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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스타크래프트'를 꿈꿨던 게임들

조회수 2017. 8. 7. 15: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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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 전성기에 출시된 국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는 1998년 처음 등장해 2000년대 후반까지 오랜 시간 동안 국내에서 크게 흥행하며 ‘국민게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e스포츠의 시작을 이끈 게임이기도 하죠. 최근에는 해상도, 시스템, 음성 등을 리마스터링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출시되며 다시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가 흥행을 이끌던 당시, 국내에서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붐'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여러 국내 게임사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출시하면서 ‘제 2의 스타크래프트’를 꿈꿨죠. ​<임진록>, <천년의 신화>, <킹덤언더파이어> 등 ​정말 수 많은 게임들이 출시됐습니다. PC 패키지 시장의 전성기였던 그 때, 시장에 출시된 국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들을 모아봤습니다.



#임진록 시리즈 (1997~2001)

<임진록> 시리즈는 조선시대 ‘임진왜란’이 배경인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1997년 출시된 첫 작품인 <임진록>은 당시 기준으로는 고퀄리티의 그래픽이라 평가받았지만 널리 알려지진 않습니다. 이후 한층 업그레이드된 그래픽과 시스템을 갖추고 2000년에 출시된 <임진록2>와 2001년 출시된 확장팩인 <임진록2+ 조선의반격>이 대중적으로 알려졌습니다.


<임진록2>와 <임진록2+ 조선의 반격> (이하 임진록2)의 특징 중 하나는 날씨와 풍향에 따라 게임 내 요소들이 영향을 받는 ‘기후’ 시스템입니다. 게임의 자원에는 쌀과 감자를 채집해서 얻는 ‘식량’과 대나무와 나무를 베어 얻는 ‘나무’가 있는데요. 이 중에서 쌀과 나무는 한 번 채집하면 사라지지만 감자와 대나무는 비가 2번 내려야 다시 자라나죠.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자원이 없을 때 비까지 내리지 않으면, 가뭄을 겪는 농민들의 고초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가뭄이 오면 시장에서 기우제 부적을 구입한 뒤, 주술사 장수를 이용해 ‘기우제’를 지내 강제로 비를 내리게 해야 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Ace Saga 유튜브 영상 중 캡쳐

기우제는 자원 재생산 뿐만 아니라 전략적인 요소로도 활용됐습니다. <임진록2>에서는 얕은 강을 건널 수 있지만, 비가 내리면 강물이 불어서 건널 수 없게 됩니다. 위급한 상황이라면 기우제를 지내, 적의 병력 지원을 차단할 수 있죠. 이외에도 강물이 불어날 때 강 위에 있는 유닛이 수장된다는 것을 이용해 ‘살수대첩’을 재연하기도 했습니다.


<임진록2>의 또 다른 특징은 ‘장수’ 입니다. ‘장수’는 <워크래프트 3>의 영웅들처럼 한 명만 생산할 수 있는 대신, 강력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유닛들입니다. 장수들은 장비를 착용할 수 있고 각자 고유의 스킬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수 중에서는 ‘번개’ 스킬로 강력한 손맛을 자랑하는 ‘사명대사’가 가장 인기있었습니다.


번외로, <임진록2+ 조선의 반격> 확장팩이 출시될 당시, ‘임진록 온라인 거상’이라는 부록이 추가됐는데요. 부록이 많은 인기를 독립적인 게임으로 출시되게 됐습니다. <임진록 온라인 거상>은 나중에 <천하제일 거상>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죠.

이미지 출처 : <천하제일 거상> 공식 홈페이지 국가별장수 아트웍

# 천년의신화 시리즈 (2000~2003)

<천년의 신화>는 2000년 경주 세계문화엑스포를 맞아 엑스포 조직위원회가 청소년 놀이문화 육성과 국내 게임산업 발전을 목표로 게임 개발업체 드림웨어와 함께 개발한 게임입니다. 게임의 세계관은 고구려, 백제, 신라가 공존하는 삼국시대가 배경이죠. 이후 KBS에서 고려 시대가 배경인 드라마 ‘태조 왕건’이 인기를 끌자 기존 고구려 유닛에 고려 장수들을 추가해 4개국이 되긴 하지만요.


