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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정말 둥급니다

조회수 2017. 7. 14. 18: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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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NASA/Samantha Cristoforetti
ISS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
왜 지구는 둥근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은 이제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집니다. 완벽한 원이 아니라 약간 찌그러진 감자 같다는 사실도 익히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나쁜 과학자(The Bad Astronomy)라는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Phil Plait은 BBC에 ‘평평한 지구 학회(The Flat Earth Society)’에 관한 글을 게재했습니다.


Phil은 그 글에서 평평한 지구 학회를 나무라는 건 잘못됐다고 주장합니다. 인류의 지적 추구의 역사는 중요하기도하고 흥미로우니 어느 정도 가치가 있습니다. 기존 학설에 반하는 괴짜 과학자나 음모론에 무작정 비난을 퍼부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과학 설명왕' 기질을 발동해 왜 지구는 명확하게, 절대적으로, 확실히, 100% 평평하지 않은지 설명드리겠습니다.

1. 달을 보라

오늘날 인류는 달이 전지전능한 신이라든지, 토끼가 방아 찧는 곳이 아니란 점을 확실하게 압니다. 개기 월식처럼 달과 관련된 현상들의 원리도 잘 알고 있고요.


그런데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게 엄청난 미스터리였습니다.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고대 그리스인들은 몇 가지 통찰력 있는 관측을 했습니다. 그 관측은 후에 인류가 지구의 모양을 알아내는 일에 도움이 됐죠.


아리스토텔레스는 몇 가지 관측을 통해 지구는 둥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개기 월식을 통해 달의 그림자가 둥근 모양이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달을 가리는 그림자는 지구의 그림자라는 점을 알아냈죠. 개기 월식은 태양, 지구, 달이 일직선으로 위치하게 되는 현상이죠. 지구가 둥근 모양이라는 점을 증명하는 훌륭한 증거입니다.


출처: avier Sánchez
달에 드리운 지구의 그림자

다들 아시다시피 지구는 자전합니다. 자전하는 지구가 매번 개기 월식마다 일관된 타원형의 그림자를 드리운다는 점으로 미루어 지구가 구체라는 특성도 증명해줍니다.



2. 수평선 너머 배를 보세요

항구 근처를 거닐거나, 해변에서 저 바다 수평선 너머를 바라본 적 있으시죠? 저 바다에서 육지로 돌아오는 배를 보신 분도 많을 겁니다. 갑자기 뿅 나타나지 않고, 마치 바다 아래에서 서서히 떠오르는 느낌이 들죠.


물론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이나 만화 '원피스'에 나오는 배가 아니라면 배들은 가라앉았다가 떠오르는 게 아닐 겁니다. 배가 떠오르듯 보이는 이유는 바로 지구가 둥글기 때문입니다.


출처: Moriel Schottlender
수평선을 관측해보자

개미가 오렌지 위에서 걸어다닌다고 상상해보세요. 오렌지와 같은 높이에서 관측해보세요. 개미가 수평선으로부터 서서히 떠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오렌지도 둥근 모양이기 때문이죠. 반면 길쭉하고 평평한 책상에서 실험해보면 어떨까요? 개미가 책상 아래에서 떠오르진 않을 겁니다.

3. 별을 볼까요?
출처: Moriel Schottlender
둥근 지구에서 별자리를 바라볼 경우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집트에 다녀오는 길에 평소 보지 못했던 별자리를 발견하고 지구가 둥글다는 걸 알아냈습니다. 이집트에서 돌아오자마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집트에서 별을 봤는데, 키프로스에서는 보지 못했던 별이었다”고 기록했습니다.


이 현상은 둥근 지형에서 별을 바라본다는 전제 위에서만 설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지구의 모양은 둥글지만 크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위치에 따른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죠. 그래도 기원전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발견입니다.


적도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원래 알고 있던 별자리들은 수평선 너머로 멀어집니다. 다른 별자리들이 나타나죠. 평평한 세상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출처: Moriel Schottlender
평평한 지구에서 별자리를 바라볼 경우
4. 그림자

바닥에 막대기를 꽂으면 그림자가 생깁니다. 그림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움직이죠. 이걸 시계로 사용했던 고대 문명들도 있습니다.


만약 지구가 평평하다면 그림자는 어떻게 될까요? 막대를 꽂아 측정하는 지점 주변 일대에서 그림자는 똑같이 나타날 겁니다.

출처: Moriel Schottlender
평평한 지구에서의 그림자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지구는 둥그니까요

출처: Moriel Schottlender
둥근 지구에서의 그림자
5. 위치를 바꿔서 볼까요

평평한 고원에 서서, 수평선 너머를 응시한다고 생각해보죠. 가능한한 먼 곳을 바라보세요. 그 다음 나무 위에 올라가 다시 수평선 너머의 먼 곳을 바라봅니다.


