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옥자'를 보면 '채식'이 보인다?

조회수 2017. 7. 12. 11: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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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옥자'를 통해 본 채식의 이모저모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화제를 모은 영화,
출처: 영화 포스터
바로 ‘옥자’ 입니다.
독특한 소재와 봉준호 감독의 여섯 번째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국내에서 관심을 끌기 충분한데요. 이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있는 이슈는 채식과의 연관성입니다.
출처: osen
봉 감독은 육류 섭취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그가 돼지고기를 못 먹게 된 사연, 영화에서 보이는 동물 학대의 잔혹성, 영화를 본 후 돼지고기를 잘 못 먹겠다는 일부 관객들의 반응이 이어지면서 채식도 덩달아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한 채식, 영화 ‘옥자’를 통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채식의 이모저모를 살펴볼게요.
‘옥자’를 본 일부 관객들은 “돼지고기를 먹는 내가 마치 나쁜 사람이 된 것 같다”, “돼지고기를 먹을 때마다 사랑스러운 옥자가 자꾸 생각난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왜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걸까요?
출처: 영화 스틸컷
영화에서 옥자는 미국 글로벌 기업이 만든 유전자 조작 슈퍼돼지입니다. 전 세계 26개국 농부들에게 어린 돼지를 키우게 해 10년 후 가장 잘 자란 돼지에게 상을 주는 콘테스트를 열고 있죠.
출처: 영화 스틸컷
한국에서는 강원도 농부(변희봉)가 옥자를 키우게 됩니다.소녀인 미자와 옥자가 강원도 산골에서 다정하게 노는 장면은 힐링을 주기도 합니다.
출처: 영화스틸컷
특히 옥자의 큰 눈이 기쁨과 두려움을 표현하면서 관객은 옥자의 감정에도 몰입하게 됩니다. 비록 말은 못 하지만 사람과 교감을 나눌 수 있고 감정이 있는 한 생명체로 그려진다는 것이 포인트죠.
출처: 영화 스틸컷
돼지를 더 이상 ‘삼겹살’과 ‘돈까스’를 제공하는 가축으로만 보지 않는 시선이죠.
출처: 영화 스틸컷
후반부에서는 공장식 도축시설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장면까지 나옵니다. 관객들은 옥자에 대한 애정을 형성하고, 이후 공장식 도축에 대한 잔혹성을 느끼며, 여기에 옥자를 구출해내는 미자를 응원하게 되는데요.
출처: 영화 스틸컷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일부 관객들은 고기 섭취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반응은 실제 채식주의자가 되는 동기 중 하나에 속합니다.
출처: 123rf
채식을 시작하게 되는 동기는 다양한데요. 건강이나 다이어트의 목적으로 시작하는 실용적 동기, 환경보호나 동물보호와 같은 윤리적인 동기, 그리고 종교적인 동기가 일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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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 윤리적인 동기를 살펴볼까요? 채식주의자들은 동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릅니다. 인간이 지배할 수 있는 ‘을’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과 조화를 이루며 함께 살아갈 하나의 생명체로 바라봅니다.
출처: 123rf
동물들도 옥자처럼 감정이 있고, 아픔과 죽음을 두려워하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가축식 공장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끔찍한 ‘갑’의 횡포를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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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인 동기는 환경보호도 해당됩니다. 고기 섭취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UN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의 18%는 가축이 내뿜는 메탄가스이며, 이는 교통수단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13%) 보다 많습니다. 이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1배의 온실효과를 일으킵니다.
그럼 영화에서 등장하는 공장식 가축, 무엇이 문제일까요.
출처: Mercy For Animals
실제 동물보호 연합은 공장식 가축을 통해 길러지는 동물들은 심각한 스트레스 및 면역력 저하 등으로 병들어 있다고 주장합니다. 아주 좁은 공간에서 감금 틀에 갇혀 있는데요. 극심한 스트레스로 다른 돼지를 물어뜯기도 하며 새끼돼지는 태어나자마자 이빨과 꼬리가 잘리고, 마취 없이 거세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출처: osen
이 영화가 채식을 떠오르게 만드는 또 하나의 이유. 바로 봉준호 감독인데요.
출처: osen
봉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취재 당시 콜로라도의 도살장에 방문한 이후 자연스럽게 못 먹게 됐습니다. 도착하면 풍기는 피 냄새가 정말 충격적이고 역합니다. 하지만 남들의 시선이 없는 곳에서는 여전히 닭고기, 소고기 등을 먹고 있지만 아주 가끔이고, 양도 많이 줄었고, ‘옥자’를 하면서 돼지고기는 안 먹게 됐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봉 감독은 완벽한 채식주의자는 아니고 플렉시테리안(flexitarian)이라고 보여집니다. 플렉시테리안은 채식을 고수하면서 상황에 따라 육류를 섭취하는 이들을 말합니다.
출처: 리얼푸드
참고로 채식주의자는 섭취하는 식품종류에 따라 크게 5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출처: 영화 스틸컷
또한 올해 만 13살인 ‘옥자’의 주인공 안서현은 “이 영화를 찍고 나서 고기가 먹기 싫어졌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요.
출처: 영화 스틸컷
또 기자간담회에서는 ‘옥자’에 담긴 메시지에 대해 이렇게 답했습니다.
 
“지구의 식량난 때문에 옥자가 만들어지고 끌려갑니다. 지구에도 곧 식량난이 벌어질 텐데 우리 힘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메시지와 의미를 담고 있지 않나 생각해요.”
출처: 영화 스틸컷
옥자는 식량난을 대비해 고기로 돈을 벌려는 인간의 탐욕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실제로 오는 2050년이면 빠른 인구증가로 육류 수요는 70%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출처: 영화 스틸컷
그런데 과연 가축이 미래 식량난을 해결해 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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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 축산업은 미래의 식량난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세계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경작지 70%가 옥수수·콩 등 사료용 작물을 기르고 있습니다. 소고기 1인분을 만들기 위해서는 곡물 22인분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죠.
출처: 123rf
매년 굶어 죽는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곡물 1200만 톤이 필요한데, 이는 미국인이 쇠고기 소비를 10%만 줄이면 충분히 얻을 수 있는 분량이라고 합니다. 축산업은 식량난 해결에 있어 가장 비효율적인 산업이라는 지적입니다.

이런 점에서 옥자가 영화로서의 재미외에 채식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볼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리얼푸드=육성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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