2003년에는 경주 세계문화엑스포에서는 경주시와 경상북도,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참여해 후속작 <천년의 신화 2>를 출시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KBS 홈페이지

게임 시스템을 보면, <천년의 신화> 시리즈는 전반적으로 <임진록2>와 닮아있습니다. 장수가 있고, 밤낮이 바뀌는 시간 시스템, 강물이 불었다가 원래대로 돌아가는 기후 시스템도 있죠. 사실, <천년의 신화> 외에도 당시 국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대부분은 ‘장수’ 시스템을 기본으로 갖춘 채 출시됐습니다.


<천년의 신화> 시리즈의 특별한 점은 ‘화살’ 시스템입니다. 시장 건물에서는 ‘화살’. ‘독화살’, ‘불화살’, ‘쌍화살’을 판매하는데요. 일반 화살은 통상적인 공격용, 독화살은 생체 유닛에 지속 대미지, 불화살은 건물에 지속 대미지, 쌍화살은 1.5배의 대미지를 줍니다. vs 건물, vs 생체 유닛, vs 공성 유닛 등 전투 상황에 화살을 바꿔가며 전략적인 전투를 할 수 있습니다.


각 화살은 일반 화살을 제외하면 제법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자원 관리도 신경 써야 했습니다. 전투에서나 전략에서나 화살은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작용했죠.

이미지 출처 : Ace Saga 유튜브 ​영상 중 캡쳐

# 삼국지 천명 시리즈(1997~2000)

<삼국지 천명>과 <삼국지 천명2>는 동서게임채널에서 개발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게임 이름만 보면 ’삼국지’를 배경으로 위, 촉, 오군의 전투가 벌어질 거 같지만 내용물은 완전히 다릅니다. 유비, 조조, 손권군의 세력으로 나뉜 기본 콘셉트만 ‘삼국지’에서 따왔을 뿐이죠.


<삼국지 천명>은 미래 세계가 콘셉트입니다. 다양한 메카닉 유닛과 비행 유닛, 터렛, 심지어는 스텔스 유닛도 등장하죠. <삼국지 천명2>로 가면 각 세력의 콘셉트가 더 세분화 됩니다. 스토리를 살펴보면 위나라가 막강한 전력으로 중원을 통일하자, 유비와 손권이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다른 세계로 빨려 들어갑니다.


유비는 과학 기술이 발달한 미래 세계인 테크월드에 도착하고, 손권은 마법이 존재하는 매직월드에 도착하게 되죠. 남아있는 조조의 중원도 차원이동의 여파로 전설이 살아 움직이는 파워월드로 변화하게 됩니다. 각 세력은 이런 콘셉트에 맞는 병력을 생산하죠.

이미지 출처 : 38 P 유튜브 영상 중 캡쳐

<삼국지 천명2>에서 위나라는 기린, 불사조 등의 전설에 등장하는 유닛을 생산하고, 촉한은 총병, 탱크, 로봇, 공중전함 등을, 오나라는 마법사, 수도승, 드래곤 등을 생산합니다. 세 가지 세력이 있다는 것과 장수와 유닛 이름을 삼국지에서 따왔다는 것을 제외하면, ‘삼국지’라는 콘셉트는​ 눈꼽만큼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게임의 시스템도 콘셉트 만큼이나 독특합니다. <삼국지 천명2>에서 유닛들은 죽으면 각자 들고있던 무기를 떨어뜨리는데요. 이 무기를 다른 유닛이 주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매우 약한 졸병 유닛도 강력한 무기를 주워들면 그만큼 강력해질 수 있었죠. 이를 이용해 적 장수를 쓰러뜨린 뒤 떨어진 무기를 아군 졸병이 들게 해, 상대에게 굴욕(?)을 주기도 했습니다.


유저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보자면 <삼국지 천명2>는 나름 혁신적(?)인 도전을 하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당시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단축키를 명령어의 첫 스펠링을 따서 정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공격(Attack) 명령의 단축키가 A인 것이 대표적인 예죠.