더 높이 올라갈수록, 더 멀리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먼 곳을 바라보고 싶을 때 나무나 건물같은 장애물을 피해 높이 올라가서 바라보죠. 사실은 장애물 때문만은 아니었네요.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이 없다 하더라도 높은 곳에 올라가서 바라보면 더 넓은 가시거리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 현상 또한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지구가 만약에 평평한 모양이었다면 어떨까요?


출처: Moriel Schottlender
평평한 지구에서의 시야
출처: Moriel Schottlender
둥근 지구에서의 시야
6. 다른 행성

지구는 다른 행성과는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지구엔 생명이 있다는 점이죠. 우주의 모든 행성을 조사한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다른 행성에서 유기물질 이상의 생명체를 발견했다는 발표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모든 행성들은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둥글둥글하다는 점이죠.


삼단논법으로 따져볼까요. ‘모든 행성은 둥글다’, ‘지구는 행성이다’, ‘따라서 지구는 둥글다’가 되겠네요. 우리가 관측한 모든 행성들은 구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인류는 별들이 탄생 원리도 이해하고 있으니 왜 행성 모양이 완벽한 구는 아니지만 거의 다 구형인지 알 수 있죠.


1610년에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목성의 위성이 목성 주위를 공전하는 모습을 관측했습니다. 그는 ‘작은 행성이 큰 행성 주위 궤도를 돌아다닌다’고 묘사했습니다. 당시 그의 주장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며 모든 천체가 지구 주위를 도는 것이라는 '천동설'에 반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중세 교회는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평평한 모양의 행성을 발견한다면 행성 모양에 관해 우리가 알아낸 모든 사실들에 반하게 될 것입니다. 우주의 속도와 움직임 등 우주와 관련한 거의 모든 개념을 다시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큰 걱정은 안 해도 되겠죠. 우리는 지구가 구체라고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습니다.

7. 시차의 존재

뉴욕의 시간이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정오라면 베이징은 자정입니다. 한국은 사람이 가장 감성적이 된다는(?) 새벽 두 시가 되겠군요. 시간이 지나면 한국의 태양은 떠오르고 미국의 태양은 저물겠죠.

출처: Moriel Schottlender
시차가 발생하는 이유

시차는 한 축을 기준으로 회전하는 둥근 세상에서만 설명됩니다. 태양이 지구의 한 곳에서 떠오르게 되면 그 반대편은 역으로 어두워집니다. 이것이 시차를 만들고, 표준 시간대를 형성케 하죠.


표준 시간대와 관련해 태양과 지구의 관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태양이 평평한 세상을 비춘다면 어두운 밤에도 태양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어두운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프로젝터가 스크린을 비추는 빛을 볼 수 있듯, 태양이 비추는 빛도 볼 수 있어야겠죠.

출처: Moriel Schottlender
평평한 지구에서 태양을 바라본다면?
8. 중력

질량은 커질수록 다른 물질을 끌어당기는 특징이 있습니다. 중력은 물체들의 질량과 거리에 따라 달라집니다. 중력은 물체의 질량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성질을 띱니다. 질량의 중앙부를 찾기 위한 실험을 살펴볼까요?


구체라고 가정

구는 일관된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체가 어디에 위치해 있더라도 같은 양의 질량이 작용합니다. 구체의 질량 중심은 구체의 정 중앙과 일치합니다. 이것은 지구의 중력이 물체의 위치에 상관없이 지구 중심으로 끌어당긴다는 점을 입증하죠.


출처: Moriel Schottlender
구체의 질량 중심
평평한 모양인 경우

질량의 중심은 평면의 정중앙입니다. 따라서 중력은 물체를 평면체의 중심으로 끌어당기게 됩니다. 만약 여러분이 가장자리에 서있다면 중력은 여러분을 평면체의 가운데로 끌어당기게 됩니다. 느낌이 정말 이상할 것 같네요.

출처: Moriel Schottlender
평면체의 질량 중심

뉴턴이 발견한 영국의 사과뿐만 아니라 한국의 사과, 호주 사과, 모든 애플들은 일직선으로 떨어집니다. 비스듬히 떨어지지 않죠. 지금 아무거나 떨어트려 보셔도 일직선으로 떨어질 겁니다. 지구는 구체니까요.

9.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

지난 60여년 동안 인공위성, 탐사선 혹은 우주비행사들이 우주를 탐사했습니다. 그것들, 혹은 그들은 멋있는 사진들을 지구로 보내왔습니다. 지구에서 받은 모든 사진들은 지구가 '구형태'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죠. 아래 사진은 국제우주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 ISS)의 지휘관이었던 Scott Kelly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입니다. 이제 우주에서 온 멋진 사진을 감상해 볼까요?


출처: Moriel Schottlender
ISS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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