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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18] 17년 경력 아티스트가 말하는 게임 아트의 미래. 프로젝트 DH '임재길'

조회수 2018. 4. 26. 10: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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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아티스트 토크 - 임재길 편

임재길 아티스트가 게임 업계에 뛰어든 지 17년이 지났다. 그가 처음 업계에 뛰어들었던 2000년대 초는 3D 그래픽이 막 익어 가던 시기였다. 그리고 17년이 지난 지금, 이제 3D 그래픽은 실사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발전했다. 애니메이터로 업계에 뛰어든 그도 어느덧 모델러가 돼 있다. 업계가 변한 것처럼 그 또한 변했고, 업계는 다시 한 번 변하려 하고 있다.


NDC 2018 현장에서 임재길 아티스트의 화풍, 그리고 그가 업계에서 17년 간 일하며 체득한 것을 듣는 자리가 있었다. 25일, 경기도 넥슨코리아 사옥에서 있었던 'NDC 아티스트 토크 - 임재길' 행사에서 오간 이야기를 정리했다.

넥슨 임재길 아티스트. 왼쪽 그림은 그가 이번 전시회에 낸 The Dragon


# 서양 고전 회회에서 영감 받은 작품


샤회자: 프로젝트 이름이 독특하다. 프로젝트 DH는 어떤 작품인가?


임재길: 우리 팀이 PT할 때마다 하는 얘기가 있다. '말 타고 대포로 용 잡는 게임'이라고. (웃음) 지금 2년 조금 안 되게 만들었는데, 아마 내년 안에 게임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 낸 작품을 본 크기부터 비주얼부터 전부 압도적이다. 특히 '드래곤'이란 작품은 색감이나 구도, 깊이가 인상적인데 혹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는가?


개인적으로 서양 고전 회화를 좋아한다. 이번 작품을 그릴 때는 인상주의 화가들의 색감을 많이 참고했다. 또한 드래곤의 경우, 동양적인 느낌을 살려서 '유려하게' 느껴지도록 그렸다.



확실히 작품 속 드래곤이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있는 드래곤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혹시 특별히 참고한 이미지가 있는가?


기획 딴에서 동양의 용과 서양의 드래곤을 섞어보고 싶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래서 동양적인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이 뭘까 고민하다가 '학'을 떠올렸다. 용의 부리나 꼬리가 참고한 부분이다.



'드래곤'이란 작품은 용 주변의 색감, 마치 옛 유화가 건조된 것 같은 표현 등 르네상스나 바로크 미술을 연상시키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혹시 작품을 그리며 구체적으로 참조한 것을 말해줄 수 있는가?


특정 작품을 참고한 것은 없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여러 작품들일 골고루 참고한 것 같다. 앞서 말한 유화 느낌의 표현도 그 일환이다. 다만 색감이나 구도, 빛 묘사 같은 요소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존 포스터, 필립 같은 작가들의 작품에서 많이 영향 받았다.


'드래곤' 외에도, 프로젝트 DH의 다른 작품을 보니 전반적으로 동양적인 요소가 곳곳에서 보인다. '무빙 랜드마크'에 나온 사람들의 복식도 그렇고, '아머'에 그려진 문양도 그렇고.


내가 전부 그린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우리 프로젝트의 테마가 그런 느낌이다. (웃음)



이번 전시회를 위해 일부러 큰 작품을 그리고 출력한 걸로 알고 있다. 보통 게임 작업할 땐 작은 모니터를 보고 하는데, 게임 작업할 때랑 전시를 위한 작업할 때를 비교하면 어떤가?


전시 목적으로 한 작품은 일단 결과물이 커서 기분 좋다. (웃음) 또 사람들이 쉽게, 많이 볼 수 있고.


기술적으로는 전시 목적 작품의 경우, 크기 때문에 해상도롤 높여야 하고 전시물 프레임에 걸맞게 구도나 사이즈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전시물은 모니터처럼 가로로 긴 구조는 아니니까.



이번 NDC 아트 전시회에 낸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시간이 필요했나?


