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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번식할 줄 알았던 카페베네, 이젠 안녕..

조회수 2018. 1. 14. 14: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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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에 시달리던 카페베네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한 마디로 망했단 소리다. <지붕 뚫고 하이킥> 지훈쌤과 세경씨의 엔딩씬에 뜨던 카페베네 로고처럼 진짜 새드 엔딩이다.

새드 엔딩의 컨텐츠마다 빛바랜 카페베네 로고를 합성하던 거 참 재밌었다. 여기에 김조한의 '꾸쥬워마이걸'(You are my girl)까지 불러주면 딱 인데... 


그런데 경영난에 시달리던 카페베네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한 마디로 망했단 소리다. 진짜 새드 엔딩이다.

출처: 합성 이미지

기업회생절차란 채무초과 등 한계에 봉착한 기업이 부실자산과 악성 채무를 털어내고 건전한 기업으로 회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다. 법정절차에 따라 경영을 한 뒤 여건이 호전되면 기업을 회생시키고, 회생 가능성이 없으면 청산된다.


카페베네는 2008년 첫 등장 당시만 해도 혁신적인 브랜드였다. 당시 김선권 대표이사는 캐나다의 도넛&커피 브랜드인 '팀홀튼'이 현지에서 스타벅스를 제치는 것을 보고서, 국내 토종 카페전문점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카페베네.

출처: 연합뉴스

유럽 엔틱 스타일이 먹혔는지 카페베네는 사업 시작 5년 만에 매장이 1천 개 이상 늘어났다. 커피 외에도 와플, 빙수 등 메뉴가 다양했고 주기적으로 신메뉴가 나와 소비자들의 입맛을 딱 사로잡았다. 마케팅도 열심히 했다. 모두가 기억하는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제작 지원이 대표적. 바퀴벌레만큼 빠르게 번식하는 뜻에서 '바퀴베네'라는 별명도 붙었다. 어감은 좀 그렇지만, 어쨌든 좋은 뜻이었으니.


하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은 몰락으로 이어졌다. 2011년 9월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자료만 봐도 "카페베네의 점포 수는 국내 최다인 660여 개이지만 매출은 최소"라고 발표했다. 


게다가 가맹점 숫자가 늘어나는 방식도 이상했다. 본사가 200미터 거리에 새 가맹점을 승인했던 것. 같은 상권에 상호가 같은 점포가 생기면 매출에 타격을 보는 건 뻔한 일이지 않나. 하지만 점주들이 항의하자 "우리는 잘못한 게 없으니 법적으로 얘기하자"고 나섰다. 게다가 무차별적 점포 확장으로 커피 맛도 떨어졌다는 소비자들의 지적도 이어졌다. 국내 이미지는 점차 나빠지고 있었다. 


하지만 카페베네 몰락에서 가장 큰 원인은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법인의 부실에 있었다. 한국 시장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내팽개치고, 해외 진출만 성공하면 글로벌 기업이 된다고 믿은 걸까. 2010년 미국법인 설립 후 뉴욕 타임스퀘어 등에 직영점을 열었다. 하지만 비싼 임대료 등이 발목을 잡아 결국 망했다. 2016년 미국법인에서 발생한 순손실만 132억 원. 

출처: 카페베네
미국 뉴욕 맨해튼 유니온스퀘어점.

카페베네의 몰락은 오래 전 감지됐다. 2016년 회사의 모든 자본금까지 탈탈 털어서 다 까먹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창업주인 김선권 대표가 물러났다. 하지만 회생하지 못한 채 여기까지 왔다.


망한 카페베네 때문에 타격을 받는 건 누굴까. 창업 신화를 이룩했던 김선권 대표? 구원투수로 나선 최승우 대표? 두 분에게는 이력에 스크래치 한 줄 정도 아니겠나. 가장 괴로운 건 가맹점주들이다. 카페베네를 믿고 지금까지 열심히 커피 내린 사장님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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