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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레이 더 스파이어, 이 ‘미완성’ 게임이 ‘압도적 긍정적’ 평가를 받은 비결은?

평가자 4,818명 중 96%가 ‘긍정적’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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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이즈게임 작성일자2018.02.08. | 79,611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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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팀에서 <슬레이 더 스파이어>(Slay the Spire)라는 게임이 유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게임은 얼리액세스임에도 스팀 유저 평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기록하고 있으며,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V’에서도 한 때 시청자 5만을 돌파했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죠. 

 

이 게임은 얼핏 보면 ‘별 볼일’ 없습니다. 투박한 그래픽에 전투 모션마저 단촐합니다. 카드를 사용하면 캐릭터가 움찔하는 것 정도에 불과할 정도죠. 그런데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왜 인기를 끌었을까요?

 

재미가 보장됐지만 아직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게임을 소개하는 ‘굿게임 픽업’ 코너에서 <슬레이 더 스파이어>를 소개합니다.


https://youtu.be/NHRpS2DzIAI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로그라이크’와 ‘전략카드배틀’을 결합한 게임이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에서 유저는 던전을 탐험하며 만나는 몬스터들을 물리쳐야 한다. 전투는 턴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저는 제한된 자원과 카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몬스터를 물리쳐야 한다. 몬스터를 물리치면 ‘장비’ 대신 ‘카드’와 ‘유물’을 획득할 수 있다.

 

게임 진행 중 캐릭터가 사망하면 그동안 얻었던 카드와 유물, 진행 단계 등 모든 것을 잃고 최초 시작 지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로그라이크’의 던전크롤링 방식에 ‘전략카드배틀’의 전투를 구현한 모양새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 트레일러 영상

출처 : Mega Crit · Slay the Spire - Early Access Launch Trailer

그런데 ‘전략카드배틀’과 ‘로그라이크’는 유저들 사이에서 “마니악하다”고 정평이 나 있는 장르다. 

 

전략카드배틀은 ‘복잡함’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유저는 보통 전략카드배틀에서 자신의 덱을 만들고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당연하게도 덱을 짜려면 게임의 규칙과 모든 카드의 효과를 알아야 한다. 뿐만아니라 카드끼리의 시너지도 고민해야 하며,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해 덱에 제한된 개수를 채워야만 한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부터 별도의 ‘공부’와 ‘연구’가 필요한 장르인 셈이다.​

 

로그라이크는 죽으면 레벨, 장비, 진행 단계 등 ‘게임을 플레이하며 들인 모든 노력과 시간을 잃는다’는 고유의 게임성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여기에서 ‘스릴’을 즐기는 유저도 있지만 들인 시간과 노력이 모두 사라진다는 것에서 느껴지는 ‘상실감’과 ‘허무감’에 로그라이크 장르를 꺼려하는 경우가 더 많다. 

 

여기까지만 해도 <슬레이 더 스파이어>의 ‘성공’은 요원해 보이는 상황. 설상가상으로 게임은 잘 알려지지 않은 미국의 인디 게임 개발사 ‘MEGA CRIT‘에서 개발됐다. 추가로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최근 여러 게임들의 개발 중단 및 출시 지연으로 유저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진 ‘얼리액세스’로 출시됐다.

 

이탓에 <슬레이 더 스파이어>가 ​인기를 얻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만 보였다.

하지만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지난해 11월 15일 ‘얼리액세스’로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많은 인기를 얻고있다. 

 

게임은 한때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TV’에서 동시 시청자 수 5만을 돌파했다.​ 또한 스팀에서 전체 4,566개의 평가자 중 96%가 ‘긍정적’을 선택해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게임은 얼리액세스로 출시된 후 현재까지 약 35만 장(스팀스파이 기준)​이 판매됐다. 이는 ‘마니악한 게임’이라 부르기 힘든 수치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가 얼리액세스로 출시됐다는 점, ​개발사 인지도, 장르 등 여러 부정적인 요소를 감안하면 ‘흥행’이라 부를만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한국을 기준으로는 647개 중 97%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마니악한 두 장르, 그런데 어떻게 ‘대중성’을 확보했을까?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전략카드배틀과 로그라이크, 마니악한 두 장르를 결합한 게임이다. 그런데 어떻게 많은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까?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전략카드배틀과 로그라이크의 진입장벽을 없앴다. 복잡한 전략카드배틀에서 ‘튜토리얼’조차 없이 자연스럽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들었고, 사망 시 초기화되더라도 느껴지는 상실감과 허무감을 크게 덜어냈다. 그러면서도 ‘전략카드배틀’과 ‘로그라이크’의 게임성은 그대로 유지했다. 

