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주간지 공감

중국 당나라 태종이 '나라를 세우는 것과 지키는 것, 어떤 게 더 어려운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신하 위징이 '천하를 얻고 나면 마음이 느슨해지고 교만해져 정사에 게을러지고 나라가 기울기 쉽다'고 답했습니다. 

즉, 지키는 게 더 힘들다는 뜻입니다. 가업을 잇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호기롭게 가업을 잇는다고 나섰지만,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아 위기를 맞는 사람들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으니까요. 

우선 가업승계에 실패하는 이유부터 들어보겠습니다. 

김선화 가족기업승계연구소장은 저서 <가업승계: 명문장수기업의 성공전략>에서 ‘가업승계에 실패하는 다섯 가지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가업승계 과정에서 가족은 든든한 파트너이지만 아킬레스건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세대 간 접근 방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경영 철학이 다를 때는 꽤 난감하죠. 

김기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가업승계아카데미 주임교수는 “모든 갈등이 그렇듯 한쪽이 맞춰주면 순탄하게 해결되지만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는 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합니다. 이럴 때는 “부모가 하던 방식을 유지하되 자녀가 꾸준히 설득해나가며 새로운 방식을 접목하는 게 좋다”고 권합니다. 

대화를 할 때, 부모는 명령조로 말하는 태도를 지양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불쾌한 언사를 삼가야 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부모와 자녀가 수시로 업무 관련 상의를 하는 게 좋고요.

역할 분담도 필요합니다. 저마다 영역을 나누어 책임감을 높이고 서로의 역할을 존중해야 합니다. 직장에서는 동료 사이에 업무가 명확하게 나눠져 있지만 가족끼리는 놓치기 쉬운 부분이니까요. 

한편 일에 무턱대고 뛰어들기보다 자기 점검 과정도 필요해요. 부모 세대가 갖고 있는 사업체를 쉽게 생각하거나 본인의 적성에 맞지 않는데 억지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기평 주임교수는 “무조건 가업을 이어받기보다 본인의 적성에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전에 교육을 받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부모가 쌓아온 경험을 하루아침에 터득할 수는 없습니다. 또 부모의 일을 답습해서도 안 되고요. 부모의 전통을 계승하되 시대 흐름에 맞는 서비스와 시장 개척 등 혁신을 더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준비했어요. 성공적으로 가업을 잇기 위해 활용할 만한 3가지 지원 제도! 

중소기업중앙회 기업승계지원센터는 가업승계 방향 설정, 유형 이해, 의사소통 매니지먼트, 해외 장수기업 성공전략 등을 교육하는 ‘차세대 CEO 스쿨’을 운영합니다. 

전통시장은 단골고객이 많이 확보된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임대료와 권리금이 저렴해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기도 합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전통시장에서 가업승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청년창업 및 가업승계 아카데미’ 과정을 운영하며 전통시장으로 진출하는 가업승계 청년을 돕습니다. 

■ 신청 대상

전통시장 내 창업 희망자 및 가업승계 예정자 (가업승계 중인자)

■ 주요 교육 내용

1. 청년창업: 전통시장의 이해, 상권분석, 창업자금 및 준비, 경영 및 마케팅 기법, 청년상인의 역할 등 이론교육

2. 가업승계: 청년리더십 강화를 위한 전통시장 점포운영체험, 가업승계 성공사례, 지역성공상인 초청 등 현장학습 및 특강 교육

■ 신청방법

교육기관에서 교육생 별도 모집하며, 모집공고문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홈페이지 알림마당-공지사항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우수 수료자는 해외연수와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에 입점하는 ‘전통시장 우수상품페어’ 기회가 주어집니다. 공단이 지원하는 전통시장 청년창업지원사업 및 전통시장 청년몰 입점신청자 선발 시 우대를 받으며 창업자금을 7000만 원까지 저리의 융자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지자체에서는 대표적으로 경기도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소상공인 가업승계 사업’을 실시하고 있어요. 가업승계자 2·3세에게 경영 지식과 마인드를 전달함으로써 백년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인재로 육성하는 방안입니다.

■ 신청 대상

경기도 내 동일한 업종으로 3년 이상 사업을 영위한 소상공인 2·3세 가업승계자 (희망자)

■ 주요 교육 내용

선정된 소상공인은 '전문경영인 양성교육'을 3일간 총 24시간에 걸쳐 받게 되며, 교육은 소상공인이 경영인으로서 알아야 할 경영지식과 국내·외 가업승계 업체의 사례 발표 등을 통해 실무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됩니다.

■ 신청방법

경기도 중소기업 지원포털 '이지비즈'를 통해 신청한 후, 관련 서류를 경제과학진흥원 소상공인지원센터로 방문 또는 이메일(day40@gbsa.or.kr)로 제출하면 됩니다.

*수료자들은 200만 원 한도에서 국내외 특허·실용신안 등 지적 재산권 취득, BI·CI 등 브랜드 개발, 홍보물(누리집·카탈로그) 제작 등 사업화를 위한 지원을 받게 됩니다. 또 장수기업을 직접 찾아가 벤치마킹에 필요한 노하우를 습득해볼 수 있는 ‘국내 장수 기업 연수’ 기회도 주어집니다. 

이런 지원 프로그램 외에도 ‘가업상속공제’, ‘증여세 과세특례’, ‘상속세 연부연납’, ‘중소기업주식 할증평가 배제’, ‘창업자금 과세특례’ 등의 세제 지원 혜택도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