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 항공 3411편 사건은 왜 이토록 사람들을 분노하게 했을까

조회수 2017. 4. 19. 01: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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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 항공 3411편 사건으로 돌아보는 기업 위기관리의 노하우

2017년 4월 9일, 시카고 - 루이빌 유나이티드 익스프레스 3411편 기내에서 한 승객이 강제로 끌어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  사건 당시는 항공기가 출발하기 전, 승객이 착석한 이후였다.
  •  유나이티드 항공은 접속 포인트에 가야 하는 리퍼블릭 항공 직원을 수송하기 위해 승객 네 명을 차출했다. 
  •  차출된 승객에게 800달러까지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지원자가 없었다. 
  •  매니저가 항공기에 탑승하여 비행기를 떠날 네 명의 승객을 지목했다. 
  •  지목된 승객 중 한 명이 사고 장본인인 호아족 출신 미국인 의사 데이비드 다오(David Dao)다.
  •  다오는 하차를 거부했다.
  •  유나이티드 항공이 제공을 약속한 이후 비행기 편은 다음 날 오후 3시였다.
  •  다오가 탄 비행기는 일요일 밤 비행기였다.
  •  다오는 하차를 거부하고 자신이 의사이며, 진료해야 할 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  유나이티드 항공은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  실랑이가 이어졌고, 승객 다오는 머리와 입에 생명에 지장이 없는 부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되었다.
  •  승객(다오)이 끌려나가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됐다. (이상 사건 개요 - 위키백과 참고)

이 사건의 개요나 그 결과보다는, 이 사건을 통해 기업 위기관리의 어떤 점을 배울 수 있었는지를 정리해보았다.

위기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

이번 사건은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이다. 미국 항공사들은 국내선에 특히 잦은 '초과 예약'(overbooking; 오버부킹)과 '공차회송'(dead-heading; 데드헤딩)을 일삼고 있었다. 그래도 됐다. 이미 미국 항공사는 인수합병을 통해 소수의 업체가 미국 국내선 항로를 독과점한 상황이다.

직원은 규정과 시스템에 따라 일을 처리했다. 이륙하기 조금 전, 자사 직원이 루이빌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발행했다. 규정에 따라 이미 돈을 제대로 내고 타 있는 승객을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내보냈다.

하지만 잘못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감시하고 개선할 수 있는 그 위의 시스템이 부재했다. 시스템 자체가 문제가 있을 경우 이를 고칠 방법이 부재했던 것이다.

위기관리의 대원칙은 '위기를 만들지 말라'이다. 회사 시스템이 문제가 없는지 항상 살피고 또 살펴, 위기 자체가 발생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위기관리의 첫 단추라는 말을 이번 기회에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 = 대외 커뮤니케이션

디지털과 친숙하지 못한 의사결정권자들은 착각하곤 한다. '기밀'(confidential) 같은 단어를 문서에 적어놓고 이메일을 보내면 그 문서는 자동으로 철저한 보안이 되는 걸로. 마치 그 단어가 엄청난 자물쇠나 금고의 역할을 하는 걸로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디지털 시대에선, 데이터가 디지털화 되는 순간, 전 세계로 순식간에 퍼져나갈 가능성이 생긴다. 이 사태에선 바로 유나이티드 항공 CEO가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이 그랬다.

의도는 알겠다. 앞으로 계속 영업은 해야 하니 현장에 있는 직원들을 격려해 동요 없이 비즈니스를 지속해야 했겠지.

하지만 마치 직원이나 회사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고, 오로지 성난 한 승객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듯한 어투는 너무나도 잘못됐었고, 그 이메일은 전 세계에 뿌려졌다.

문제가 된 세 문장

"우리 직원은 이런 상황에 대응하는 사내 규정과 절차를 따랐다."
"우리 전 직원을 매우 지지한다. 그리고 우리 직원들에게 계속해서 우리가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을 권한다."
"그(끌려나간 승객)에게 추가로 몇 차례 더 비행기에서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요청하면 할수록 그는 더 갈등을 야기했고, 적대적으로 변했다."

아마, 이 이메일을 받은 직원 중 CEO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있지 않았을까. 전 세계의 공감대(유나이티드 항공이 정말 잘못했다는, 승객은 아무런 잘못이 없었다는)가 옳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 직원이 언론에 제보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그러니 절대로 사내 이메일을 보내면서 민감한 내용이나, 민감하게 읽힐 여지가 있는 내용을 담지 말아야 한다. 전 세계에서 정보 보안으로는 거의 최고 수준이라고 불리는 CIA조차 그 내부 문건이 스노든에 의해 유출되지 않았나.

사과는 처음부터 한 번에 잘 해야 된다

A가 B를 때렸다. 그리고 A가 B에게 '넌 맞을 짓을 해서 맞은 거야'라고 이야기했다. 화가 난 B는 A를 고소했다. 법정에서 A는 '진심으로 미안하다. 내가 당신을 때린 건 정말 잘못된 행위였다.'라고 말했다. 그럼 B가 A를 용서해야 될까? 만약 B가 A의 첫 발언을 기록으로 남겨놨다면, 소송에서 승소할 확률이 매우 높아질 것이다.

A가 바로 유나이티드 항공이었다. 첫 사과에서 이 항공사는 미안하다고 얘기했다.

아래는 첫 사과문을 번역한 것이다. 

"유나이티드 항공에서도 이 사태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재배치해야 됐던 승객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긴급하게 팀을 편성해 정부에 협조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조사하고 있습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이 승객(끌려나간 승객)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근데 미안한 이유가 승객을 '재배치'('re-accommodate')하게 돼서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니까 '네가 돈을 다 냈고, 자리에 앉아있었지만, 우리 직원을 태워야 해서 너를 네 자리에서 끌어내서 입술을 터지게 만들고 복도에서 질질 끌어서 쫓아냈기' 때문에 미안한 게 아니었다.

좋은 사과문의 정석이 있다.

  1.  무슨 일을 했고,
  2.  그래서 미안하고,
  3.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겠다.

이걸 아주 정확하고 제대로 밝혀야 한다. ‘내가 널 때려서’ 미안하다고 이야기해야지, ‘내 주먹이 너의 얼굴에 닿아서 네 치아가 망가지게 되어’처럼 마치 자신의 잘못은 하나도 없었다는 식으로 사과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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