 

 

전략카드배틀은 어렵다? 튜토리얼 없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게임 진행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독특한 진행 방식으로 전략카드배틀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에서 유저는 미리 정해진 적은 수의 카드를 들고 게임을 시작한다. 그리고 던전 진행하며 추가적인 카드를 하나씩 획득한다. 유저는 카드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카드의 효과를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덕분에 시작 전부터 게임의 규칙이나 모든 카드의 효과를 공부해야 한다는 부담이 없다. 유저는 카드를 하나씩 획득하며 이 카드가 내 덱에서 어떤 시너지를 낼 것인지만 생각하면 된다. 

 

게임 진행 과정에서 카드를 획득하는 방식인 덕분에 기존의 전략카드배틀처럼 특정 덱을 짜기 위해 카드팩을 구매할 필요도 없다. 던전 진행 과정에서 카드를 획득하는 방식을 통해 ‘복잡함’과 ‘과금부담’의 두 가지 진입 장벽을 없앤 셈이다.

 

규칙이 복잡해 별도의 ‘룰 북’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는 전략카드배틀 장르에서 <슬레이 더 스파이어>가 만들어낸 ‘게임을 플레이하며 자연스럽게 규칙을 익히는 방식’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별도의 ‘튜토리얼’ 과정이 없다.


잃는 것이 두려워? 짧은 호흡으로 상실감을 덜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죽었을 때 모든 것을 잃고 처음으로 돌아가는 ‘로그라이크’ 방식이다. 하지만 게임은 짧은 호흡을 통해 죽음에서 느껴지는 상실감과 허무감을 최소화했다. 

 

게임에서 전투 한 번에 들어가는 시간은 3분 내외다. 한 층의 보스까지 도달하는 데는 길어야 30분. 이렇듯 게임에서 요구하는 집중력과 시간의 정도가 적다. ​덕분에 캐릭터가 죽더라도 타 로그라이크류 게임에 비해 상실감과 허무감이 덜하다. ​

  

게다가 일정 단계 이상 진행 후 사망하면 다음 번 시작할 때 게임 진행에 도움이 되는 카드나 골드 등을 보상으로 받고 시작할 수 있다. 덕분에 캐릭터가 사망하더라도 새로운 콘셉트의 덱을 짜 즐겨보겠다는 마음을 쉽게 먹을 수 있었다.

 

첫 층의 보스 클리어 후 사망 시, 다음 도전에서 특정 보상을 받고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 상실감 덜어낸 ‘짧은 호흡’, 플레이타임이 짧진 않을까?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짧은 호흡’으로 로그라이크 장르 특유의 상실감과 허무감을 덜어냈다. 이 탓에 게임의 총 플레이타임은 상당히 짧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스팀의 평가에서 볼 수 있는 유저들의 플레이타임도 매우 긴 편이다. 20시간은 기본, 100시간을 넘게 즐긴 유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카드’와 ‘유물’ 등 랜덤 획득 요소를 통해 ‘쉽게 질리지 않는 게임’을 만들어냈다. 


‘랜덤’의 묘미, 매판 달라지는 덱 콘셉트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게임 진행 과정에서 무작위 카드 중 하나를 선택해 획득할 수 있다. 어떤 카드가 선택 가능 목록에 올라오는지가 매번 랜덤으로 결정되기에 매 판의 덱 콘셉트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반 강제적으로 ‘틀에 박힌 진행’이 차단되는 셈이다.

 

물론, 게임에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특정 카드를 덱에서 제거하거나 강화하는 과정 등을 통해 랜덤한 방식 속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덱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던전 진행 과정에서 랜덤으로 획득할 수 있는 ‘유물’이 변수로 작용한다.

 

‘유물’은 보유하고 있으면 지속적으로 효과가 적용되는 아이템이다. RPG의 ‘패시브 스킬’과 비슷한 역할이라 생각하면 쉽다. 하지만 유물은 똑같은 카드로 구성된 덱도 전혀 다른 콘셉트로 변화시킬만큼 강력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게임에는 100개가 넘는 종류의 유물이 존재한다.

예로 들면, 전혀 쓸모 없는 ‘저주’ 카드도 ‘저주 카드 보유 수만큼 공격력 증가’ 유물을 획득하면 ‘저주 극딜 덱’을 만들 수 있다. ‘매 전투마다 체력 소량 회복’ 유물을 획득하면 똑같은 덱으로 더 공격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진다. 또 ‘매 턴 카드의 비용이 랜덤으로 결정’ 유물을 획득하면 높은 비용의 카드 위주로 덱을 구성하게 된다.

 

이처럼 <슬레이 더 스파이어>의 유물은 평소엔 패널티로만 작용하던 카드도 쓸모있게 만들 뿐 아니라, 기존 덱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변화시킨다. 또 유물 덕분에 카드 한 장의 활용 폭도 매우 넓다.

