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주는 '좋은 지방'!?

조회수 2017. 3. 6. 0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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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지방, 너 참 밉다

지방은 우리 몸의 잉여 에너지를 비축하는 역할을 합니다. 마치 은행에 돈을 맡겨두는 것처럼 말이죠. 물론 예금은 쌓일수록 든든하지만 지방은 과도하게 축적되면 애물단지가 된다는 점이 서로 다르긴 합니다.

살 빼주는 ‘좋은 지방’?

한번 몸에 쌓인 지방을 빼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식이요법과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여 오랜 기간 노력해야 하죠. 그런데 최근 몸 속 지방을 ‘좋은 지방’으로 바꿔 오히려 살을 빼는데 이용하는 방법이 발견됐습니다.

지난 1월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글래드스톤연구소 솅 딩 선임연구원팀은 피부 항암제 ‘벡사로틴’에서 백색 지방 세포를 갈색 지방 세포로 바꿔 주는 효능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쥐에게 4주간 같은 양의 고칼로리 식단을 먹이면서 그중 절반에게는 벡사로틴을 처방했습니다. 벡사로틴을 처방받은 쥐는 그렇지 않은 쥐보다 갈색 지방 비율이 높고, 신진대사량이 20%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벡사로틴을 처방받은 쥐는 갈색 지방으로 인해 평소 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기 때문에 살이 덜 쪘죠.

백색 지방? 갈색 지방?
출처: Sciengist
갈색 지방(왼쪽)과 백색 지방(오른쪽)

백색 지방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보통 지방입니다. 반면 갈색 지방은 열을 내며 우리 몸의 신진 대사를 활발하게 해주죠. 흔히 지방은 많을수록 나쁠 것 같지만 갈색 지방의 비율이 높아지면 오히려 에너지를 더 쉽게 소모하게 됩니다. 연구팀은 체내에 갈색 지방이 1년간 50g만 늘어나도 4.2kg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논문의 제1저자인 바오밍 니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박사 후 연구원은 “기존의 체중조절 약물은 입맛을 떨어뜨리는 게 대부분이었고, 벡사로틴처럼 신진대사 속도를 높여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도록 해서 근본적으로 살이 빠지게 해 주는 약물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딩 연구원은 “갈색 지방을 늘리는 것은 비만뿐 아니라 비만성 당뇨 같은 신진대사 관련 질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갈색 지방 연구는 진행중!
출처: Sciengist
영유아에게 있는 갈색 지방

갈색 지방은 성인에게는 거의 없고, 쥐 같은 작은 동물이나 영유아에게 많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몸집이 작은 동물은 갈색 지방이 없으면 체온을 제대로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몸에 열을 내는 갈색 지방 비율이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2009년 미국 하버드대의 유 후아 쳉 박사와 브루스 스피겔먼 박사팀은 환자의 펫시티(PET-CT, 양전자방출단층촬영) 결과를 살펴보다가 성인에게도 에너지를 소모하는 갈색 지방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2012년에는 브루스 스피겔먼 박사가 백색 지방과 갈색 지방이 아닌 ‘제3의 지방’인 베이지색 지방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냈습니다. 베이지색 지방은 평소에는 백색 지방처럼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능을 하지만 기온이 낮아지거나 특정 호르몬, 캡사이신과 결합하면 갈색 지방처럼 열을 만들어내고, 에너지를 연소시키는 역할을 해낼 수 있습니다.

아직은 동물이지만

솅 딩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쥐를 대상으로 한 결과로 아직 사람에게 상용화하기는 이릅니다. 하지만 지방에 대한 연구가 계속 되고 있는만큼 언젠가 보다 수월하게 마음에 드는 몸을 가꿀 수 있는 방법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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