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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제1회 코리아 엔듀로 페스티벌

조회수 2018. 6. 8. 16: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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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에 속고 엔듀로에 울다

대회 참가를 어떻게든 피해 왔다. 지기 싫다는 이유다. 이길 실력은 안 되니, 참가하지 않으면 질 일도 없다는 식으로 스스로를 속였다. 그러다 4월 말 트렉 어라운드 삼척에 참가했고, 여러 사람과 함께 달리는 즐거움을 알았다. 다음에는 어떤 대회에 참가할까 고민하던 중에 2018 제1회 코리아 엔듀로 페스티벌 소식을 들었다. 축제라는 이름의 대회라니, 참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이겼다. 접수 공지가 뜨자마자 바로 접수 후 참가비 입금 완료. 1등으로 접수와 입금을 했다. 나이, 경력, 실력, 이름 가나다순 그 어떤 것으로도 앞에 표시될 수 없는 기자 이름이 가장 왼쪽 위에 있다. 코리아 엔듀로 페스티벌 블로그 게시물(https://blog.naver.com/korea-enduro/221278628923)에는 여전히 이 내용이 남아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이렇게 정신승리를 하고 6월 3일 일요일 아침에 경기장으로 향했다.

안쪽에 차를 세우고, 주차장 입구 근처의 대회본부 부스로 향했다. 남녀 구분 없이 20대와 30대를 하나로 묶은 카테고리 A 참가자는 21 명이었다. 1번부터 21번까지 있는 중 기자의 번호는 19번. 뒤의 두 명은 여성 참가자다. 기자의 라이딩 실력을 익히 알고 있는 주최 측의 배려인지 모르겠지만, 전혀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여성 라이더에게 따라잡히지 않기 위해 열심히 달려야만 했다.

캐논데일, 산타크루즈, 스캇, 예티, 노르코, 트랜지션, 오렌지, 누크프루프, 피봇사이클, 록키마운틴, 카멜백, 파이브텐, 식스식스원을 국내에 공급하는 업체들이 함께 주최한 행사인 만큼 여러 부스가 있었다. 산바다스포츠에서는 캐논데일 제킬 시승을 진행했고, EXO, 바이스모토, 스프링6, 뉴익스 등 여러 부스에서 자사 제품을 홍보했다.

오전에는 각 스테이지 출발지점까지 셔틀을 이용해 연습 주행을 할 수 있었다. 다운힐 코스로 분류된 거리 900m 정도의 스테이지 1에는 점프와 드롭 등이 있었고, 개인의 실력에 따라 선택하도록 우회로도 만들어져 있었다. 2.3km 정도 되는 스테이지 2는 올마운틴 코스라고 하는데, 오히려 이쪽이 난이도가 높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전의 셔틀 라이딩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한 다음에는 스테이지 1 출발지점까지 자력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셔틀 라이딩을 하면서도 트럭 뒤에서 몸이 뒤로 미끄러졌는데, 그런 곳을 자력으로 올라가야 한다. 남들은 끌고 걷는데, 아직까지 내게 남은 XC 라이더의 흔적은 열심히 타고 올라가게 했다.

타고 올라오느라 잠근 서스펜션을 풀지 않았다. 다행히도 다운힐 출발 직전에 알고 풀긴 했지만, 기록이 늦어진 건 어쩔 수 없었다. 코스 중간에 고글이 흘러내려 멈추고 고글을 벗은 것도 꽤나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스테이지 1 기록은 4분 플랫. 기록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신경이 쓰인다. 서스펜션과 고글. 조금은 아쉬운 결과다.

스테이지 1 피니시 지점에서 스테이지 2 스타트 지점까지도 자력으로 이동해야 한다. 시간제한까지 있었던 탓에 더 열심히 올라갔다. 스테이지 1에서의 실수를 만회하려고 스테이지 2는 좀 더 준비에 신경을 썼다. 기록은 11분 39초. 스테이지 1은 카테고리 A 남성 참가자 중 최하위였으나 스테이지 2에서 최하위는 면했다.

코리아 엔듀로 페스티벌은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즐거운 축제임은 분명하다. 다만, ‘엔듀로’도 잊어서는 안 된다. 흑성산에서의 길고 가파른 오르막은 어지간히 힘들었다. 실제 주행 상황과 똑같이 해 보겠다고 오전에도 오르막을 탔던 기자는 ‘밥 먹고 집에 갈까?’하는 생각도 했다. 그 유혹을 이기고 완주를 했더니 매우 뿌듯하다. 현재 코리아 엔듀로 페스티벌 블로그(https://blog.naver.com/korea-enduro)에서는 2차전 접수를 받고 있고, 코스도 공개됐다. 로드바이크 일색인 지금 시장에 이런 행사를 통해 MTB 인구가 다시금 늘어나길 기대한다.



글: 함태식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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