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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새로운 먹고 살기를 고민하는 당신께

조회수 2017. 5. 24. 12: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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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창업 실험, 결과를 보고합니다.
40대 힘내세요!  이 인터뷰는 직장인 교육 플랫폼 '퇴사학교'의 <마흔의 퇴사> 인터뷰 시리즈 중 한 편으로, 40대 가장들을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어깨는 무겁고 마음은 고독한 나이를 겪고 있는 가장들의 솔직한 퇴사, 그리고 인생 이야기와 새로운 인생 2막 이야기를  퇴사학교가 담았습니다.

새로운 먹고 살기를 고민하는 당신께


마흔이면 불혹이라고 미혹함이 없어진다는데, 오히려 나는 마흔을 앞두고 내 삶에 대한 의심과 고민이 많아졌다. 탄탄한 금융회사에서 제법 잘나가는 간부 직원으로 커가던 시기에 이제 와서 '내 인생을 찾아보겠다.' 거나 '피곤한 직장 생활에 회의가 든다.'는 고민이 아니었다.

벌써 입사 13년차, 직장생활의 고단함 정도는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내공도 생겼고, 이제 와서 다른 삶을 살 용기도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나의 의심과 고민은 지극히 현실적인 먹고살기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내 가게로 퇴근합니다> (이정훈 저) : '직장 의존적 삶, 괜찮은걸까?' 中 
출처: 한국일보 "상사 눈치에..."

마흔을 앞두고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부모님, 선생님, 선배들이 가르쳐 준 안정적인 성공적인 삶의 경로, ‘좋은 대학-안정적 직장-저축과 주택마련-자산가치의 상승-여유로운 노후‘ 라는 직장인의 성공모델이 여전히 유효한 것이냐는 의문이었다.


길어진 기대여명, 짧아진 실질 정년, 저성장과 구조적 불황이라는 변화가 더 이상 이러한 성공모델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대한민국의 유례없는 성장기에 살아온 앞선 세대와 달리, 이제는 좋은 대학을 나왔다고 취직이 보장되지도, 안정적 직장을 다닌다고 해서 노후가 보장되지 않는다.


결국, 부모님과 선생님의 가르침은 ‘그 땐 맞고, 지금은 틀리는 것'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나름 잘하고 있다는 생각했던 인생에서 회사를 빼고 생각을 해보았어요. 월급 없이는 가족을 부양할 수도 없는, 회사말고는 다른 일을 할 재주나 능력도 없는 초라한 중년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았어요. 직장생활 10년이 넘은 지금에서야 이런 고민을 시작했다는 것이 당황스러웠죠.


직장 의존적 삶, 괜찮은 걸까?


직장을 다니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과 걱정을 한다.

언젠가는 직장을 나오게 될 것이라는 걱정. 그리고 퇴직 후에도 일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 미리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고민하면서, 직장을 떠나서 시작할 수 있는 마땅한 일이란 별로 없다.


퇴직자의 무덤이라는 ‘치킨집‘, ‘편의점‘, ‘카페’와 같은 영세 자영업 뿐이다. 그렇게 마흔은 걱정만 하며 계속 흘러간다. 앞으로 나설 수도, 뒤로 돌아설 수도 없이, 중년 직장인의 대열에 끼어 함께 따라가고 있을 뿐이다.


‘남들도 다 그러고 살잖아.’를 위안 삼으며…


▼ 인터뷰 주인공

#마흔의 창업 '실험'

남산 자락에 오픈한 작은 한식당

도전할 용기가 없다면
우선 실험이라도 해보면 어떨까?

Q.

왜 마흔의 창업 '실험'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A.

마흔이라는 나이는 무언가 새로 시작하기엔 늦었다는 체념과 새로운 도전을 감행할 마지막 시기라는 용기 사이에서 계속 고민하는 시기 입니다. 이미 이루어 놓은 안정적 삶의 기반에 대한 집착과 현재의 삶을 변화시키고픈 욕구가 공존하기에 매번 결론이 없는 고민만 반복하게 되죠

저도 이러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이 길어질수록 선택의 폭은 점점 더 좁아질 것이란 초조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지금 당장 큰 일을 시작할 용기가 없다면, 작게라도 실험해 볼 수 있는 일들을 벌여보자. 성공하건 실패하건 인생의 후반전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되지 않겠나?' 

출처: 제공=이정훈 소장
하나 하나 꼼꼼하게 챙기며 창업을 준비했다.