이미지 출처 : 38 P 유튜브 영상 중 캡쳐​

<삼국지 천명2>의 단축키는 명령어 창의 배치에 맞춰 정해져 있었습니다. <삼국지 천명2>의 명령어 창은 2X4로 구성돼 있고, 여기서 Q, W, E, R이 윗줄, A, S, D, F가 아랫줄을 맡았죠. 유닛/건물별로 단축키를 외우지 않아도 돼 매우 편리했죠. <삼국지 천명2>는 독특한 콘셉트와 유저 친화적인 인터페이스가 기억에 남는 게임입니다.​



# 킹덤언더파이어(2000)

<킹덤언더파이어>(Kingdom Under Fire)는 판타그램에서 제작해 2000년 출시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국내에서는 영어 스펠링 첫 글자를 따서 커프(KUF)라고도 불렀습니다.


<킹덤언더파이어>는 대전 모드에서 영웅(장수) 시스템, 자원 생산 시스템 등 일반적인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문법을 따르면서도, 싱글모드에서는 RPG 요소를 넣었습니다. 싱글모드에는 장비/포션/스킬/레벨 등이 있고 던전을 탐험하는 미션이 많아 <디아블로>를 즐기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죠.


이같은 게임성을 바탕으로 <킹덤언더파이어>는 출시 당시에 ‘전략과 롤플레잉의 조화’를 슬로건으로 내걸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Ace Saga 유튜브 영상 중 캡쳐

출시 초기에 <킹덤언더파이어>는 ‘온게임넷’과 ’MBC게임’에서 리그가 진행될 정도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국내의 인기를 바탕으로 2001년에는 해외에 발매되기도 했죠. 2001년 이후, 시간이 흐르며 <킹덤언더파이어>의 인기는 점점 <스타크래프트>에 밀려 내려갔지만, 여전히 많은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킹덤언더파이어> 개발사 블루사이드는 원작의 인기를 바탕으로 2004년 <킹덤언더파이어: 크루세이더>, 2005년 <킹덤언더파이어: 히어로즈> 등 후속작을 내놓았습니다. 이후 2008년 한게임과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이후 우여곡절 끝에 지난 3월 중국에 MMORPG <킹덤언더파이어 2>를 출시했습니다. 국내 서비스는 아직 미정이네요.

이미지 출처:<킹덤언더파이어 2> 공식 홈페이지

# 쥬라기원시전2(2001)

<쥬라기원시전2>은 위자드소프트가 개발해 2001년 출시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스타크래프트>가 한창 성공을 거두면서 ‘아류’라는 오명을 사기도 했지만, 게임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1996년 출시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쥬라기원시전>의 후속작입니다.


게임에는 원시인, 티라노, 엘프, 데몬의 네 가지 세력이 있습니다. ​원시인은 이름처럼 돌도끼, 창, 활 정도가 고작일 거 같지만 비행 기체, 보우 머신 등 메카닉이 주력인 종족입니다. 티라노 종족은 이족보행은 기본이고 칼과 갑옷을 착용한 채 전투를 진행하며, 엘프 종족은 마법을 주특기로, 데몬 종족은 생산 비용이 비싼 대신 하나하나가 강력한 것이 특징입니다.


<쥬라기원시전2>은 ‘영웅(장수) 시스템‘과 자원 채취, 건물 건설 등 당시 국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문법을 따르면서도, ‘고기 섭취’라는 독특한 시스템을 추가했습니다. 중립 몬스터를 사냥하면 고기가 드롭되고, 고기를 먹으면 체력을 회복하거나 광폭화 상태가 되는 방식이죠.​

이미지 출처 : Ace Saga 유튜브 영상 중 캡쳐

이외에도 <쥬라기원시전2>는 기계류를 제외한 모든 생체 유닛에 레벨이 있습니다. 유닛은 레벨이 오를 때마다 공격력과 공격 속도가 증가하는데, 레벨 상한이 매우 높은 편이라 일꾼 유닛이 영웅 유닛만큼 강력해지기도 했죠. ​​추가로 유닛이 가지고 있는 스킬 중 일부는 일정 레벨 이상 달성해야 사용할 수 있기도 했습니다.