'드래곤'은 프로젝트 DH에 등장할 몬스터 콘셉트 아트를 가공한 것이라, 전시회만을 위한 작업 시간을 산정하기 힘들다. 다만 드래곤의 완성만 놓고 본다면 디렉션 받고 여러 시안을 변경하고 걸러내 일러스트 작업한 것까지 고려하면 약 1주 반 정도 걸린 것 같다.



프로젝트 DH 팀에는 아티스트가 몇 명이나 있는가?


팀 인원을 말하긴 말하기 조심스럽다. 많은 편은 아니라고 정도만 알아달라. 안에선 중요한 작업 위주로 작업하고, 대량으로 필요한 리소스는 외주를 주는 편이다. 팀 규모가 크진 않다.

이재민 아티스트의 The Armor


# 게임 아트의 미래? 앞으론 실사보다 창의적인 화풍이 더 각광받을 것


업계에서 얼마나 오래 일했나?


약 17년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애니메이터로 들어왔는데 중간에 역할을 바꿔 모델러가 됐다.



게임 아티스트 지망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아마 게임 아티스트를 지망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림과 게임이 모두 좋아서일 것이다. 게임에 대한 지식을 쌓고나 그림을 많이 그리는 것 등 평소 하는 일이 모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나 개인적으론 게임 쪽 말고, 전혀 다른 쪽에서도 경험을 쌓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야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쌓인다. 



그러고보니 임재길 아티스트는 대학 전공이 '조소'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게 일하는데 많이 도움되던가?


애니메이터로 일했을 때보단, 모델러로 전향한 뒤 많이 도움 받았다. 약 5년을 애니메이터로 일하다가 모델러로 전향했는데, 조소를 배울 때의 감각이 많이 도움됐다. 덕분에 처음 해보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남들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김호용 아티스트의 The Rider


좋은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선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는데, 그렇다면 미술에 대한 소질은 얼마나 영향을 주는가?


아주 중요하다라고까지 말하긴 힘들지만, 중요한 것은 분명 사실이다. 게임 아트는 결국 아트고, 이는 곧 그림이나 조형감, 색감 같은 자질이 필요하다는 말과 같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는 미술 소질에 크게 영향 받는다. 



서양 미술을 많이 참고한다고 얘기했는데, 혹시 작업할 때 특별히 영감 받는 콘텐츠가 있는가?


게임을 만들 때는 역시 게임에서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다. 특히 DH 같은 실사풍 그래픽을 작업할 땐 최신 고퀄리티 그래픽 게임을 많이 하고 또 공부한다. 최근에는 <갓 오브 워>를 많이 플레이했다. 내가 만든 작품을 제외하면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이다. 지금도 퇴근하면 애기 제우고 시간 짜내며 플레이한다. (웃음)


이외에도 영화도 자주 보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리들리 스콧 감독을 좋아한다. 최근엔 <블레이드 러너>와 <프로메테우스>를 인상 깊게 봤다.



17년 간 만든 작업물 중 가장 애착 가는 것이 있다면?


내가 만든 것이라면 전부 애착이 가지. (웃음) 최근엔 DH가 가장 애착 있는 작품이다, 



17년 동안 게임 아티스트로 일해왔다. 앞으로 이 분야가 어떻게 될 것 같은가?


게임 산업 전반에 대해 말하긴 내 깜냥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


내가 일해온 아트 직군에 대해 한정해 말하자면, 앞으로는 실제와 같은 고퀄리티 아트보다 현실에서 보기 힘든 창의적이고 독특한 아트가 더 각광받을 것 같다. 지금의 게임 아트는 이미 3D 스캔 등 실사 데이터를 추출하고 양산할 수 있는 기술이 완성돼 있다. 지금은 큰 회사에서만 사용하고 있지만, 앞으론 더 넓게 퍼질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리얼한 그래픽으로 '차별성'을 만들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나는 (장르의 특성은 고려해야겠지만) 창의적인 화풍, 아티스트 개개인의 개성이 더 중요해 지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 앞으로 그동안 보지 못한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김형성 아티스트의 The Moving Landmark
임용태 아티스트의 The Arm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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