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고객이 흥분할 콘셉트를 잡아보자

조회수 2017. 11. 7. 12: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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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콘셉트는 밖보다 안에서 더 중요하다
오늘은 콘셉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영어는 ‘concept’. 사전에는 ‘[명사] 광고·디자인 등에서, 그 속에 담고자 하는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쓰여 있네요. 요즘엔 뭐 꼭 광고나 디자인뿐 아니라 콘셉트의 적용 범위가 더욱 넓어졌으니 그냥 우리가 일상적으로 일고 있는 ‘중심이 되는 생각이나 행동의 자세’ 정도로 재정의 내리기로 합시다.

우선 콘셉트의 어원부터 살펴볼게요. 일단 콘셉트는 라틴어 ‘conceptum: 초안, 개요’에서 나온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Con+Cept+um’으로 쪼개집니다. ‘Con’은 ‘together’의 뜻으로 고등시절 그놈의 어원보카를 통해 많이들 공부했던 그것이랍니다. ‘Cept’는 ‘take’ ‘hold’의 뜻을 지니고 있지요. ‘um’은 라틴어의 명사 어미입니다. 풀어보면 ‘모두 모아서 잡는다’는 정도가 되겠군요. 흩어진 이것저것을 한데 모아 하나로 묶는 중심축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무엇이 흩어져 있고 어떻게 모으는 것일까…하는 구체적인 얘기가 필요할 듯하네요. 아래와 같은 것들입니다.

  • 이미지의 톤
  • 텍스트의 톤
  • 밖에서 보는 우리와 실제의 우리
  • 업무 스타일과 사업의 색깔
  • 정신, 영혼, 동공의 초점(특히 연휴 끝난 날…)

등이 흩어진 것들이죠. 이런 것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아래의 원칙들입니다.

  • 일정한 톤의 이미지와 구도
  • 텍스트의 어미와 문장의 길이, 수식의 정도
  • 일관성 있는 업무체계
  • 일관성 있는 투입자금(덜덜)
  • 모두가 뼛속 깊이 인지한 우리의 색깔
  • 월급날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지마안 알 수 없지마안

회의할 때마다 브랜드의 색이 자꾸 바뀌는 듯한 느낌은 사실 우리 모두가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대전제가 없기 때문이에요. 소위 사고의 울타리가 없으면 생각이 역회전시킨 탱탱볼마냥 이리저리 튀어다니다가 결국 뒷동산으로 흘러가 버리기 일쑤니까요.


콘셉트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팀원 전체가 무의식중에 인지하고 있는 우리 회사의 색깔을 의미해요. 그래야 ‘이것은 우리의 색이 아니다, 이것은 기다’ 이런 것을 명확하게 잡아낼 수 있겠죠. 


그래서 일반적인 7가지 콘셉트를 한 번 늘어놓을까 해요. 이 중 우리의 콘셉트와 가장 유사한 건 어떤 것인지 알아보는 것도 아주 재미있을 것 같아요. 또 그런 콘셉트를 표현하는 다양한 수단은 무엇이 있는지도 스리슬쩍 잡아보려고 합니다. 크크큭 반, 진지함 반으로 주절거려보도록 하겠어요.



1. 진지한 콘셉트

부릅. 진지. 엄격. 세상 시리어스

우린 장난 따윈 치지 않아. 우린 전문적이야. 숫자를 선호하지. 우리의 제안서는 숫자가 가득해. 우리는 농담을 하지 않아. 부릅…스러운 콘셉트의 진지진지한 색입니다. 사실 진지한 콘셉트는 여러 가지로 제약이 있긴 합니다.


