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으로 '재도약의 기회' 꿈꾸는 중소기업

조회수 2018. 1. 26. 09: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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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이 작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최저임금 상승은 아무래도 부담스럽기 마련인데요.

최저임금 상승에 대한 중소기업 사업주와 근로자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위클리 공감이 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DM센터를 찾았습니다.

 

경기 안양시에서 우편물 발송대행업을 하고 있는 ‘DM센터’는 최저임금 인상을 재도약의 기회로 만들자는 분위기였는데요. 일자리 안정자금의 지원을 통해 숙련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DM센터는 2005년 설립돼 13년 차에 접어든 기업으로 5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었습니다.

지난 1월 9일 오전 회사를 찾아갔을 때 직원들은 숨 돌릴 틈 없이 우편물, 정기간행물 등을 봉투에 넣고 있었는데요. 서정술(51) DM센터 대표는 “한창 일할 시간이라 정신이 없다”며 회사 내부를 소개해줬습니다.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시급 7,530원으로 올라갔기에 경영인으로서 느끼는 감정도 복잡해 보였는데요. 서 대표는 “솔직히 걱정이 많이 된다”며 “특히 작은 기업의 경우 인건비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습니다. 솔직하게 걱정된다고 말하면서도 그는 “직원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임금이 필요하다”며 “최저임금이 오르고 어느 정도 과도기가 지나면 소득 재분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습니다. 서 대표는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도 성장한다’는 원칙에 크게 공감한다고 합니다. 

사진=1월 9일 경기 안양시 DM센터 서정술 대표가 직원들과 우편물 발송 준비를 하고 있다. | C영상미디어

나아가 임금 인상으로 우수한 직원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는데요. 서 대표는 “사람들이 중소기업에 잘 오려 하지 않는다”며 “작은 기업이라 보수도 좋지 않을뿐더러 인력을 최적화시켜 생산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노동 강도가 센 편인 점이 이유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임금이 오르면 고용된 사람들이 회사에 애정을 가지고 더욱 오랫동안 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 대표는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일하면 자동적으로 숙련도 역시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다만 서 대표는 “인터넷의 발전으로 우편물이 가면 갈수록 줄고 있다”며 “그 때문에 경영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어 임금 인상이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또 “우편물 발송은 인건비 비중이 높아 원가를 줄이기도 어렵다”며 “인건비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려고 하지만, 이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합니다.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도 성장한다

사진=‘DM센터’ 직원 김영희 씨 l C영상미디어

DM센터는 직원 대부분이 설립 초창기부터 10년 가까이 일을 함께해온 베테랑들이었는데요. 숙련된 인력의 중요성을 인식해 꾸준히 처우를 개선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직원으로 일하는 김영희(47) 씨는 “물가상승에 맞춰서 꾸준히 월급이 올랐다”며 “직원 모두 평생직장이라 생각하고 다닌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기대가 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회사가 너무 부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걱정 어린 마음도 전했습니다. 그는 “적은 직원들이 한 가족처럼 지내고 분위기도 좋아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직원들은 회사가 나아져야 미래가 있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회사가 이익이 늘어야 한다”며 “임금을 올려주는 것도 좋지만, 작은 기업이 돈을 더 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정부 관계기관의 업무를 많이 하는데, 이번 기회에 비용을 조금씩이라도 올려주면 회사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기대를 내비쳤습니다. 

일자리 안정자금, 숙련된 직원 확보로 임금 부담 낮춰

이처럼 직원들은 임금 인상을 좋아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서 대표는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직원들 기대가 한껏 부풀어 있다”며 “일자리 안정자금을 신청했는데, 직원들 처우 개선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일자리 안정자금의 지원을 받으면 숙련된 직원을 확보하면서 임금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좀 더 쉽게 일자리 안정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절차가 간소화되면 좋겠다”는 희망도 밝혔습니다. 한 예로 “사업자 등록이 되어 있는 기업의 경우, 모든 정보가 전산화되어 있으니 제출 서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한 만큼 대우받는 사회 돼야

서대표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사회 시스템을 바꾸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생각도 밝혔습니다. 서 대표는 “이제 고학력이 고임금을 받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며 “하는 일로 돈을 받는 시대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회 분위기 변화를 이야기하며 “대학원을 나와도 발송 업무에 큰 도움을 주지 않는다”며 “일의 숙련도와 공헌도에 맞게 대접해주는 분위기가 돼야 중소기업에도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했습니다.



또 서 대표는 “작은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최저낙찰’ 방식 때문에 경영에 많은 애로가 있다”며 “과당 경쟁으로 모두가 힘들어 하는 ‘최저낙찰’ 방식이 아닌 ‘최적낙찰’ 방식을 정부가 도입해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DM센터는 기업주와 직원 모두 기회로 삼으려는 의지가 강했습니다. 서 대표는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너무 많다”며 “이번 기회에 중소기업도 일할 만하다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나아가 “직원들의 실질소득이 올라가면 숙련된 직원들이 더욱 자부심을 갖고 일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직원들도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제대로 일하고 그에 맞는 대우를 받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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