 

‘유물’은 게임의 플레이타임 측면에서도 좋은 장치였지만, 덱의 콘셉트에 맞는 유물을 획득했을 때는 ‘득템’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이벤트 스테이지에서 획득하는 ‘저주’ 카드


정형화된 공략 덱? 그런 거 없다. 매번 달라지는 몬스터와 보스

  

<슬레이 더 스파이어>에서 유저가 만나는 몬스터와 보스는 랜덤으로 결정된다. 때로는 광역기가 유리한 다수의 몬스터가 출현하거나, 때로는 턴이 지날수록 강력한 공격을 퍼붓는 몬스터가 출현하기도 한다. 덕분에 특정 콘셉트의 덱을 완성시키더라도, 항상 해당 콘셉트대로 플레이하는 것은 힘들다. 몬스터마다 플레이 방식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하나의 덱을 들고도 만나는 몬스터마다 다르게 플레이해야 하는 덕분에, 오랜 플레이에도 덱 운영이 쉽게 지루해지지 않는다. 여기에 랜덤한 카드 획득과 유물까지 더해져 매판 새로운 덱을 플레이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 랜덤인 카드와 유물, 그리고 몬스터. ‘운’에 맡기는 플레이?

 

<슬레이 더 스파이어>에서는 랜덤으로 카드와 유물을 획득하고 랜덤한 몬스터를 만난다. 그렇다면 모든 것을 ‘운’에만 맡겨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패턴화된 몬스터와 전략적인 갈림길 선택을 통해 유저의 전략적인 플레이를 유도한다.

 

 

닥딜은 안 돼! 상황별 대처가 필요한 패턴화된 몬스터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게임 이해는 쉽지만 깊이있는 플레이를 유도한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상대 행동을 예측하기 힘든 일반 전략카드배틀과 달리 ‘패턴화’된 몬스터를 제공한다. 유저는 몬스터가 다음 턴에 할 행동을 미리 알 수 있다. 유저는 이를 보고 이번 턴에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몬스터의 패턴을 보여줘 자연스럽게 유저의 전략적 플레이를 유도한 셈이다.

 

다음 패턴을 미리 보여준다는 점 때문에 대처가 쉬울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마냥 그렇지는 않다. 게임에서는 당장 공격을 하지 않더라도 계속 플레이어의 덱에 ‘저주’ 카드를 섞어 손패가 꼬이게 한 뒤 공격하는 몬스터, 또는 매턴 방어도를 올리다가 일정 턴이 지나면 강력한 공격을 퍼붓는 몬스터 등 다양한 패턴의 몬스터가 등장한다. 당장 바로 다음 턴의 패턴만 보고 게임을 진행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덕분에 게임을 반복할수록 상황별 몬스터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과 덱을 짜게 됐다. 그러면서 어렵게 느껴지던 몬스터가 점차 쉬워지는 ‘공략’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몬스터 머리 위의 아이콘을 통해 다음의 행동 패턴을 알 수 있다.


어렵게? 아니면 쉽게? 플레이어가 선택하는 난이도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유저가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다.

 

시스템 딴에서 몬스터의 공격력이나 체력 등을 낮추는 ‘난이도 설정’이 아니다. 유저는 게임에서 갈림길 선택을 통해 몬스터를 최대한 회피해 보스에 도달할 수 있다. 또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좋은 카드와 좋은 유물을 획득할 확률이 높은 ‘엘리트 몬스터’에 도전할 수도 있다.

 

게임은 몬스터와 엘리트 몬스터, 상점, 휴식터 등의 배치를 미리 알 수 있는 ‘맵’을 제공해 유저들이 자신의 플레이를 전략적이고 능동적으로 할 수 있게 유도하고 있다. 

 

덕분에 ‘강력한 몬스터를 만나 죽더라도 시스템 딴에서 게임의 ‘랜덤 조우 시스템’에 불만이 생기기보다는 “다음번에는 더 안전한 경로를 선택해야겠다”는 전략을 짜게 됐다. 경로를 선택하는 구조가 게임의 ‘랜덤성’이 주는 불쾌감을 최소화하는 장치처럼 느껴졌다.

맵 전체를 확인하고 진행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


# 신선한 게임을 원한다면 ‘강추’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간만에 등장한 수작이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전략카드배틀의 진입장벽을 크게 낮추면서도 로그라이크의 장점을 잘 흡수해 높은 완성도를 갖췄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얼리액세스’ 상태라는 것이 놀랍게 느껴질 정도다. 개발사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완벽한 자체 한글화까지 제공하는만큼 언어에 대한 압박도 없다. 전략카드배틀, 로그라이크 장르를 좋아한다면, 그리고 신선한 게임을 원한다면 <슬레이 더 스파이어>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현재 스팀에서 17,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혹시 17,000원이라는 가격이 부담된다면 ‘스팀’ 플랫폼 특성상 할인 가능성이 있으니 ‘찜’이라도 해두는 것은 어떨까?

 

<슬레이 더 스파이어> 스팀 상점 페이지 



※ 재미는 보장됐지만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게임을 소개하는 ‘굿게임 픽업’ 코너는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할 예정입니다. 혹시 좋은 게임을 알고 있다면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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