SNS상에서 진지한 콘셉트의 콘텐츠는 사활을 장담하기 어렵죠. 특히나 몇 초안에 시선을 끌어 붙잡아야 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시간을 들여서라도 신중하게 결정을 해야 하는 것들, 그러니까 계약이나 금융, 분석, 정보를 다루는 경우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전자계약을 진행하는 모두싸인 같은 경우는 이번에 로고 리뉴얼을 통해 기존의 눈코입 달린 귀욤귀욤 캐릭터 느낌에서 좀 더 각지고 전문적인 느낌을 살릴 수 있는 컬러 대비를 강조했더군요. 이처럼 객관적인 신뢰가 필요한 비즈니스에선 확실히 키치키치뱅뱅한 느낌보다는 각! 대비! 선명!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표현 방법: 강렬한 색 대비! 각! 모서리! 날카로움! 정장! 킹스맨 구두, 만년필, 시종일관 진지한 어투, 숫자, 안경, 꾹 다문 입술, 컨설팅 모드 노트북 등

주의 사항


시종일관 진지한 어투일 때는 문장을 짧게 쳐야 해요. 이런 비즈니스 소개 문구나 텍스트의 문제점은 자꾸 같은 말을 반복할 위험이 있다는 거예요. 데이터 위주의 객관적 사실 나열은 글이 짧아질 수밖에 없는데 괜히 그 공백을 메우고자 했던 말을 또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중복 문장, 어설픈 개그, 괜한 수식어 등은 빼버리고 3형식의 짤막한 문장으로 텍스트의 속도감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해요.


디자인적으로는 대비를 주되 배경과 메인 심볼의 색을 보색 대비시키진 마세요. 배경이나 심볼 둘 중 하나는 무채색 계열로 빼면서 하나의 색을 죽여주는 편이 좋아요. 보색 대비란 것은 둘 다 힘이 세다는 얘기이니 디자인에 긴장감이 높아지거든요.



2. 우린 미쳤어! 콘셉트

비글들의 모임 대혼돈 게이트

시종일관 비글 모드인 이분들은 회의시간도 아크로바틱, 콘텐츠도 판타지스럽고 내놓는 이벤트도 뭔가 탈우주적 아무 말로 가득합니다. 책상엔 덕질의 흔적이 가득하고 떠오르면 부아아아 밀어붙이는 거친 추진력을 보여줍니다. 시행착오도 많지만 그조차도 ‘우린 미쳤다’라는 콘셉트로 ‘그래 우린 실수를 했어! 하하하하하 이거 미안하게 됐군그래! 후후후후…’라는 느낌. 

표현 방법: 거친 워딩! 폭풍 짤, 일상이 덕질, 아무 말 텍스트, 키치한 디자인, 특이한 패션, 사무실에 비글 키우기, 다육이에 이름 붙이기 등

주의 사항


비글 콘셉트는 신선하고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지만, 행동이 튀는 범위가 넓기 때문에 그것을 잘 잡아줄 치밀한 기획이 필요해요. 기획 단계에선 ‘하면 안 되는 것’을 강력하게 설정하시는 편이 좋아요. 규제 완화의 제1 법칙이죠. ‘안 되는 것만 규정하고 모든 것을 허용한다’라는 모토 아래 디테일한 것들을 설정해가는 편이 좋아요.


디자인적으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우선 키치하고 세련된 느낌의 특정 폰트, 특정 이미지, 캐릭터를 이용해서 행위자와 행위를 부각시키는 방법이 있어요. 이 방법은 초기에 설정 시간/비용이 꽤 들지만 이리저리 튈 수 있는 기획 방향을 잡아줄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답니다. 다음은 떠돌아다니는 짤과 거친 그림, 조악하고 막 써놓은 텍스트를 콘셉트로 밀고 나가는 것인데 비용이나 제작 시에 수고가 덜하지만 호불호에 대한 리스크와 자칫 낮은 퀄리티로 인식되는 만큼 신중해야 해요.


이런 키치한 콘셉트의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홍보나 마케팅 콘텐츠는 유쾌하고 장난스럽지만 실제 운영에 구멍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점이에요. ‘할 때는 확실하게 한다’는 느낌이 없으면 유쾌함과 장난기가 ‘전문성의 부족’으로 인식되기가 쉽답니다.



3. 세상 친절한 콘셉트

성은이 므앙그윽 하옵니다!