이런 레벨 시스템 때문에 RPG를 즐기듯 마음에 드는 유닛을 강력하게 육성하는 방식으로 <쥬라기원시전 2>를 즐기는 유저들도 있었습니다. <쥬라기원시전2>는 이같은 독특한 콘셉트 덕택에 제법 많은 인기를 얻었고, 16년이 지난 지금도 제법 많은 마니아들이 카페에 모여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 택티컬 커맨더스(2001)

넥슨이 2001년 출시한 <택티컬 커맨더스>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과 MMO를 결합한 게임입니다. 유저 한 명이 한 개 정도의 분대만 조작하고, 여럿이 모여 국가 단위의 전쟁을 펼치는 것이 특징이죠. 당시 <택티컬 커맨더스>는 MMORTS 장르라 불렸습니다.


<택티컬 커맨더스>의 또 다른 특징은 RPG 요소입니다. 게임의 유저들은 각자 아바타를 가지고, 보유한 유닛을 성장시켜 전투에 투입할 수 있습니다. 또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유닛들의 공격력을 강화하거나, 이동속도, 사거리 등을 바꿔 유닛의 쓰임새를 다양하게 전환할 수 있었죠.


<택티컬 커맨더스>는 독특한 게임성 덕분에 2001년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서 4개 부문을 휩쓸기도 하는 등 게임성을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튜토리얼과 밸런스 조절 실패 등의 진입장벽으로 유저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택티컬 커맨더스>는 2005년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38 P 유튜브 영상 중 캡쳐

# 거울전쟁 시리즈(2000~2001)

<거울전쟁> 시리즈는 동명의 소설을 배경으로 엘엔케이로직코리아에서 개발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거울전쟁: 악령군>은 2000년, <거울전쟁 어드밴스드: 은의 여인>은 2001년에 출시됐죠.


<거울전쟁> 시리즈는 개성있는 시스템으로 제법 인기를 끈 작품입니다. 일반적으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은 일꾼 유닛을 활용해 자원을 채취하고, 특정 건물을 지어야 특정 유닛을 생산할 수 있는 구조를 띄고 있는데요. <거울전쟁> 시리즈는 이 형식을 조금 참신하게 바꿨습니다.


자원은 맵에 존재하는 중립 거점 건물을 점령하면 자동으로 조금씩 차오릅니다. 생산할 수 있는 유닛은 건물을 점령한 유닛에 따라 달라지고요. 해방부대의 ‘전사’를 건물에 넣어두면 ‘전사’, ‘도둑’, ‘마녀’를 생산할 수 있고, ‘흑마술사’를 넣어두면 ‘전사’, ‘도둑’, ‘마녀’, ‘늑대인간’, ‘흡혈귀’를 생산할 수 있는 구조죠. 건물에는 최대 4마리의 유닛을 넣을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Ace Saga 유튜브 영상 중 캡쳐

추가로 일부 유닛은 ’전직’으로만 얻을 수 있습니다. <거울전쟁> 시리즈의 유닛 대부분은 ‘레벨’이 있고, 일부 유닛은 일정 레벨 이상 올리면 전직할 수 있습니다. ‘흑마술사’가 전투를 통해 레벨 5 이상 달성하면 ‘요마술사’로 전직할 수 있죠.


일부 유닛은 특정 유닛 두 마리를 합체시켜 만들 수 있습니다. 한 예로, ‘악령군’의 ‘리치’ 유닛은 ‘좀비’ 또는 ‘해골전사’와 ‘유령’을 합쳐 만들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특정 유닛의 ‘소환’ 스킬로만 생성되는 유닛도 있습니다.


<거울전쟁> 시리즈는 ‘레벨업’과 ‘전직’, ​‘소환’, ‘합성’ ​등의 독특한 생산 시스템, 그리고 진영마다 가진 특유의 콘셉트 덕에, 국내 유저들 사이에서 수작으로 평가받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중 하나입니다.

이미지 출처 : <거울전쟁 어드벤스드: 은의 여인>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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