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곤충' 어디까지 알고 있니?

조회수 2016. 7. 31. 23: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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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이웃집과학자 선정 8마리 ‘엽기 곤충’

고요한 숲 속, 벌 한 마리가 유유히 날고 있습니다. 먹이를 구하러 나왔군요. 이내 예쁜 난초에 꿀을 채집하러 앉았습니다. 그런데 그때! 느닷없이 난초가 튼튼한 앞발을 내밉니다. ‘난초사마귀’입니다. 벌은 영문도 모른 채 비명횡사합니다. 저세상 가서도 자기가 왜 난초한테 잡아먹혔는지 억울하지 않을까요.


‘난초사마귀’는 난초와 똑같이 생긴 외모로 위장하고 있다가 지나가는 먹이를 포획합니다. 야생에는 이처럼 위장해서 먹이를 잡는 곤충뿐만 아니라 거품을 물거나 폭탄을 터뜨리기까지 정말 특이한 곤충이 많습니다. <이웃집과학자>가 재밌고 엽기적인 곤충들을 추려봤습니다.


[8위] 낙엽처럼 웅크렸다 번개처럼 샤샥! ‘낙엽사마귀’

낙엽사마귀는 낙엽과 흡사하게 생겼습니다. 때문에 사냥감은 긴장을 풀죠. 이때 사냥합니다. 낙엽사마귀는 지나가던 벌, 나비를 순식간에 잡아먹습니다.


낙엽사마귀는 사마귀과 낙엽사마귀속에 해당됩니다. 국립농업과학원 산하 곤충생태원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낙엽사마귀가 속한 사마귀과 종들은 일반적으로 60~82mm까지 성장합니다. 보통 암컷이 수컷보다 훨씬 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7위] 나는 난초다… ‘난초사마귀’

비슷한 녀석이 있습니다. 난초사마귀입니다. 낙엽사마귀가 낙엽처럼 생겼다면 난초사마귀는 난초를 닮았죠. ‘꽃사마귀’로도 불립니다. 낙엽사마귀처럼 꽃으로 위장하고 있다가 다가온 작은 벌레들을 사냥합니다.

난초사마귀는 날개가 미처 다 자라지 않은 유충일 때 더욱 난초와 닮았습니다. 성충이 되면 날개 때문에 위장이 조금은 힘들죠. 그래도 사냥하기에는 충분합니다.


학술지 <The American Naturalist>실린 맥쿼리 대학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이들은 애기사마귀과 hymenopus속에 해당됩니다. 동남아에 서식하죠. 재밌는 점은 실험 중 12종의 곤충이 꽃보다 난초 사마귀에 더 관심을 두다 잡아먹혔다고 합니다.


[6위] 날 내버려 두셔요 ‘가랑잎나비’

사마귀만 위장하는 게 아닙니다. 위장을 하는 나비도 있습니다. 단, 사마귀는 사냥을 하기 위해, 나비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위장한다는 점이 다르죠. 가랑잎나비는 마치 떨어진 낙엽 같은 생김새로 천적으로부터 몸을 보호합니다. 날개 뒷면에 나뭇잎 잎맥 같은 무늬도 있어 가까이 봐도 헷갈릴 정도입니다. 나뭇잎나비라고 불리기도 하죠.


두산백과를 보면 이 곤충은 네발나비과 Kallima속으로 분류됩니다. 날개의 길이는 70mm 정도입니다. 인도, 대만, 우리나라, 일본까지 아시아 전역에 서식합니다.


[5위] 거미야~ 네 집 다오~ ‘사마귀붙이’

위 두 사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언뜻 보면 둘 다 사마귀 사진이지만 분명히 다릅니다. 왼쪽 사진은 사마귀이고 오른쪽 사진은 사마귀붙이라는 친구입니다. 사마귀붙이는 사마귀를 닮았지만 사마귀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들은 풀잠자리목으로 분류됩니다. 어떤 점이 다를까요.


두산백과에 따르면 사마귀는 번데기 과정을 거치지 않는 ‘불완전변태’ 곤충입니다. 반면에 사마귀붙이는 번데기 과정을 거치는 ‘완전변태’ 곤충이죠. 유충에서 성숙해가며 모습이 바뀌는 ‘과변태’ 곤충입니다.


사마귀붙이의 몸길이는 15~20mm 정도고요. 사마귀를 닮은 외향에 걸맞는 강력한 앞발로 사냥합니다. 6~7월쯤 활동한다고 알려져 있죠. 나무 그늘 풀밭에서 주로 서식합니다. 거미 알집에서 번식하며, 태어난 유충은 거미의 알집과 새끼 거미 등을 먹으며 자랍니다. 기생 곤충인 셈이죠. 우리나라, 일본 등지에 서식합니다. 농업과학기술원 농업해충과 곤충분류연구실 이관석 연구사는 국내에는 4종의 사마귀붙이가 등록되어 있다고 귀띔합니다.


