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특집] 20대의 오용된 일본어 유행
조회수 2017. 10. 9. 20:10 수정
낫닝겐? 기모띠? 와꾸?
한 번쯤 일본의 콘텐츠를 접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일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진 못해도 간단한 어휘는 아는 20대가 다수 있다.
“이 물은 공짜입니까?”라는 일상 문장은 몰라도 “이 세계는 우리의 손으로 지킨다.”라는 애니메이션에 나올 법한 문장은 생각난다고 하는 우스갯 소리도 있다. 20대가 일본 콘텐츠에 얼마나 친숙한지 알 수 있다.
그만큼 일본콘텐츠가 우리 생활에 가까워질수록 파생되는 일본어의 잘못된 쓰임을 경계해야할 필요가 있다.
최근,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잘못된 일본어 표현이 20대의 유행어로 크게 자리 잡고 있다. 20대의 일본어의 오용 그 사례를 알아보자.
직설적으론 ‘사람이 아니다’라는 의미이나, 일반인을 초월한 능력이나 미모를 가진 사람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로 일본에서는 한류 K-POP 가수에게 ‘한국에서 NOT닝겐(NOT人間)이라 불리는 아이돌’이라 칭하며 철저히 한국에서 파생 된 표현임을 강조하고 있다.
낫닝겐의 의미는 대충 짐작하나 정확한 뜻을 묻는 질문도 일본 포털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일본에서도 쓰이지 않는 한국식 표현을 창조한 것이 과연 일본어 학습에서도 한국어 사용에서도 올바른지 생각 해 볼 필요가 있다.
SNS를 통해 ‘~띠’ 표현이 유행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이는 아프리카TV BJ 철구가 별풍선을 받아 기분이 좋다는 표현을 위해 일본어인 ‘気持いい’(기모치이이)를 ‘앙! 기모띠!’로 표현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그렇다면 ‘気持いい’(기모치이이)와 기모띠라는 신조어를 같은 일본어로 볼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우선 ‘~띠’라고 표현했으나 일본에서는 전혀 쓰이지 않는 음절이다. 또, 일본어는 한 음절이 한 박을 가지기 때문에 ~띠로 끝나는 한 박으론 ‘気持いい’(기모치이이)라는 문장이 아닌 ‘気持’(기모치)라는 단어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일본어 측면에서 보자면 ‘気持いい’(기모치이이)는 장음화되어 ‘–치이이’ 부분은 ‘-치’를 3박으로 말해야 한다.
이는 일본인도 의미 전달이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気持、いいね’(기모치,이이네)와 같이 띄어서 발음한다.
얼핏 생각에 ‘앙!기모띠’가 일본에서도 흔히 쓰는 귀여운 표현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잘못된 일본어임을 알아두자.
흔히들 ‘와꾸가 빻았네.’, ‘와꾸 괜찮은데?’라고 쓰이는데 얼굴(외모)의 형태를 보고 이같이 표현한다.
일본에서도 이 같은 표현이 쓰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한국에서도 체면이라는 뜻의 비속어 쓰이는 ‘顔かお’(가오)가 얼굴, 외모를 나타내는 표현이다.
그러면 와꾸는 무엇일까? ‘枠わく’(와쿠)는 틀(frame)이란 뜻으로 물리적인 틀 또는 기획, 제안의 틀, 범위와 같은 표현으로 쓰인다.
한국에서 얼굴, 외모를 나타낸 표현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건설 현장에서 ‘가다와꾸’ 콘크리트의 모양을 만드는 틀의 표현으로 쓰던 일본어의 잔재가 남아 10~20대 사이에서 변형된 것으로 본다.
사라지는 일본어의 잔재를 잘못된 표현으로 재탄생 된 신조어가 바람직한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이전에는 일제강점기의 잔재로 일본어 어휘를 한국어에 섞어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돼 바른 한국어 어휘를 사용하자는 취지의 한글운동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의 일본어의 남용보다 심각한 언어 문제가 생겨났다. 일본 콘텐츠를 통해 접한 익숙한 일본어 어휘를 자신들만의 신조어로 재탄생시켜 일본어라고도 할 수 없는 언어 문화가 생겼다.
일본 콘텐츠의 문제라기보다 수용자의 자세 문제다. 오용된 언어 습관을 되돌아보고, 일본어도 한국어도 아닌 표현이 과연 올바른 언어문화라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유라이프 한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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