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세형 숏터뷰, 박나래 '복붙쇼' 인기비결은?

조회수 2018. 6. 5. 12: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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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라고 하는데 콩트 같기도, 합을 맞춘 코미디 쇼 같기도 해요. 질문자는 요즘말로 ‘병맛’ 질문을 아무렇지 않게 내던지거나 인터뷰이 무릎에 올라앉아요. 때로는 보는 사람 입장에서 헉 소리가 나오는데 눈살이 찌푸려지는 그런 의미에서가 아니에요. ‘이게 가능해?’ 신선한 장면을 마주한 데서 오는 놀라움과 반가움이죠. 모비딕의 인기 콘텐츠 ‘양세형의 숏터뷰’는 그렇게 대중의 취향을 저격했어요. 


유튜브 구독자만 21만 명. ‘숏터뷰’는 스낵커블(쉽고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의 대명사로 떠올랐고 모비딕은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됐어요. 그 중심에 있는 박재용 모바일제작사업팀장을 만나 그 성공비결을 들어봤어요.


퀄리티는 그대로, 더 자유롭고 재밌어야

출처: 모비딕 Youtube

모비딕은 SBS가 2016년 6월 론칭한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이자 채널이에요. 모바일(Mobile)과 딕데이터(Dictator)를 합쳐 ‘모바일 시장의 지배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죠. 브랜드명에서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겠지만 박재용 모바일제작사업팀장은 모비딕의 출범 배경으로 ‘콘텐츠 소비 형태의 변화’를 들었어요.


“방송 환경은 변하고 있고 지상파의 기존 수익모델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새 수익모델이 필요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사용자들의 콘텐츠 이용 습관이 텔레비전에서 모바일로 대거 이동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현상에 발맞춘 변화를 시도해야 했어요.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니까요.”

출처: 모비딕 Youtube

모비딕 콘텐츠는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네이버 등 여러 플랫폼을 통해 송출되고 있어요. 텔레비전으로만 봐야 할 때 늘 따르는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벗어던진 거죠. 사실 출발 시기로만 따지면 모비딕은 결코 빠르지 못했어요. 이미 수많은 스타트업과 대형 콘텐츠 제작사, 1인 크리에이터 등이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었고 두각을 드러내는 콘텐츠도 상당수였으니까요. 박재용 팀장조차 “모비딕 출범 당시만 해도 지금의 관심도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떠올렸어요.


그럼에도 모비딕은 긴 생명력을 자랑 중이에요. 많은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금방 사라지는 가운데 일부 콘텐츠는 후속 시리즈를 내놓을 만큼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어요. 모비딕이 선택한 전략, 콘텐츠의 고급화가 통한거죠.


“모바일 콘텐츠는 수가 많아도 카테고리는 비슷했어요. 1인 크리에이터가 만드는 콘텐츠도 많다 보니 여행이나 노래, 먹방 등 내용이 한정적이었어요. 콘텐츠 다변화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래서 모비딕은 기존 콘텐츠의 퀄리티를 끌어올리는 방식을 지향하기로 했어요. 모바일에서도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같은 프리미엄 콘텐츠를 보고 싶어 하는 수용자가 있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텔레비전 문법을 지나치게 따르지 마라

출처: 모비딕 Youtube

콘텐츠 자체의 ‘재미’도 놓칠 수 없는 요소였어요. 고급스러운 화면 구성에 더해진 재치 있는 자막과 유쾌한 CG는 젊은 시청자의 감성을 움직였어요. 시청자 연령대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바일 기반 콘텐츠 소비 습관에 보다 익숙하고 민감한 젊은 층을 잡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죠. 박 팀장은 “똑같은 인문학이라고 해도 접근법이 달라야 관심을 보이는 게 젊은 시청자”라며 “제일 어려운 게 ‘젊은 감성’”이라고 말했어요. 제작하는 모든 콘텐츠는 재미있어야 하며 모비딕 내부적으로 자신들의 콘텐츠를 웹 예능이라고 표현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어쩌면 자극성으로 시청자를 끌어당길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론칭 간담회 때도 밝혔는데 콘텐츠 제작은 정말 자유롭고 성역 없이 하겠지만 반사회적인 내용은 담지 않겠다고 했어요. 지상파에서 탄생한 콘텐츠 플랫폼인 만큼 대중의 기본적인 신뢰가 있을 것이며 그것에 반하는 건 우리가 할 일이 아니니까요. 표현의 수위는 자유롭되 불쾌한 콘텐츠는 하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그런 건 오래갈 수도 없고요.”


방송인 박나래가 출연진과 똑 닮은 분장을 한 채 진행하는 ‘박나래의 복붙쇼’, 개그맨 김기수가 메이크업 팁을 전수하는 ‘김기수의 예살그살(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 상품 사용 후기를 짧고 굵게 보여주는 ‘99초 리뷰’ 등 다수의 모비딕 프로그램은 모바일 콘텐츠 가운데 화제성과 조회 수로 상위권에 속해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나요. 물론 단 몇 회 만에 막을 내린 콘텐츠도 있었지만 그것을 반면교사로 삼았어요. “텔레비전의 문법을 지나치게 따르는 건 실패의 요인이 될 수 있어요. 대신 간결한 콘셉트 아래 텔레비전에서는 볼 수 없는 재미를 깊게 파고드는 게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고 박 팀장은 말했어요.


한정된 국내 시장, 글로벌 공략 필요해

출처: 모비딕 박재용 팀장

일각에서는 모비딕을 향해 성공했다고 평가하지만 박 팀장은 “길게 살아남을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 정도”라고 이야기해요. 모바일 콘텐츠는 잘됐다고 하더라도 채널과 콘텐츠가 순식간에 쏟아지는 탓에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이유에서죠. 최근 모비딕 타이 채널을 오픈한 것 또한 그러한 판단의 연장선상에 있어요.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 경쟁은 불가피하며 그 해결책을 글로벌 시장에서 찾기 위해서죠. 이제 모비딕은 글로벌 입지 확보, 웹드라마 타이즈를 포함한 새 장르의 도전을 시작했어요.


“웹드라마는 장르 특성상 파급력이 강해요. 기존 웹드라마도 많지만 세계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케이 모바일 콘텐츠로 주목받고 싶기도 하고요. 모비딕의 로고는 모바일이라는 바다를 즐겁고 신나게 헤엄치자는 의미의 고래 꼬리입니다. 우리의 로고이자 캐치프레이즈처럼 늘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부지런히 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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