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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vs 김성태, '공정한 언론'들의 단식보도를 비교해보자

조회수 2018. 5. 11. 10: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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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여기 두 명의 정치인이 있습니다. 각기 다른 이유로 한 명은 과거에 단식을 했고, 또 한 명은 현재 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비록 정당은 다르지만, 언론은 앞다퉈 그들의 단식을 보도했습니다.


공정 보도를 내세우는 언론들이 이 두 정치인의 단식을 어떻게 보도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당시 새정치연합 의원)


단식 이유: 세월호 유가족 유민 아빠 김영오씨의 단식을 막기 위한 단식


단식 기간: 2014년 8월 19일~ 8월 28일 (10일)


장소: 광화문 광장

▲2014년 당시 문재인 의원의 단식 관련 언론 보도 기사 제목

2014년 8월 19일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씨가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7일째 단식 농성 중인 광화문 광장을 방문하고 위로했습니다.

문재인 의원은 유민 아빠에게 “건강이 걱정된다. 내가 단식할테니, 이제 단식을 그만 두시라”고 권유했습니다. 그러나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단식을 계속하겠다”고 하자 동조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당시 언론은 문재인 의원의 동조 단식에 대해 갈등을 키우고, 강경 투쟁을 일삼고, 정치적 입지를 내세우는 정치적 행보라며 혹독한 비난을 했습니다.


“밥 굶는 것 좋아하지 않는다”던 문재인 단식 언제까지? (뉴스1)


<뉴스1>은 문재인 의원의 동조 단식에 대해 그가 “(어린시절) 배고픈 시절을 겪어서 밥 굶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인용해 ‘”밥 굶는 것 좋아하지 않는다”던 문재인’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기사를 보면 ‘2003년 청와대 민석수석 당시 천성산 터널을 반대하며 단식하던 지율스님을 찾아가 단식 중단을 요구한 행보와 크게 달라졌다’는 내용과 ‘어려운 상황에서 당을 이끌면서 여당과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을 이끌어낸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겸 원내대표 행보에 사실상 비토를 놓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문재인 단식 나흘째…’갈등 조장’ 목소리 커져 (MBN)


<MBN>은 문재인 의원의 단식에 대해 “여야가 진통을 겪는 동안에는 보이지 않다가 정작 특별법 합의 당일부터 단식에 들어갔다”는 새누리당의 주장과 “문 의원이 단식보다는 당 지도부와 함께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새정치연합의 내부 주장을 담아 보도했습니다.


[어경선 칼럼]단식과 정치인, ‘딱한 문재인’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어경선 칼럼은 ‘문재인 의원의 단식을 두고 말이 많다’라며 ‘동조 단식을 내세우지만 속내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 위해 여야 협상을 무산시켜 갈등을 키우고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강경 투쟁을 부추긴다는 비난도 나온다’라고 말합니다.


칼럼은 ‘유력 대선후보로 꼽히는 문 의원이 과연 ‘단식’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는지, 참 딱하다.’라는 말로 끝이 납니다.


단식 중인 문재인, ‘물난리’ 지역구는 외면 (TV조선)


<TV조선>은 문재인 의원이 영화 변호인은 관람하면서도 새정치연합 의원 총회에도 불참하고 폭우가 쏟아진 지역구도 가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언제는 단식하면 안 된다고 XX하더니만, 지금은 뭐 제가 단식하고 XX졌어!”라는 시민 인터뷰와 “정략적 단식을 중단하고 지역민 곁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부산지역 대학생들의 선언문 모습을 보도했습니다.

출처: ⓒ 사진공동취재단
▲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가 46일째 단식 중단을 선언한 2014년 8월 2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 동부병원 병실에서 김영오 씨가 병문안을 온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의원은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46일 만에 단식을 중단하자 10일 동안의 단식을 끝냈습니다.


2014년 언론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의원의 단식은 그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무능하고 비겁한 단식이었습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단식 이유: 드루킹 특검 요구


단식 기간: 2017년 5월 3일~


장소: 국회의사당 본관 계단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단식 관련 언론 보도 기사 제목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5월 3일부터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국회의사당 본관 계단 앞에서 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김성태 원내대표의 단식에 대한 언론 보도는 대부분 ‘건강이 위험하다’라며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는데 급급합니다.


‘단식 7일째’ 김성태, 건강 적신호…구토에 ‘심장 위험’ 경고도 (MBN)


<MBN>은 ‘김 원내대표는 60세로 평소 고혈압이 있어 약을 복용하며 관리를 받아왔다’라며 노령(?)의 김 대표를 걱정합니다.


김성태 대표는 58년생, 문재인 대통령은 53년생입니다. 5살 많은 문재인 의원이 단식할 때는 건강에 대한 염려가 별로 없었던 <MBN>이었는데 말이죠.


단식 7일째 김성태 ‘건강악화’…국회 정상화 ‘깜깜’ (데일리안)


<데일리안>은 김성태 원내대표가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됐지만, 민주당이 회피하고 있어 국회 정상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야당은 김성태 원내대표의 단식 이전에도 개헌-지방선거 동시 투표나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를 거부하고 있었습니다.


‘단식 1주일’ 김성태, 병원行 거부…”끝까지 간다” (TV조선)


<TV조선>은 김성태 원내대표의 단식을 보도하면서 김 대표 본인, 김성태 폭행 남성,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의 발언만 모아 보도합니다.


자유한국당에 유리한 발언과 인터뷰만 보도하는 행태는 시청자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최악에는 심장쇼크까지”…단식 일주일 김성태 건강 ‘적신호’ (뉴스1)


<뉴스1>은 김성태 원내대표실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인용해 ‘최악에는 심장쇼크까지’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특검이 관철될 때까지 쓰러지러라도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원내대표님의 건강을 위해 많은 기도와 응원을 부탁드린다”는 김성태 원내대표실의 주장을 보도한 <뉴스1> 기사를 보면 마치 자유한국당의 대변지 같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정치인의 단식은 하나의 정치적 투쟁 방식이기에 단식 그 자체로 비교 대상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언론은 정치인의 단식을 공정하게 보도할 책임이 있습니다.


공정하게 보도하는 것은 분량이 똑같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정치인의 단식을 통해 국민이 얻는 이익이 무엇이며, 다수의 언론사와 기자가 모두 달라붙어 취재를 해야 할 가치가 있는지를 알려줘야 합니다.


단순히 밥을 먹지 않는다고 단식이 아닙니다. 정치인의 단식이 향하는 목표를 제대로 보도할 때, 언론으로서, 기자로서의 가치가 증명될 것입니다.

* 외부 필진 아이엠피터 님의 기고 글입니다.

대한항공 개노답 삼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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