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에서 발생한 성폭력과 2차가해

조회수 2018. 3. 4. 13: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조직위 팀장이 팀원들을 성희롱하고 추행했다.


사람이 있는 곳엔 반드시 성폭력이 발생하는 걸까. 문화계 미투가 폭발적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평창 동계올림픽 운영조직 내에서도 성폭력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3일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평창 동계올림픽의 운영요원으로 근무한 여성 A 씨(30)가 올림픽 준비 및 진행 기간 동안 운영위 팀장 B 씨(48, 남)에게 지속적인 성폭력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같은 팀의 C 씨(43, 여)도 피해자 진술에 참여했다.

출처: ⓒSBS


신고 내용에 따르면 B 씨는 A 씨를 포함한 여성요원들의 신체를 여러 번 동의 없이 만졌다. 방에서 함께 자자고 권하는 등 성희롱 발언을 하기도 했다. A 씨는 “B 씨가 평소 볼과 손을 서슴없이 만지고, 카톡으로 ‘너는 올림픽 기간까지 내거’라는 메시지까지 보냈다”고 주장했다. 



C 씨 또한 “올림픽 기간 중 B 씨가 여성요원들의 상의를 들추면서 가슴 안쪽을 만지려 하고, 넥워머를 선물한다는 핑계로 여성요원들의 목 안쪽으로 손을 넣어 만졌다”고 진술했다.

특히 B 씨의 성희롱 발언엔 조직위원회의 부적절한 처사도 배경이 된 것으로 드러나 더욱 논란이 예상된다.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대회 준비 기간 중 예산 부족을 이유로 남녀 운영위원에게 혼숙을 요구했다.


이에 여성인 A 씨와 남성 팀장 B 씨, 남성 부팀장 D 씨가 함께 숙소를 이용해야 했는데, D 씨가 개인 사정으로 빠지면서 B 씨와 A 씨 둘만 남게 됐다. 이 혼숙 기간 동안 문제가 일어났다. A 씨는 “혼숙을 하는 동안 B씨가 ‘무서우면 (내방에) 들어와서 자라’고 두세 차례 권하는 등 성희롱을 했다”고 주장했다.

출처: ⓒ연합뉴스


조직위 차원의 더 심각한 문제도 있다. 여성요원들이 B 씨의 성폭력을 신고하자, 조직위가 해고하겠다며 신고인들을 압박하고 실제로 해고 처리를 감행했다는 점이다.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애초 A 씨는 지난달 25일 운영팀 내의 다른 여성요원들과 함께 정선스키장 내 ‘성 상담 고충 센터’에 B 씨의 성희롱 문제를 상담했다. 그러자 조직위는 ‘신고인들이 퇴출될 수 있다’며 압박을 가했고, 결국 A 씨와 C 씨를 제외한 3명의 여성요원들은 경찰 조사를 포기했다. 


A 씨는 “조직위에서 해당 스키종목 총괄 매니저를 맡고 있는 E씨가 ‘올림픽 기간 용평스키장에서도 성희롱 문제가 발생해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를 퇴출시킨 사례가 있다’며 사실상 해고를 위협해 경찰 조사에는 두 명만 나가 진술하게 된 것”이라 주장했다.

출처: ⓒ헤럴드경제
피해자의 주변에서 신고를 막고 사건을 축소하려는 행위는 2차 가해 행위에 해당한다.

E 씨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신고 접수를 진행한 A 씨와 C 씨는 지난달 28일 E 씨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았다.


이에 대해 총괄 매니저 E 씨는 “양측 입장이 너무 차이가 나 피해자와 가해자를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고, 패럴림픽 대회를 앞두고 불미스런 일을 일으킨 이들을 경기 요원으로 투입할 수 없다고 경기위원장, 코스위원장, 조직위원회 본부에서 결정해 해고한 것”이라 주장했다. 올림픽 준비 기간 때의 혼숙 요구와 관련해서도 “사전에 당사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해자로 지목된 B 씨는 가해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업무상의 이유로) “여러 차례 고함을 지른 적은 있지만 성희롱을 한 적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