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에 대한 강력한 대응, '갓겜과 망겜'을 가른다

조회수 2018. 1. 31. 16: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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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 밸런스 붕괴, 유저 이탈 등 심각한 영향 초래.. 게임의 성공 유무와 직결

게임의 공정성을 해치는 불법 프로그램, 이른바 ‘​핵(hack)’을 만들거나 사용하는 이들, 그리고 그를 막으려는 게임사의 싸움은 플랫폼을 막론하고 계속되어 왔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으로 넘어오고 타 유저와 함께 플레이하게 되는 상황이 주가 되면서 문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게임 내 핵이 성행하면서 정당하게 즐기는 유저들이 피해를 보고, 정상적인 환경에서 플레이 하기 어렵다는 스트레스 때문에 게임에서 이탈하는 현상이 점점 잦아들고 있다. 게임사도 이제는 일시적 접속 제한, 처벌에서 나아가 강력한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 어느덧 핵에 대한 대응은 콘텐츠 업데이트만큼 ‘게임의 흥망성쇠’를 가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 유저 이탈에 심각한 영향 초래, 인지도에도 지장

 

핵에 대한 조치는 경고, 일정 기간 접속 제한을 하거나 예방을 위해 클라이언트 보안 강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의 유저들이 핵을 사용하고 있는 탓에 회사 차원으로 대안을 내놓아도 사그라지는 모습을 쉽게 감지하기 힘들었다.

 

국내의 경우, 작년 한 해 핵, 오토 프로그램의 판매, 유통으로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게임위)에 신고 되거나 게임위가 자체 조사한 사이트 및 카페의 수가 1,408건으로 집계됐다. 게임위는 2017년 중반 이후 수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올해도 다양한 게임들이 출시되는 만큼 불법 행위에 대한 대처가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다.

2017년 게임별 불법 프로그램(핵·오토) 판매·유통 사이트·카페현황.​

서두에서 밝혔듯이, 핵에 대한 유저 반응은 매우 민감하다. 개선을 요구하는 의견을 내놓는 이도 있지만, 불만을 가지고 이탈해버리는 유저도 많다. 블리자드 <오버워치>의 경우 당시 1위를 지키던 <리그 오브 레전드>와 함께 PC방 점유율 20%대를 유지하며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에임핵’ 문제로 인해 유저가 대거 빠져나가며 10%대로 내려가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를 볼 때, 핵은 더 이상 간과할 문제가 아니다. 게임사들은 내부적인 조치를 진행함과 동시에 관련 정부기관을 통한 강력한 대응을 병행하기에 이르렀다.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은 재작년 관련 처벌 법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 의원은 많은 핵이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만큼 게임사의 적극 제재와 더불어 관련 부처가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체들의 대응 사례를 알아봤다.

 

 

# 게임사, 자사 권리-손해 방지 대한 강력 대응 나서

 

게임사의 대응은 법적 조치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23일 국내 오픈 베타를 실시한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는 강력한 조치로 게임 내 핵이 거의 없는 환경을 만든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회사는 작년 10월 ‘배틀로얄’ 모드를 무료 업데이트하며 게임 인기 상승에 큰 탄력을 받았다. 첫날 100만 명이 몰릴 정도로 많은 유저들이 몰렸으며, 트위치 인기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 따른 핵 사용자도 함께 유입됐고 게임 운영에 지장을 주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에픽게임즈는 다수의 핵 사용자 계정을 영구 차단함과 동시에 과도하게 사용한 2명을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 침해로 노스캐롤라이나 연방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강수를 뒀다.

2명의 피고인이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15만 달러(약 1억 6천만 원)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에픽게임즈는 허가되지 않은 프로그램으로 자사 게임 권리를 침해했으며, 유저 이탈 등 손해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또 회사는 이들 중 한 명이 9번이나 영구 계정정지를 당했음에도 계속 새 계정을 만들어 핵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불법 프로그램 제작에도 관여되어 있으며, 이를 판매해 수익 활동도 진행했다고도 밝혔다.

 

핵 사용에 대한 에픽게임즈의 초강력 대응에 전 세계 업계가 주목했다. 하지만, 해당 소송은 12월이 되어 색다른 양상으로 흘러갔다. 이유는 2명 중 한 명이 14세 미성년자였기 때문. 에픽게임즈는 상대가 미성년자임을 감안해 용서하고 모든 소송을 중단했다.

 

다만, 다시 에픽게임즈의 게임에서 핵을 사용할 경우 5천 달러(약 536만 원)을 배상금을 내야 한다. 나머지 한 명 역시 미성년자는 아니지만, 같은 전제조건에 합의하며 모든 소송이 중단됐다. 에픽게임즈는 컴퓨터 밴부터 핵 유저 영구 제재 등을 통해 핵에 대응 중이며, 글로벌 서비스뿐 아니라 국내 서비스에서도 동일하게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에픽게임즈와 핵을 사용한 14세 유저 가정의 합의서 일부.
핵에 대한 포트나이트의 강력 대응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라이엇 게임즈도 2016년, 소위 ‘헬퍼’라 불리는 핵 판매자 11명에 대해 법적 대응을 진행했다. 공정한 이용 환경 조성을 위해 강경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진행됐으며, 이들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핵 유포, 판매로 3억 5,000만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밝혔다. 라이엇게임즈는 수사 진행 과정에서 판매자로부터 합의를 요청받기도 했으나, 강경 대응을 밝힌 만큼 판매자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회사는 향후 유사 사례에 대해서도 같은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사 사례는 블리자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블리자드는 지난 19일, <오버워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핵 개발자, 유포자 및 판매자 13명이 적발, 서울중앙지방 검찰청에 송치됐다고 밝혔다.

 

블리자드 역시 핵에 대해 다양한 제재를 진행했지만, 실질적인 법적 조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피의자들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7년 1월부터 12월까지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에 의뢰, 공조 수사를 함께 진행, 위와 같은 결과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법률에 따르면 핵에 관련된 모든 이들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처벌을 받게 된다. 블리자드는 공정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 핵에 대한 강력한 처벌 필요, 적극 대응은 계속될 듯

 

이동섭 의원이 작년 4월 개최한 ‘불법게임물 근절을 위한 포럼’에서, 당시 포럼에 참석한 업계 및 학계, 경찰 관계자들은 불법 서버, 핵에 대해 모두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당화될 수 없는 행위인 만큼, 관계자들 간 긴밀한 공조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법적 대응과 더불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업체 차원에서의 불법 프로그램 탐지 기술도 도입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넥슨이 세운 AI 전담조직 ‘인텔리전스랩스’에서 개발한 핵 프로그램 탐지 기술은 핵을 사용했을 때 공통으로 나타나는 게임 영상을 학습,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유저의 핵을 사용 여부를 감지한다. 회사는 전 게임에 확대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호기심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옳지 않은 방법으로 시도되는 핵의 사용은 이제 개인만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는다. 게임사에게는 게임 내 밸런스를 해치는 심각한 외부적 요인이며, 비정상적으로 콘텐츠가 빠르게 소모돼 필요 이상의 콘텐츠 추가 비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유저 이탈로 흥행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만큼 강력한 대응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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