고객님이 너무 감사한 스타일. 고객은 한 줄 후기를 남겼지만 우린 3줄씩 남겨주는 타입. 클레임이 생기면 직접 찾아가서 하나하나 얘기를 들어보고 사과문과 함께 보상에 관련된 어떤 언급을 하며 상왕 전하를 극진히 모시는 느낌. 

표현 방법: 관복, 삼보일배, 친절 터지는 댓글, 필력, 웃음 이모티콘, 사과문 양식, 끊임없는 트래킹, 만족도 조사

주의 사항


고객 입장에선 최고의 경험을 할 콘셉트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운영 입장에선 굉장히 많은 리소스가 들어가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흔히 직접적인 B2C 서비스를 하는 비즈니스에서 이런 콘셉트가 더러 있더라고요.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극진히 여겨주는 것을 ‘머리부터 말끝까지 씻겨드린다’라기보단 ‘씻고 나오셔서 춥지 않도록 우린 실내에 온풍기를 틀어드렸다’는 정도의 특정한 차별화 포인트만 잡아두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디자인적으로는 부들부들하고 깔끔한 플랫 계열의 아이콘, 컬러가 주로 쓰입니다. 거부감을 최소화시키고 메시지의 강도를 완화하기 위해 폰트나 컬러로 이미지 구축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콘셉트는 고객과의 접점 콘텐츠가 굉장히 많이 생성되는 편입니다. 업무의 리소스 절약을 위해서 어느 정도의 레이아웃과 양식은 템플릿화해서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4. 엄청 솔직한 콘셉트

우린 진실만을 얘기하므로 거짓됨은 없다. 단채 신채호 선생님의 서서 굽히지 않는 진솔함의 정신 후예들. 블로그가 없다, 웹사이트도 사실 만들 돈이 없다… 라는 것까지 과감히 까줌. 사실 5가지 정도가 불안하지만 1개는 자신 있는 타입.


이런 솔직함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리스크를 선공개함으로써 추후 생기는 후폭풍을 최소화하거나 오히려 신뢰감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누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솔직함이 방어적인 밑밥이 된다면 사람들은 금세 알아차립니다. 계속 성장/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솔직함이 진부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죠. 

표현 방법: 가난을 드러내기, 서서 세수하기, 회사 소식 자주 공개하기, 개선 사항 주기적 업데이트, 장점 하나만 어필하기, 약점에 대한 리스팅과 고객 참여 간담회

주의 사항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솔직함이 진부해지지 않으려면 개선점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꾸준히 알려야 합니다. 좋은 방법은 역시 고객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지요.


고객 참여 간담회나 피드백 대토론회, 상품 체험회 등 온·오프라인에서의 각종 프로그램과 발 빠른 움직임으로 움직이고 변화해간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병행되어야 합니다. ‘우린 솔직하니까 됐어’라는 식이 돼버리는 순간 위험해진다고 할 수 있죠. 어느 콘셉트보다 빠른 행동력이 필요합니다.



5. 매우 심플한 콘셉트

제가 운영하는… 애프터모먼트 제안서…

이건 제 콘셉트인 것 같습니다. 제안서디자인만 봐도 그냥 대충 알 수 있듯이 심플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심플함이 내포하는 것은 정리된, 깔끔한, 시크한, 논리적인, 단순한, 쉬운 등의 의미가 있겠네요. 이런 콘셉트는 사람들이 어렵거나 복잡하다고 생각하는 걸 다루는 비즈니스일수록 빛을 발합니다. 리스크도 만만찮게 크죠. 


일단 표현할 수 있는 이미지나 텍스트의 양이 줄어들면서 한 줄 한 줄의 무게가 커집니다. 함축으로 인한 오해를 살 수도 있고, 이런 심플함에 개인적 호불호도 존재하기 마련이죠. 디자인이나 가구, 직관적인 UX/UI가 필요한 쇼핑몰 등에서 많이 쓰이는데 요즘엔 카카오뱅크처럼 복잡함과 대적하기 위한 금융/공공서비스 등의 인프라에서도 종종 이런 콘셉트가 보입니다.

