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000여 개 교복을 각각 다르게 디자인 한다구요?

조회수 2023. 1. 11. 14:2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10대 청소년들이 가장 예민하게신경 쓰는 패션은 무엇일까요?바로 하루 종일 입는 ‘교복’입니다.지금 당장 포털사이트에 ‘교복’이라는 단어만 검색해봐도 ‘교복 스타일’, ‘교복 예쁘게 입는 법’, ‘교복 디자인’ 등 패션과 유행에 민감한 10대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다양한 검색어들이 넘쳐납니다.현재 교복을 착용하는 중·고등학교 수를 세어보면 자그마치 5,000곳이 넘으며, 교복은 학교마다 디자인이 모두 다릅니다. 교복은 과거 단순함과 획일화의 표본이었지만 1982년 교복자율화 조치 이후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다시 입을 수 있게 되면서 실구매자인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제작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소비자 조사기관인 시니어 커뮤니케이션에서 2017년 학생복 신규 구매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학생복 구매 행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교복 구입 시 주요 구매 고려 요소로 ‘교복 디자인’을 1순위로 꼽았습니다.이와 같이 10대들이 교복 디자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함에 따라 학생복 업체들도 제품 제작 시 가장 디테일하게 신경 써야 하는 포인트로 디자인을 고려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바로 교복 디자이너가 있습니다.교복 디자이너는 교복부터 비교적 최근에 도입된 생활복까지 학생들이 학교에서 필요한 다양한 의류를 디자인하는 직업입니다.

학생복 브랜드에서는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교복 전문 디자이너를 고용하여 제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학생복 전문 브랜드 스쿨룩스의 디자인실에 근무하고 있는 교복 디자이너 권경미 대리는 “언뜻 봤을 땐 교복 디자인이라고 하면 다 비슷비슷한 것 같지만, ‘교복’은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의복으로 10대들의 패션 트렌드를 파악하고 제품에 고스란히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교복 제작 시 디자이너의 역할이 중요한 부분을차지한다" 고 말합니다.

학생들에게 즐거운 학창시절을 선물하는  ‘교복 디자이너’

권경미 대리는 의류학과 재학 시절, 전공을 살려 직접 경험하게 된 교복 매장에서 판매 아르바이트를 통해 교복 디자이너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합니다.“제가 학생일 때에도 교복은 밋밋하고 제도에 갇혀 있는 듯한 디자인이었는데 아르바이트 경험 당시에도 큰 변화 없이 세련미를 찾아 볼 수 없는 디자인이었어요. 신학기가 되어 설레는 마음으로 교복을 사러 온 학생들이 실제로 입을 교복을 보자마자 실망한 모습을 많이 보았고, ‘학생들이 매일 입는 교복 하나로 보다 즐거운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크게 느꼈습니다.이러한 아쉬움은 자연스레 교복 디자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교복 디자이너로 진로를 정하게 됐죠”라고 말하며 교복 디자이너로써의 꿈을 키우게 된 계기를 밝혔습니다.

