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세대에게는 가치관이 먹히지 않을까?

조회수 2018. 3. 9. 09: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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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회사, 사회의 이익이 일치하는 경영을 해야 한다.
출처: 연합뉴스

기업에서 가치란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고 가치관은 복수형인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란 의미다. 조직의 목적인 미션, 조직의 목표인 비전, 조직의 원칙과 기준인 핵심가치를 말한다. 


그런데 요즘 들어 기성세대들의 볼멘소리가 많이 들린다. “직원들이 주인의식이 부족하다.” “기초질서를 지키지 않는다.” 같은 얘기들이다. 이건 청년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성세대들도 이런 문제를 일으킨다. 세상 분위기 탓이리라. 통제와 권위를 따르지 않는 세태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간헐적이다가 자주 발생하고 부분적이다가 전면적이 될 수 있다. 제방에 뚫린 작은 구멍이 점점 커져 나중에는 제방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


조직 운영에서 사람들의 생각까지 일일이 통제할 수는 없지만 행동은 관리되어야 한다. 행동은 생각에서 출발한다. 올바르고 바람직한 생각을 하면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하지만 잘못된 생각을 하면 올바른 행동을 하기 어렵다. 그러나 청년세대에게 가치관이 먹히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다. 먹히지 않는 것은 내용과 방법 모두 문제가 있어서다. 쉽게 결론을 내리기에는 매우 중요한 주제다.



사례 1: 고등학생의 정리정돈 습관


고등학교를 다니던 아들이 엄마와 겪은 갈등은 ‘정리정돈’이었다. 학교나 학원을 다녀오면 가방과 옷을 아무 데나 던져 놓는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뱀이 허물 벗듯이 몸만 쏙 빠져나온다. 매일 방을 청소하는 엄마는 잔소리하고 아들은 말대답한다.

엄마는 정리정돈이 잘된 깨끗한 방에서 공부도 하고 휴식을 취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가방은 책상 옆에 두고 옷은 옷걸이에 걸고 자고 나서 이불은 침대에 잘 펴놓아주기를 바란다. 방을 치워주는 게 싫어서가 아니다. 기본을 지키는 학생이 되길 바라서다. 아들 입장에서는 가방이야 다시 들고 나가면 되고 옷은 다시 입고 나갈 거고 침대 이불은 다시 덮고 자면 헝클어진다.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은데 왜 똑같은 일을 반복하느냐는 거다.


결국 갈등은 정리정돈하는 습관의 문제였다. 엄마는 좋은 습관을 들이려는 것이고 아들은 불필요한 습관이라는 얘기다. 전투에서는 용돈을 무기로 가진 엄마가 종종 이겼지만, 전쟁에서는 끝까지 버틴 아들이 이긴 것 같다.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보니 단순할 수 있는 일이 갈등으로 이어졌다. 남들도 그렇다더라.



사례 2: 하루를 여는 아침 15분


오전 9시 정각 사무실에 70명의 직원이 둥글게 모여 핵심가치 구호를 제창한다. 이어 세 명의 직원이 직원들과 공유하고 싶은 얘기를 3분 스피치로 진행한다. 하루도 빼지 않고 사장부터 사원까지 사무실에 있는 모든 직원이 참여하여 이렇게 하루를 시작한다. 2012년 창립 40주년을 맞아 기업 가치관을 어떻게 내재화할까 고민하다 직원들이 가치관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니 매일 아침 구호제창을 하기로 했다.


핵심가치 ‘소통’을 위해 사장부터 사원까지 평등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하자는 취지로 3분 스피치를 하게 되었다. 1년 정도 진행할 즈음 담당 부서는 고민했다. 똑같은 포맷으로 아침마다 진행하는 구호제창과 3분 스피치에 직원 중 불만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이었다. 고민 끝에 직원들에게 취지를 다시 설명하고 1년 정도만 더해 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아직은 가치관 내재화가 부족하다는 판단에서였다.

2015년, 2016년, 2017년, 2018년까지 변함없이 구호제창과 3분 스피치를 진행한다. 불만 있는 직원도 있지만 6년 동안 하루도 안 빼고 진행한 이 제도는 특별한 사정이 생기지 않으면 없애기도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사장과 구호제창에 대한 대화를 나누던 중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다. 

회사 역사가 40년이 되었는데도 과거에는 지각하는 직원이 많았어요. 다른 것보다 저는 직원들이 늦게 출근하는 게 싫었어요. 그런데 몇 년 전에 우리 회사는 아침 출근카드 체크를 없앴어요. 아침 구호제창 시간에 참석하면 자동으로 지각을 할 수 없기 때문이죠. 회사에 지각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졌습니다.

가치관을 내재화하려고 만든 제도가 지각을 없애는 부수적인 효과를 본 것이다.



모두의 이익을 생각하는 경영


가치관 경영을 하는 기업의 경영자나 리더들이 “요즘 청년세대들에게 가치관이 잘 먹히지 않는 것 같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조직보다는 개인을 우선에 두고, 장기적 관점보다는 단기적 관점으로 일을 대하고, 공동체보다는 개성과 공정을 중시하며, 회사를 위해 헌신하자는 의미로 한 말을 희생을 강요한다고 받아들이는 세태를 볼 때 틀리지 않은 얘기다. 가치관이라는 생각을 따르지 않으려는 분위기라면 당연히 행동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정말로 요즘 기업 환경에서는 가치관이 잘 먹히지 않는 것일까?


월초 주말에 대학원 신입생 환영식이 있었다. 한 명 한 명 자기소개하는 순서가 있었는데 모두가 볼 수 있도록 큰 파워포인트 화면을 띄워 놓았다. 취미, 특기, 자신만의 매력 포인트, 인생의 목표와 함께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항목이 있었다. 앞의 항목은 기성세대인 나와는 참 달랐다. ‘정말 다르긴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 항목은 대부분 신입생이 비슷했다. ‘가족, 건강, 행복’이었다. 기성세대인 나도 그렇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개인의 가치관이다.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유하는 ‘가치관’이 있다. 청년세대들은 과연 ‘가치관’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 다른 이유가 있다. 기성세대가 변화하는 청년세대의 또 다른 가치관을 내용적으로 수용하지 못하며, 개인의 삶과 연결고리를 확보하지 못한 ‘무조건 도전’ ‘돌격 앞으로’ 식의 내용을 암기하고 복창하게 하기 때문이다.

출처: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얼마 전 존경하는 은사님이 들려준 인생의 가치에 대한 짧은 얘기가 지금도 잔잔한 감동으로 남아있다.

인생이란 나와 남을 동시에 빛나게 만들 수 있는 시간여행이다.
인생에서 소중한 것은 자기의 존재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활동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오직 한 번의 일생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는 온전히 자기 몫이지만, 나의 이익과 일터의 이익과 사회의 이익이 일치하는 경영을 하면 인류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

기업도 직원의 이익과 회사의 이익과 사회의 이익이 일치하는 경영을 해야 인류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 변하지 않는 가치다.


원문: 정진호가치관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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