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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 전화하려고 소주 3병 먹었다는 남자

조회수 2020. 4. 9. 07: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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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와 인생이 바뀌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무언가를 깨닫는 데는 늘 큰 비용이 든다. 무려 암에 걸리고서야 그걸 알았냐고. 그러게 말이다.”

출처: 허지웅 SNS 갈무리
작가이자 방송인 허지웅이 쓴 글의 일부입니다.

그는 2018년 12월 자신의 SNS를 통해 '미만성거대 B세포 림프종 (악성 림프종)'이라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혈액암의 일종이었죠.
출처: MBC ‘라디오스타’
청천벽력 암 선고
암 선고를 받고 병원을 나왔을 때 허지웅은 "다리에 힘이 풀리더라, 절반은 안 믿었다"며 "집이랑 차는 엄마, 현금은 동생 줘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또한 그는 “화가 나더라. 건강검진을 큰 병원에서 매년 받았었는데"라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출처: tvN 현장 토크쇼 'TAXI'
힘들었던 어린 시절
과거 허지웅은 윤택하지 못한 삶을 살았습니다. 19살 이후부터 혼자 살았던 그는 하루에 아르바이트를 3개씩 해서 학비와 등록금, 생활비, 집세를 마련했죠.

그러다 너무 힘들었는지 떨어져 사시는 아버지께 도와달라고 전화를 하게 되죠. 그의 아버지는 대학교수였는데 학교에서 자녀 학자금이 나온다는 것을 알았거든요.
출처: tvN 현장 토크쇼 'TAXI'
평소에 왕래가 없었지만 허지웅은 학자금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이번 학비를 대주시면 평생 모시고 살겠다는 말까지 하죠.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거절합니다.
출처: KBS '해피 투게더 4'
소주를 세 병이나 먹고 용기를 냈지만 소용없었죠. 그때 허지웅은 이렇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나는 혼자다. 도와줄 사람이 없다. 나는 부모도 없고 친척도 없고 선배도 없다. 혼자서 해내지 못하면 그냥 끝이다. 두 번째 기회 같은 건 없다”
출처: JTBC ‘아는 형님’
살기 위한 투쟁
그에게 삶은 전쟁터였습니다. 이름 모를 학부 선배가 고기를 산다는 소문이 돌면 찾아가 미친 듯이 먹고 “쟤 누구냐”라는 말이 들려오기 전에 자리를 떴다고 합니다. 또한 고시원 옆방 아저씨가 짜장면 그릇을 내놓으면 밥을 말아 비벼 먹기도 했다네요.
출처: 허지웅 SNS 갈무리
까다로운 성격
그런 환경을 겪은 탓인지 허지웅의 과거 모습은 냉소적이고 공격적이며 날카로웠죠. 영화평론가이기도 한 그는 과거 ‘필름 2.0’기자와 ‘GQ’ 에티터, 영화지 ‘프리미어’ 등을 거쳐 프리랜서로 전향한 이후에도 까칠하고 직설적인 표현으로 글을 써서 누리꾼과 종종 설전을 벌이곤 했습니다.
출처: tvN 현장 토크쇼 'TAXI'
결혼 1년 만에 파경
허지웅은 2011년 결혼 1년 만에 이혼했죠. 자기 스타일이 너무 강한 것이 트러블의 원인이었습니다. 이혼 후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살이 54㎏까지 빠졌다고 합니다. 원래 좀 마른 체형이지만 정말 뼈만 남았던 모양이네요.
출처: JTBC '마녀사냥'
방송 출연으로 주목
허지웅은 2013~15년 방송했던 JTBC ‘마녀사냥’에 출연하며 대중의 인지도가 올라갔습니다. 날카로운 눈매와 깡마른 몸매, 지적인 화술 등으로 여성들에게 은근히 인기를 끌었죠. 한번은 방송에 출연한 한고은이 "사실 허지웅 씨 실물을 정말 보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MBC ‘라디오스타’
항암 치료
활발히 활동하던 허지웅은 2018년 12월 악성 림프종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시작했습니다.

