앤 몬스터스 - 딜런 오브라이언 주연 | 공식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