[4위] 부동산 거품의 시작!! ‘거품벌레’

위험천만한 곤충 세계에서 본인의 몸을 지키는 법! 위장 말고도 어딘가에 숨는 방법이 있습니다. 지금 소개해 드릴 이 곤충은 엉덩이에서 거품을 만들어 그 속에 숨어 삽니다. 거품벌레입니다.


국립중앙과학관 안승락 박사가 쓴 자료를 보면 거품벌레는 매미목에 속합니다. 매미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대신 크기가 매미보다 작습니다. 우리나라에 사는 종은 5~13mm 정도까지 자랍니다. 이들은 주로 5월에서 9월까지 활동하죠.

주로 나무나 식물의 수액을 먹습니다. 풀숲에 서식하는데 소나무, 버드나무에 사는 녀석들은 나무의 성장을 방해하는 그을음병을 일으키기도 하죠. 종에 따라 거품 안에 혼자 살기도 하고, 여럿이 모여 큰 거품을 만들어 함께 살기도 합니다.


이들은 뛰어난 높이뛰기 선수이기도 해요. 뒷다리가 매우 발달했습니다. 곤충 중에서 가장 높이 뛴다고 알려진 벼룩보다 2배나 더 높이 뛸 수 있습니다. 무려 70cm 정도죠. 1차로 거품에 숨어 있다가 안되겠다 싶으면 껑충 뛰어서 도망간다고 하네요.


[3위] 똑딱똑딱 뒤집기 선수 ‘방아벌레’

어릴 적 흙밭에서 놀 때, 돌을 들추면 나오던 벌레가 있었습니다. 이 벌레는 뒤집어 놓으면 ‘똑’ 혹은 ‘딱’소리를 내며 튀어 올라 몸을 뒤집죠. 그래서 기자와 친구들은 ‘똑딱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벌레의 정식 명칭은 방아벌레입니다. <눈높이 대백과>에 따르면 방아벌레과에 속한 ‘똑딱이’들은 일반적으로 10~30mm까지 자랍니다. 큰 종류는 6cm까지 자라기도 하죠. 우리나라에는 80종 이상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껍데기가 단단한 편이고 납작하게 생겼습니다. 검은색, 갈색을 띤 경우가 많고 점이나 줄무늬가 있기도 합니다. 5월~8월에 주로 나타납니다.


[2위] 그냥 지나가세요~ 죽은 척 대장 ‘바구미’

‘곰을 만났을 때 죽은 척하면 건들지 않는다’는 속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곤충 중에서도 살기 위해 죽은 척하는 곤충이 있습니다. ‘쌀벌레’로 잘 알려진 바구미입니다.


바구미는 딱정벌레목 바구미과에 속하는 벌레들의 총칭입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를 보면 몸길이는 보통 2~10mm이고 50mm 이상인 종류도 있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4만여 종이 보고되었고, 한국에도 220여 종이나 삽니다. 주부들의 골칫덩이인 어리쌀바구미나 팥바구미는 저장된 곡물에 알을 낳고, 태어난 유충은 그 곡물을 파먹습니다. 국내의 경우 전국에 고루 분포해 있습니다.

재밌는 점은 앞서 언급한 ‘죽은 척’인데요. <파브르곤충기>를 보면 이는 죽은 ‘척’이 아니라 실제 모든 신경이 마비되어 가사상태에 빠지는 거라고 합니다. 단순 연기를 넘어 메소드 연기를 펼치는 수준급 연기충인 셈이죠.


[1위] 나 건들면 폭발한다 ‘폭탄먼지벌레’

주로 소극적 성격을 띤 친구들 소개해드렸는데요. 적극적으로 상대를 공격하면서 자신을 지키는 곤충도 있습니다. 폭탄먼지벌레인데요. 폭탄을 발사하여 상대를 쫓아냅니다.

이 폭탄은 독가스 폭탄입니다. 엄청난 열과 압력을 내뿜기 때문에 폭탄이란 단어가 이름에 붙었습니다.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는 <교수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이 벌레가 적을 만났을 때 배에 있는 분비샘에서 퀴논 계열의 화학 물질과 과산화수소를 배합해 독가스를 만든다고 설명합니다. 무려 100도가 넘는 뜨거운 가스가 만들어지죠. 이 가스를 상대방에게 발사하면 두꺼비, 쥐 같은 천적이라 할지라도 겁먹고 도망치기 마련입니다.


폭탄먼지벌레는 딱정벌레목 딱정벌레과에 속하는 곤충 중 하나입니다. 국립중앙과학관 조영복 연구원에 따르면 주로 한국과 중국, 일본에 서식하죠. 국내는 전역에 분포합니다. 몸길이는 11~18mm 정돕니다. 


<한국밤곤충도감>은 우리나라에 458종이 분포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습기가 많은 곳에 살고 낮에는 돌 밑이나 나무 밑에 숨어 있다가 밤에 나와 다른 작은 벌레를 사냥합니다. 여러 해충들을 잡아먹는 유익한 곤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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