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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러리·2017.04.21. 작성

안녕하신가영 “좋은 뮤지션보다 그냥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첫 번째 산문집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펴내
“안녕하신가영 보다 백가영에 가까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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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형 뮤지션’ 안녕하신가영이 첫 번째 산문집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을 출간했다. 프로젝트 앨범 『단편집-그리움에 가까운』과 함께 발표한 이번 책에는 지난 1년 동안 그녀가 내딛었던 계절의 사이, 그 순간에 머물렀던 진솔한 감정들이 담겼다. “안녕하신가영보다는 백가영에 가까운 책”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뮤지션 안녕하신가영으로 느끼고 고민하는 것들과 함께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 백가영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좋아서 하는 밴드’의 베이시스트로 활동했던 안녕하신가영은 2013년 싱글 <우리 너무 오래 아꼈던 그 말>을 발표하며 솔로로 데뷔했다. 편안한 멜로디와 감미로운 목소리로 평범한 일상, 남다른 감성을 들려주며 단숨에 주목을 받았고, 2015년 정규 1집 앨범 <순간의 순간>을 발표했다. 최근 선보인 <단편집-그리움에 가까운>에는 지난 해에 새롭게 발표한 다섯 곡의 노래가 수록됐다. 「겨울에서 봄」, 「인공위성」, 「우울한 날들에 최선을 다해줘」, 「어디에 있을까」, 「그리움에 가까운」 등 계절의 분위기와 온도를 담고 있는 노래들이다. 

관련 책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저자
안녕하신가영
발행일
2017.03.17
출판사
빌리버튼
가격
정가 13,800원보러가기
첫 번째 책입니다.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느낌이 어땠나요?

부끄러웠어요(웃음). 실물로 접하게 되니까 조금 당황스러운 거예요. 책이 발표되기 전에 보면서 ‘이걸 시중에 내놓아도 될까’라는 생각도 했는데, 그제야 실감을 한 것 같아요. 그동안은 그냥 재밌게만 작업하면서 별다른 생각을 못했는데 현실이 되니까 조금 당황스럽더라고요. ‘진짜 내가 읽는 책이랑 똑같네’ 이런 생각이 들면서, 제가 해보지 않은 분야에 도전한 거니까 당황스러운 마음에 친구들한테 많이 물어봤어요. ‘진짜 책을 내도 될까?’ 하고요. 그런데 이미 (되돌리기엔) 늦었다고 그러더라고요(웃음).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은 앨범 <순간의 순간>에 실린 노래의 제목이기도 해요.

곡은 사실 다 소중하거든요. 그런데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이 처음 발표됐을 때는 사실 큰 반응이 없었어요. 그런데 너무 신기하게도 점점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더니 가장 사랑 받게 된 노래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개인적으로 너무 감사한 노래죠. ‘정말 사람들이 생각하는 게 비슷하구나’라는 것도 느끼게 해준 곡이고요. 또 밤마다 이 노래를 들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다는 생각에 많이 뿌듯하죠. 

「우울한 날들에 최선을 다해줘」가 선곡된 날에는 인스타그램에 방송 화면을 올리기도 했어요. 직접 방송을 보고 있었나요?

집에 TV가 없어서 항상 본 방송보다 늦게 보는 편이기는 해요. 매일 보지도 못하고요. 그런데 항상 <JTBC 뉴스룸>에 노래가 나온 날은 계속 연락이 오고 (지인들이) 인증샷을 보내주더라고요. 평소에 조용하던 전화가 울리기 시작하면 ‘설마?’ 하는 생각도 해요(웃음). 너무 너무 좋죠, 저는.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기분이 어땠어요?

정말 소름이 돋았어요. 그리고 항상 중요한 타이밍에 노래가 나와서, 저도 (영상을) 찾아서 보는 데 소름이 돋더라고요. (앵커) 멘트까지 해주셔서 가족들도 너무 좋아하고요(웃음). 정말 감사해요. 그 날 방송국 방향을 바라보면서 잠들었어요(웃음).

슬플 때 영감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이번 책에서 솔직한 모습들을 보여줬어요.

솔직한 책이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제가 계속 뭔가를 쓸 준비를 하면서 다녔거든요. 언제라도 쓰고 싶을 때는 써야지 생각하면서요. 그러다 보니까 저의 주관적인 가치관이라든가 에피소드들이 많이 들어간 것 같아요. 솔직하게 쓰기도 했고요.

그 중에서도 안녕하신가영의 내밀한 속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글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이별에 대한 이야기들이 그렇지 않았나 싶어요. 책 뒷부분에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저도 책으로 받았을 때 ‘괜찮을까’ 싶기도 했어요. (보통) 하이킥 한다고 하죠(웃음). 그런데 이것도 저의 한 단편이었으니까 싣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이별 이야기를 혼자만 아는 것과 모든 사람들이 아는 건 느낌이 다를 것 같은데요. 게다가 이제는 지울 수도 없는 기록이 됐잖아요.