표현 방법: 하얗. 화이트. 백색. 백색의 사루만… 여백. 공백. 빈 곳. 무채색. 포인트. 하나. 딸랑. 아이콘. 기호. 단어

주의 사항


사진 한 장, 문장 하나에 매우 신경 써야 합니다. 어미나 접속사 하나도 크게 신경 써야 하죠. 심플함은 쳐내는 것이 아니라 함축시키는 일입니다. 함축했다고 해서 단어가 추상적으로 변해버리면 안 됩니다. 구체적인 단어를 언급하되 그 단어가 상징하는 의미가 공통적으로 끄덕거릴 수 있는 것들이어야 하고 직관적으로 ‘아항!’스러워야 합니다.


그러니 단어 선정과 이미지 선정에 큰 공을 들여야 한답니다. 그렇게 공을 들인 것이 오해를 사거나 무의미해질 수 있는 리스크가 굉장히 큽니다(가끔 ‘이런 건 됐고 자세한 소개서나 좀 줘보세요’라고 하는 곳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6. 옛것 추억의 콘셉트

체크… 당신은 대체…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비즈니스도 있습니다. 최근 인기 터진 구닥도 그럴 것이고, 이번에 드롭박스의 리브랜딩도 다시 레트로한 디자인으로 돌아갔더군요. 추억을 자극하는 아날로그식 필카의 디자인을 따온 라이카나 올림푸스카메라의 디자인도 그렇습니다. 패션 쪽에서는 이미 순환주기가 기정사실화가 되었고 한때 유행하던 플랫 디자인을 넘어서 요즘엔 다시 폰트, 패턴, 양식 단순화, 네온 등의 디자인이 뜨고 있습니다. 


감수성과 공감대를 기본으로 한 이런 콘셉트는 비즈니스의 특수성과 타깃층의 연령에 제한이 있지만 금액이나 성능 등 객관적인 정보를 뛰어넘는 감성 기반 비즈니스라는 점에서 매니아/팬층을 만들기가 용이합니다.

표현 방법: 옛것, 아날로그, 불편하게 만들기, 안 보여주기, 쇼케이스, 팝업스토어, 복고 디자인, 이미지 위주의 콘텐츠

주의 사항


아날로그 콘셉트는 기본적으로 이미지를 위주로 합니다. 또한 그 이미지에 대한 공통적인 이해와 공감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우위 콘텐츠가 있어선 안 됩니다. 노란색의 작은 생명체라고 했을 때 보거스를 떠올리는 사람과 피카츄를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고 쳐볼게요. 물론 보거스도 미친 인기의 결정체지만 노란색 캐릭터에서 피카츄를 이겨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미 사람들 기억 속의 ‘원형 이미지’에는 노란색=피카츄라는 공식이 성립된 상태죠.


이렇게 옛 콘텐츠를 끄집어낼 때는 사람들의 무의식 속 원형 이미지를 잘 고려해야 해요. 더불어서 단순한 이미지보단 ‘행동’을 끄집어내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구닥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죠. 감동이란 그때의 행동과 느낌을 재현하는 것에서 시작되니까요.



7. 트렌드세터 콘셉트

천 년은 앞서간 비타스의 우주왕자 사교파티…

반면 시대를 앞서가는 느낌의 얼리 어답터, 트렌드세터의 느낌을 가득 담은 콘셉트도 있습니다. 이런 콘셉트에선 ‘이걸 놓치면 당신은 늦는 거야!’라는 편승심리를 자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사교육이나 전자기기 등이 있겠죠. 신제품의 발매 주기가 빠른 핸드폰도 비슷합니다. 