 그렇게 몇 해 전 겨울, 남산 자락에 15평 작은 한식당을 시작했습니다. 남들이 쓸데없는 짓이라며 타박할 것이 분명하기에 아내와 둘만의 비밀로 하고 조용히 일을 꾸며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직장을 다니며 아내의 도움을 받아서 시작한 장사이기에 크게 대단한 모험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창업이 아닌, 새로운 먹고 살기에 대한 재미있는 실험 정도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성공하건 실패하건 이 재미있는 실험 결과를 보고서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함께 세웠습니다.

성공하건 실패하건, 결과를 남기고 싶었다. 그리고 실험 결과를 꼼꼼히 기록해 보고서로 만들어 출판까지 했다.
<실험의 목표>  
1. 돈을 버는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그 성과를 온전한 내 것으로 한다.

2. 사장이 없어도 운영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보겠다.

3. 그리고 성공하건 실패하건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일을 만들어낸다.

Q.

마흔의 창업 실험 실제로 재미있었나요?

A.

엄청 재미있었어요. 뭔가 나만의 것을 해본다는 기분만으로도 즐거웠어요. 

과연 보통 직장인이던 내가 장사를 해서 성공할 수 있을까? 창업을 시작하면 내 인생이 어떻게 변할까? 앞으로가 기대되고 궁금하고.

Q.

보통은 창업에 쉽게 뛰어들지 못하잖아요...

A.

보통 사람들이 창업을 하고 싶은 이유는 ‘나의 일을 하고 싶다’ 잖아요. 근데, 바램만으로 쉽게 뛰어들지 못하는 이유는 먹고살기에 대한 걱정 때문입니다.


자칫 사업이 망하기라도 하면 자신 뿐 아니라 온 가족이 경제적 고통에 시달릴 것이라는 공포를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좋은 직장에 다니는 40대의 회사원이라면 한 번 직장에서 나오는 순간, 예전의 사회적 지위를 다시는 갖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노동시장이 탄력적이지 못해, 40대의 조기 퇴직자가 다시 좋은 직장을 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결국, 창업하겠다고 직장을 그만두고 나서 다시 취직을 하려고 하면 눈높이를 한참은 낮추어야만 합니다.  


 근데 창업 '실험'이 되니 창업에 크게 성공하여 많은 돈을 벌거나 장사가 잘되어야 된다는 걸 기대하기 보다는 인생의 새로운 기회를 가진 것만으로도 이미 행복했어요. 새로운 인생을 모색하는 하나의 실험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먹고사는 것이 가능한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마흔의 퇴사, 그리고 홀로서기

출처: 이정훈 소장 제공
책상 하나를 두고 독립했다

Q.

퇴사를 고민하지 않고 시작한 실험, 그런데도 퇴사를 결국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회사를 계속 다닐 수도 있었지만, 더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경제적인 여건이 가능해 지고 나니, 새로운 일을 좀 더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고 싶은 욕심이 점점 더 커지게 된 것 같아요.

하지만 막상 퇴사를 고민할 때는 엄청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충분한 여건을 만들어 놓았는데도, ‘나중에 이 결심을 후회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죠. 


저는 직장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그 동안 직장에서 쌓아온 경력과 주변의 평가에도 자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니 이 모든 것을 하루 아침에 버리는 일이 쉽지는 않더라구요.   

언젠가는 직장생활도

Exit을 할 수밖에...

A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드는 생각은 언젠가는 직장생활도 Exit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40대라는 나이는 '운신의 폭이 좁아져있고', '지금껏 쌓아온 것들이 아깝고', '거대한 행렬 가운데서 벗어날 수도 없고', '변해야하는 것은 아는데 변하기는 힘들고'. 다급해지는 나이인 것 같아요. 그래도 변화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이 시기가 뭔가 해볼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지 않을까. 

퇴사 후 시작한 개인브랜드

Q.

마흔의 나이에 이런 결심을 하기가 쉽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A.

저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제 결론은 지금이 그나마 가장 적합한 시기라는 것이었습니다

.

마흔의 나이는 인생의 중간이기도 하지만 직장생활에서도 딱 중간이 되는 시기입니다. 정년이 보장되는 몇몇 직장을 제외하고는 20대 후반에 취업하여 50 대 초반에 퇴직을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

제 경우에도 마흔이 되니 직장에서 13년을 보냈고 남은 기간도 그 정도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

그러니 이미 지나온 시간의 매몰비용과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기회비용을 함께 고려한다면  가장 적합한 시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자영업, 그것도 한식당을 ?

외식 7천 끼의 내공
먹는 것은 누구보다 잘하지!