저는 그런 기억들을 잃는 것보다는 가지고 있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시간이 지나면 힘들어했던 부분들도 괜찮아지는 건데, 그런 걸 잊어서 안타까운 것보다는 그냥 ‘그랬었지’ 하고 남겨두는 걸 좋아하는 편인 것 같아요. 제가 기억력이 조금 나쁜 편이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다 잊고 싶어 하지 않는 성격이에요. 

“이별에 관한 꽤 좋은 특효약”을 갖고 있다고 하셨어요. 그 중 하나가 ‘조금 작고 불편한 신발을 신고 오랜 시간 걸어 다니기’인데요. 시도해 보셨어요?

안 해봤어요(웃음). 조금 뜬금없는 친구가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작고 불편한 신발을 신고 오래 걸어 다니면 발이 너무 아파서 정신적인 것까지 아플 수가 없대요. 자기도 안 해봤는데 너는 꼭 해보라면서 알려주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한 귀로 흘렸는데, 나중에 그 말이 생각나서 신어보기는 했거든요. 그런데 발까지 아프기는 싫어서 안 해보기는 했습니다(웃음). 

앨범이 나올 즈음 도피성 여행을 떠나곤 하신다고요. 이유가 있나요?

당연한 것이기는 하지만, 작업을 할 때 조금 필요 이상으로 열심히 하는 편이에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스스로 탈탈 털린다고 할까요. 그렇게 완성을 하고 난 뒤에도 발표가 되기까지 공백이 있는데요. 그 시간을 잘 못 견디겠더라고요. 발표날이 굉장히 기다려지나 봐요. 그래서 항상 도망을 갔었어요. 

이번 앨범이 발매될 때는 어땠나요?

이번에는 정말 시간이 없어서 여행을 못 갔어요. 할 일도 너무 많았고, 보통은 앨범만 발매하는데 이번에는 책까지 같이 나오니까, 그동안 살아오면서 가장 바빴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도피성 여행을 떠나지 못했는데요. 이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렇게 떠난 도피성 여행은 늘 조금 외롭더라고요(웃음). 간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시간이 많으니까 제가 어찌할 바를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적응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신가영을 사로잡는 노래들은 어떤 건가요?

옛날 노래들인 것 같아요. 조금 옛날 노래들의 가사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요. 요즘에는 장필순 선생님 노래를 많이 듣고 있거든요. 장필순 선생님이라든지 이문세 선생님의 음악처럼 약간 러프하지만 메시지가 있고, 왠지 모르게 가슴 아픈 음악들이 너무 좋아요. 음악은 편식을 많이 안 하는 편이어서 트렌디한 팝도 많이 듣고 아이돌 음악도 좋아하고 다양하게 듣는 편이에요. 

‘좋은’ 뮤지션보다 ‘그냥’ 뮤지션이 좋아요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을 보면 카페에서 느끼고 경험한 일들의 기록이 많아요. 주로 카페에서 작업하세요?

작업을 하는 건 아니고 커피를 마셔요(웃음). 그냥 소소한 일상의 재미인데요. 평소에 끄적거리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그게 작업으로 이어질 때가 많고, 그런 장소가 카페인 것 같아요. 카페도 계속 똑같은 데를 간다기보다, 평소에 걸어 다니는 걸 좋아해서 일부러 멀리 있는 카페를 걸어서 가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일상에서 영감 같은 게 많이 얻어지나 봐요. 걸으면 영감 같은 게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책을 읽어 보니 카페를 고르는 기준이 까다로우신 것 같아요. 어떤 카페를 좋아하세요?

혼자 있어도 별로 어색하지 않은 카페를 좋아하는 것 같기는 해요. 그리고 가끔은 프랜차이즈 카페가 가고 싶을 때도 있거든요. 도서관 같은 곳에 가고 싶을 때는 그런 카페를 찾아서 가는 편이고요. 평소에는 그냥 조용하고, 너무 저에게 친절하지 않은 사장님이 계시고(웃음), 커피가 맛있는 카페를 좋아해요. 

단골 카페를 물어보면 안 되겠죠(웃음)?

이미 많이 공개가 돼서 아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기도 한데요(웃음). 진짜 단골인 곳은 제가 말을 안 해요. 약간 남겨두는 거죠. 사람들이 ‘나만 알고 싶은 뮤지션’이라는 말을 할 때가 있잖아요. 저는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웃음). 

“언젠가 내 얼굴이 많이 알려져서 카페를 선정할 때 조명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면 나는 이 직업을 그만둘 수도 있을 만큼 불행할 것 같다”고 썼어요. 일상의 균형이 깨어질까 봐 걱정되나요?