무조건 큰 사이즈는 이제 그만! 핏을 고려한 슬림 라인이 트렌드
교복 디자이너가 되기로 진로를 결정한 권경미 대리는 스스로 청소년들의 패션 트렌드를 조사해 꼼꼼하게 분석하며 교복 디자이너로서의 기반을 다졌다고 합니다.권 대리가 자신만의 노하우로 분석해 온 교복 디자인의 변천사는 어떻게 될까요?오랜 기간 입기 위해 무조건 큰 사이즈의 교복을 구매한 10여년 전과는 다르게 하루 종일 학교에서 생활하는 요즘 학생들에게는 교복이야말로 자신의 개성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패션 아이템이라고 하는데요.권 대리는 “제가 고등학생이었을 때는 치마 길이가 길고 주름이 넓게 퍼지는 것이 유행이었어요. 하지만 요즘 친구들은 교복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슬림 라인이랍니다. 이에 교복 업체에서는 학생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청소년의 패션 트렌드를 반영함과 동시에 학생들의 품위 유지를 고려하여 교복을 제작 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교복 청소년의 체형 변화까지 반영해
실무를 거치며 접하게 된 교복 디자인의 가장 큰 변화에 대해서도 덧붙여 설명했는데요. 바로 최근 제작 되고 있는 교복은 예전과는 달라진 청소년들의 신체변화를 반영하여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원래 교복은 어른들 양복에서 출발해서 패턴이나 사이즈 등이 모두 어른들 신체 사이즈에 맞춰져 있었어요. 과거에는 변화된 청소년의 체형을 반영하지 않고 어른들의 신체 사이즈에 맞는 옷 본 더미를 축소해서 교복을 만들었어요. 이러다 보니 학생들이 입었을 때 어깨가 잘 안 맞고 펑퍼짐하거나, 허리나 엉덩이에 불편한 부분이 많았죠.”라며,“그런데 요즘 학생들의 신체 변화를 살펴보면 키도 더 커지고, 가슴도 더 넓어지고 엉덩이둘레도 커졌습니다. 이러한 신체 변화를 연구한 디자인에 반영해 학생들에게 교복이 더 예쁘게 잘 맞도록 하고 있죠. 저희 회사에서는 한국기술표준원의 기초 자료를 토대로 실제 학생들의 신체를 측정하여 이를 토대로 한 옷본 더미를 직접 제작했어요. 기술적인 부분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의견을 전했습니다.

교복 디자이너의 업무 범위는 어디까지?
권 대리는 “교복은 학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제작 과정에서 편리함, 핏, 안전성 등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라며 디자인을 포함한 교복 제작의 전반적인 과정에서 까다로운 품질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실제로 권 대리가 근무하고 있는 디자인팀은 교복 제작 과정에서 단순히 디자인에서 업무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교복과 함께 쾌적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신경 쓰고 있는데요. 한 가지 예를 들자면, 매일 교복을 착용해야 하는 학생들의 제품 착용감을 고려하여 신규 원단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합니다.최근 교복에 아웃도어 업계에서 사용하는 특수 원단을 적용하여 학생들이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옷을 입을 수 있다네요. 또, 형태 복원력이 우수한 스트레치 원단을 사용해 교복을 제작하여 3년 간 새 옷처럼 입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답니다.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디자인은 걸그룹 ‘트와이스’를 위한 교복
교복 디자이너는 수요가 높지만 기성복에 비해 디자이너 수가 적어 직업의 희소성이 높은 편에 속하는데, 권 대리는 올해로 7년 차의 교복 디자이너가 됐다고 합니다. 본인이 지금까지 디자인 했던 교복들을 떠올리던 그녀는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교복이 있다고 하는데요.“교복 디자이너는 전국 학교의 교복을 디자인하기도 하지만, 매 시즌 광고 촬영을 위한 의상도 디자인 하는데요. 저희 브랜드의 현재 모델이 요즘에 가장 인기가 많은 걸그룹 트와이스예요. 이번시즌에 트와이스가 제가 디자인한 교복을 입고 광고 촬영을 했어요. 이렇게 제가 디자인한 옷을 모델이 입고 광고 촬영하는 모습을 실제로 보고 또 이런 사진이 전국 매장에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것을 보면 그 때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라고 전했습니다.

발 빠르게 트렌드 캐치하고 끊임 없이 스타일링 연구하는 자세 필요
언젠가 본인이 멋지게 디자인한 교복을 모교 학생들이 입고 다니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는 권 대리는 교복 디자이너의 꿈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교복은 학생들이 핏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한 시즌 한 시즌 발 빠르게 유행을 캐치하고 반영해야 해요. 어른들이 보기엔 별 차이 없어 보이는 것도 학생들은 귀신같이 알아채죠. 하지만 학생들의 본분인 공부를 할 때도 고려해서 편한 교복을 만들어야 하죠." 라며,"매일같이 교복을 입고 생활하는 학생들을 위해 어떻게 하면 좀 더 편할까? 어떻게 하면 오래오래 깨끗하게 입을까? 예뻐 보일까? 늘 고민하고 연구해요. 그렇게 제가 디자인한 옷이 그 학교를 대표하며 학생들에게 입혀지면 뿌듯하고 성취감도 생겨요. 그게 학생복 디자이너라는 직업의 매력인 것 같아요.”라고 교복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가진 매력에 대한 한 마디를 전했습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