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에 희망의 꽃을 틔우는 장애인 꽃차 소믈리에

조회수 2018. 6. 4. 12: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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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감상하고, 코로 향기를 맡고, 마지막에 입으로 마시는 '꽃차'. 사실 예쁜 꽃차만 마주하면 쉬운 일일 것 같지만 막상 꽃차를 만드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꽃뿐만 아니라 뿌리, 잎, 열매, 나무 등 여러 가지 차들을 함께 만들 수 있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꽃차 소믈리에 과정에 참여하는 분들 가운데 중도에 포기하는 분들도 많이 볼 수 있지요.

그런데 여기 꽃차대전에서 두 번을 수상한 꽃차 소믈리에 있습니다. 더욱이 그는 3급 발달장애인이지요. 희망을 그리는 장애인 꽃차 소믈리에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맞춤형 교육이 일궈낸 꽃차대전 수상

출처: 꽃차 소믈리에 손현수(왼쪽), 박선영 씨

“꽃차예요. 먼저 눈으로 보고 코로 향을 맡은 뒤 입으로 맛을 보세요.”


손현수 씨는 3급 발달장애인 꽃차 소믈리에예요. 대개 와인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는 사람을 두고 소믈리에라고 하듯, 꽃차 소믈리에는 꽃차의 색과 향, 맛을 분별하는 전문가죠. 꽃차의 원료와 관련한 정보 습득은 기본이고 재배·보관법도 익혀야 해요. 암기나 습득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발달장애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과정이에요. 그럼에도 손 씨는 비장애인과 겨루는 꽃차대전에서 두 번을 수상한 실력파죠.


평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손 씨는 6년째 참벗보호작업장으로 출퇴근하고 있어요. 이곳은 장애인 직업재활시설로 장애인을 대상으로 직업훈련을 지원하는 공간인데요. 일반 사업장에 취업이 어려운 장애인들이 언젠가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주고 있어요.


장경언 선임 직업훈련교사는 “개인마다 장애 수준과 특성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거기서 나온 자체 생산품을 판매한 금액을 월급 개념으로 지급하는 등 생산적인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임가공 작업부터 체험학습장까지 다양한 활동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꽃차 소믈리에 프로그램은 장애인의 생활리듬에 보다 맞출 수 있는 교육이라고 해요.


‘무지개 꽃차’로 희망을 그리다

출처: C영상미디어

해당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한 2014년부터 이곳에서 양성한 장애인 꽃차 소믈리에는 20명. 한국꽃차협회가 주최한 ‘대한민국 명품꽃차대전’에서 입상하며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죠. 대표적으로 박선영 씨는 2016년 열린 대회에서 단체 부문 금상을 수상했어요. 3급 발달장애인인 박선영 씨에게 수상은 잊지 못할 기억이에요. 당시 기분을 묻자 “정말 좋았어요”라고만 간단하게 답했지만 연신 웃음을 감추지 못했죠. 


“저희가 넉넉하게 공부를 시켜준 것도 아니고 고된 과정을 반복했으니 힘든 점도 있었을 겁니다. 대회가 오전에는 꽃차 세팅을, 오후에는 세팅한 내용을 설명하는 방식이에요. 그날 세팅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친구들이 긴장해서 밥을 잘 못 넘기더라고요. 정말 진심을 다해 임하고 있다는 거였죠.” 


박 씨를 포함한 이곳 꽃차 소믈리에들에게 꽃차 만들기는 일상이자 취미 그리고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의 하나가 됐어요. 참벗보호작업장이 교육을 통해 지향하는 점이죠.


“2016년 꽃차대전에선 은상을 수상한 친구들의 꽃차 테마가 ‘무지개 꽃차’였어요. 일곱 빛깔로 희망을 그렸거든요. 우리 장애인들에게 꽃차 소믈리에는 그런 의미예요. 희망이요. 한 전문가로서 사회 그리고 세상에 나가서 비장애인과 함께할 수 있도록 도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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