아뇨. 걱정을 할 정도의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얼굴보다는 목소리가 훨씬 더 많이 알려져 있고, 얼굴을 아시는 분들은 극소수인 것 같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소소하게 재밌는 정도고요. 아직까지 그걸 걱정을 해야 될 만큼은 아닌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느끼고 있어요. 

“세 가지 소원”이라는 글을 보면 ‘좋은’ 뮤지션보다 ‘그냥’ 뮤지션이 되고 싶은 것 같아요. 그러려면 대중의 반응에 무뎌질 필요도 있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떤 결과물이든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하고 싶은 말이 생겨야 곡으로 만들 수 있는 타입이기 때문에 대중을 의식해서 곡을 써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요. 당연히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이 곡을 썼을 때 대중 분들이 좋아하실까’ 그런 기대를 안 한 지는 오래 됐어요. 곡마다 가진 힘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매니아틱한 곡이면 그런 분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거고, 두루두루 사랑 받을 수 있는 운명을 타고난 곡은 또 그렇게 된다고 믿고 있어요. 그때그때 저에게 주어진 곡들을 최선을 다해서 잘 발표하는 게 가장 맞는 것 같아요. 좋은 뮤지션의 기준을 알 수가 없듯이, 음악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저의 가장 큰 목표는 오랫동안 할 수 있는 힘을 잃지 않는 거거든요. 지금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처럼 이대로 꾸준히 이어나갈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저한테는 가장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내려놓음”에서 말씀하신 부분이 떠오르네요. “듣는 사람들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당연히 모든 사람들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없으며 언제까지고 기대에 부응할 수도 없다”고 하셨죠.

그래서 항상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는 편인 것 같아요. 작업이라는 게 절대 녹록지 않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이유는 그래도 모두를 만족시키고 싶다는 욕심이 없지는 않기 때문이거든요. 앞으로의 저의 숙제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백가영’ 없는 백가영의 책

최근 안녕하지 않았던 순간도 있었나요?

「그리움에 가까운」이라는 노래를 작업할 때였던 것 같아요. 정말 저를 괴롭혔던 곡인 것 같은데요. 쓰여진 지 2~3년 된 곡인데 발표를 하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어요. 제 경우에는 곡이 완성될 때까지 그렇게 몇 년씩 걸리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그리움에 가까운」은 건드리기가 너무 아픈 노래 중에 하나가 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건드리기만 해도 제 스스로 힘들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계속 완성을 못하다가 본격적으로 작업을 해야 되면서 이 곡을 스스로 마주하게 됐는데, 이상하게 인트로를 작업할 때부터 자꾸 눈물이 쏟아지는 거예요. 제가 딱히 그런 상황에 처해 있지 않은데도, 이 곡이 가진 힘이 그랬나 봐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많이 빠져들었던 곡인 것 같아요. 

그렇게 안녕하지 못할 때는 어떻게 하세요?

어쩔 수 없이 음악에 매진하는 것 같아요. 그냥 음악가의 숙명이라고 생각해요. 보통은 그런 식의 작업을 많이 안 하고 싶거든요. 슬픈 노래라고 해도 건강한 에너지로 작업하고 싶은데, 어쩔 수 없이 몇몇 곡들은 ‘그렇게 작업을 해야 되는 노래구나, 그런 운명의 노래구나’라고 느껴요. 그래서 그것마저 받아들이려고 하죠(웃음). 그렇게 타고난 곡들은 어쩔 수 없이 오래 걸리는 것 같아요. 「그리움에 가까운」이 작업하는 데 몇 년 걸렸던 것처럼, 잊고 지내기도 하고 많이 회피를 하거든요. 그래도 이번 앨범에 꼭 싣고 싶은 곡이라서 정말 울면서 작업을 했어요.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이 안녕하신가영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요?

안녕하신가영보다는 백가영에 가까운 책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재밌는 게, 제가 책을 내기 전까지 다섯 번 정도 정독을 했거든요. 정말 꼼꼼하게 틀린 부분이 없는지 봤는데, 제 이름을 빼먹었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이 책에는 제 이름이 한 군데도 안 나와요. 정말 큰 오점을 남겼구나 싶었고(웃음), 그런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백가영에 가까운 책이지만 이름은 어디에도 실려 있지 않은 거죠. 

이번 책이나 인터뷰를 통해서 안녕하신가영이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면 좋겠어요?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해본 것 같아요. 저는 솔직한 편이기는 해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다고 해서 (그대로) 보여줄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말을 하다 보면 그 사람이 어느 정도 나오잖아요. 그래서 평소에 좋은 생각을 많이 하고 더 나은 내가 되어야겠다고 많이 느끼거든요. 왜냐하면 라디오를 진행할 때도 그렇고, 공연을 할 때도 문득문득 제가 튀어나올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평소에 ‘나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을 많이 해야 되는구나’라고 느끼고요. 잘 되지는 않지만 노력을 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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