먹고사니즘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장생활 중 이러한 삶이 가능한지 알고 싶었습니다. 퇴직 후에 창업을 하게 되면 엄청난 부담이니까요. 영세 자영업은 퇴직자의 무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식당, 편의점, 술집의 창업은 성공 확률이 낮습니다.


하지만 훌륭한 음식을 만들 수있다고 반드시 음식 장사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집에서는 국 한 번 제대로 끓여본 적이 없지만 직장생활하는 동안 밖에서 사먹은 끼니만 7천 끼가 넘겠더라고요. 지난 13년간 이른 출근과 매일같은 야근으로 세끼를 모두 밖에서 해결해야만 했었거든요. 결국 음식을 만들지는 못해도 고객으로서의 경험은 누구보다도 풍부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아직도 성업 중인 이정훈 소장의 가게

장사 초보지만 아직은 안정적으로 제법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경험도 없고 요리도 할 줄 모릅니다. 경험도 많고 나이도 많은 분들이 한식당을 많이 하시지만, 저는 제가 잘할 수 있는 일, 외국어 활용 다양한 마케팅, 전 직원 인센티브 제도, 사업 기획력 등 직장에서 배운 기술을 활용해서 사업에 활용했습니다.

일하는 기간에 맞게 적절한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기도 하고, 알바들까지 모아 영업 회의를 하면서 매출이 얼마인지 공유하고 서로의 업무를 명확히 하고 매뉴얼도 만들고 했어요. 회사 놀이를 한 거죠. 근데 식당에서는 이런 걸 잘 안하니까 오히려 알바나 직원분들이 너무 재미있어하더라고요.


#마흔, 그리고 주체적 삶

Q.

이정훈 소장님이 말하는 주체적인 삶이란 무엇인가요?

A.

 2가지가 이뤄져야 주체적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자주적 경제 활동은 현실이에요월급에 의존하지 않는 것. 누구나 자유롭게 살고 싶고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지만, 못하는 이유는 결국 먹고살기 현실이잖아요. 경제적인 것에 종속되어버립니다.

자주적 경제활동이 꼭 월급을 중단하고 자영업을 해야 된다는 것이 아니고요.  같은 월급을 받아도 자기의 인생 계획에 맞게 잘 꾸려나가는 것. 내가 스스로 이 돈을 쓰고 계획을 세워 맞춰서 잘 사용하느냐와 이 돈에 매달려서 사느냐의 문제입니다. 현실적으로 이게 안되면 꿈이 아니고 여기에 끌려갈 수밖에 없더라고요. 돈 때문에 살아가지는 인생.

A

독립적 인생 계획은 꿈이에요. 인생이 내가 정말 살아가고 싶은 삶이어야하는데, 대다수는 나중에 뭐 할거야? 꿈이 뭐니? 인생 계획이 뭐니? 하면 대부분 회사와 결부시켜 말합니다.


50에 퇴직을 하면, 그 때 임원이 되면 등등. 그건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선택하는 것에 내 인생을 맡기는 것이라 생각해요.


나는 어떤 사람이 되겠다, 무슨 일을 하겠다 라고 말할 수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회사는 결국 여러 가지 내 인생의 일부라고 생각하거든요. 내 인생 큰 그림, 계획이 있어야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실험을 멈추지 않는 것

Q.

앞으로의 계획은?

A.

우선, 지난 달에 원래 가게 옆에 새로운 스테이크 펍을 오픈했습니다. 아직 초기단계라 장사가 잘 되고 인기가 좋은 가게로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해볼 생각입니다. 사실, 이전의 가게와는 전혀 다른 컨셉 인데요, 새로운 경험을 통해 또 다른 기회가 많이 생기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퇴직과 동시에 제 ‘먹고살기’의 전략은 ‘새로운 실험을 멈추지 않는 것’ 입니다. 가게 하나 잘 차려 놓아서 그걸로 편하게 먹고 살겠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한 생각 입니다.
여러가지 일을 함께 꾸려나가며 소득을 다양하게 발생시키고, 계속해서 새로운 일들을 경험하며 먹고살기에 대한 역량을 계속 키워 나가며 인생의 경험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것 이지요.  그러니 새로운 일들을 계속 만들어 가야만 합니다.

장사 외에도 ‘계속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그 이야기를 글로 쓰겠다’는 계획도 계속 실천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드롭아웃(가제)’이라는 제목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드롭아웃은 ‘중퇴생’ 외에도 ‘기성체제 거부자’라는 뜻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정해진 인생을 벗어나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인터뷰에서 못다한 이야기는 이 책에서 마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웃음)

 


이 인터뷰는 스토리펀딩에 연재 중인 퇴사학교의 <마흔의 퇴사> 인터뷰 프로젝트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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