항암치료를 위해 혈액종양내과 병동 무균실에 입원했는데 하루의 절반을 주사를 맞고 있어야 했죠.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시퍼렇게 된 양쪽 팔에 더 이상 주사를 맞을 혈관을 찾을 수 없어서 발목과 사타구니를 헤집기 시작했을 때 나는 처음으로 ‘이렇게 살아서 뭐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JTBC ‘아는 형님’
고통스러운 치료 끝에 허지웅은 지난해 8월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재발도 없었죠. 방송에서 허지웅은 “지금 제일 건강하다. 건강 수치가 더 좋다”며 자신의 몸 상태를 언급했습니다.
출처: MBC ‘라디오스타’
완치, 그리고 달라지다
혈액암 완치 후 허지웅은 이전과 상당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까칠하고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직설적인 모습으로 유명했던 그가 투병 이후 한결 편안해진 분위기로 바뀐 것이죠.
출처: 허지웅 SNS 갈무리
힘든 사람을 위한 조언
동병상련이란 말처럼 투병을 마친 허지웅은 자신의 경험과 깨달음을 토대로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건네며 위로했습니다. SNS로 날아온 가슴 아픈 사연들에 정성을 담아 메시지를 보낸 것이죠.

그는 “투병을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많은 메시지를 받았다. 몸이 아픈 사람이 절반, 마음이 아픈 사람이 절반이었다. 처음에는 답장을 보내는 게 어렵지 않았다. 주말을 이용해 아침 아홉 시부터 밤 열한 시까지 꼬박 답장을 보낸 날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SBS '매직아이'
결혼 생각
‘마녀사냥’ 초기에 허지웅은 “성욕이 없다”고 밝혀 화제가 됐습니다. 이혼의 아픔 때문인지 "결혼은 한 번으로 족하다. 다시는 결혼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죠.
출처: MBC ‘라디오스타’
그러나 완치 후 허지웅은 달라졌죠.

예전에는 혼자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합니다. 힘든 투병 중에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아픈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고 하죠. 하지만 투병하며 “남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건 용기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조건”이라며 '도움받는 용기'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그는 방송을 통해 "결혼도 하고 싶다. 병원에 있을 때 결혼하고 2세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해 이전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출처: 허지웅 SNS 갈무리
여전한 날카로움
부드러워졌지만 무뎌지진 않았죠. 옳지 못한 것을 지적하는 것은 여전합니다. 허지웅은 3월 24일 자신의 SNS에 "최근 성 착취 텔레그램 사건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고민이 많습니다. 괴롭고요. 이건 단지 성교육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인성교육의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완전한 대실패"라고 썼습니다.
출처: JTBC ‘아는 형님’
장학재단의 꿈
미래에 ‘장학재단’ 설립이라는 원대한 꿈도 갖고 있죠. 허지웅은 "20대를 아무것도 없이 버티고 살아왔기 때문에 나랑 비슷한 상황의 20대들에게 해주고 싶은 게 너무 많다"며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그는 "책값이 늘 부족했다. 수업을 위해서 사는 책들 말고 자기가 정말 읽고 싶은 책을 사는 데 필요한 돈을 지원해 주고 싶어서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모였다"며 준비 중인 장학재단의 취지를 밝혔습니다.
출처: SBS 러브FM
라디오 DJ
허지웅은 첫 라디오 DJ로도 활약하게 됐습니다. 3월 30일부터 SBS 러브FM 라디오 '허지웅쇼'의 진행도 맡게 된 것이죠. 방송을 통해 허지웅 특유의 시선으로 세상을 향한 궁금증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출처: 허지웅 SNS 갈무리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던 허지웅. 새 삶을 찾은 뒤 사람이 많이 바뀌었다는 평을 듣고 있네요. 독하고 뭔가 날카로웠던 과거와 달리 둥글둥글한 모습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앞으로도 허지웅의 긍정적인 변화가 많은 이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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