예전엔 핸드폰 광고의 초점을 무슨 화소, 램, CPU 등 다양한 성능 위주로 맞추었다면 요즘은 AI, 섬세함, 인식 기술, 모바일 페이, 플렉시블, 카메라 기능 등 기술 위주로 맞춥니다. 성능이야 잘 굴러가면 되는 것이지만 기술에 뒤떨어진다고 생각되면 불안해지기 때문이죠. ‘지금은 이런 시대야! 당신의 삶은 더 나아질 수 있어!’를 언급해주면서 세계관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표현 방법: IF를 통해서 불안과 기대를 동시에 자극하기, 체험관 마련, 체험 서비스, 문구로 자극하기, 동영상, 이미지 활용하기, 미래적인 복장, 얼리어답터/마니아/팬층 만들기

주의 사항


이런 트렌드세터 콘셉트에서 중요한 것은 ‘그 기술과 트렌드가 고객의 삶과 직접적으로 어떤 연관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삶을 풍요롭게 바꿉니다’ 따위의 멘트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요. 그러니까 ‘풍요를 뭐 어떻게?’라는 것이 중요하죠. 미래 기술을 다룬 SK나 금호타이어 등의 CF를 보면 정확하게 어떻게 당신의 삶이 바뀌는지 에피소드와 영상으로 풀어냅니다. 그런 기술 발전의 접점이 항상 인간을 향해있다는 감성 수렴 메시지로 마무리하죠.


그러니 표현상의 주의점은 항상 ‘구체적인 생활접점’ 에피소드로 접근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생활접점의 편리함을 숫자나 영단어가 아닌 감성적인 메시지로 풀 수 있어야 해요. 숫자는 그 뒷단의 문제입니다.



마치며


대략 7가지 콘셉트를 한 번 정리해보았어요. 매우 일반적이고 잘 알려진 콘셉트입니다. 이런 콘셉트 이외에도 본인만의 색을 살릴 수 있는 어떠한 특이한 콘셉트가 있다면 아주 흥미진진한 비즈니스 브랜딩이 되리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흥미진진하단 것은 꼭 즐겁고 돈을 많이 번단 얘긴 아닙니다. 그지가 되어 길바닥에 나앉는 것도 흥미진진한 일에 포함되니까요. 색이 강렬하고 분명하단 것은 그 색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해진단 것을 의미합니다. 분명 싫어하는 사람도 등장하기 마련이죠.


콘셉트는 분명 비즈니스의 성향에 따라 어느 정도 사회적인 선입견이 있습니다. 금융은 정장, 디자인은 자유로움, 마켓은 트렌디… 이런 식의 고유한 이미지가 이미 장착되어 있죠. 그러나 요즘엔 이런 이미지를 깨버리면서 새로운 콘셉트를 넘나드는 비즈니스도 많아졌습니다.

클라우드 웹하드 서비스와 아트웍의 만남이랄까
금융 서비스와 귀요미의 만남
언론 기능과 키치함의 만남이랄까

기존의 이미지를 깨버린 신선함은 주목받기 마련이고, 추후 그 기대와 인기에 부응하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의 일이 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어느 쪽도 쉬운 길은 아닙니다. 분명한 사실은 브랜딩에서 초기 콘셉트를 설정하지 못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스르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특히 요즘같이 다양한 콘텐츠가 무한 생성되는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죠.


조금 덧붙이자면 콘셉트는 만들기보다 유지하는 것이 훨씬 어렵습니다. 제가 글 쓸 때의 콘셉트를 유지하는 방법은 끊임없는 드립 연구와 찰진 비유와 예시를 찾아내는 것, 날마다 웹을 뒤적이며 그럴싸한 사진들을 찾아내고 브랜딩 서적을 까칠한 눈으로 읽어주는 것인데 놀랍게도 클라이언트와 하루만 대화를 하지 않아도 그 감이 급속도로 떨어집니다.


한 일주일만 지나도 ‘내가 그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사람의 적응력과 빡침을 잊는 속도란 굉장하더군요. 오전까지만 해도 빡쳐서 막 글 쓸 거리가 넘쳐났는데 오후 되니 벨기에 초코케이크 한 줌에 눈 녹듯 사라지는 극단적인 간사함… 이렇듯 시간과 감 떨어짐, 케이크 등으로 인해서 콘셉트 유지가 안 되는 저의 간사함을 보면서 기업 입장에선 이 일이 얼마나 힘들 것인가를 유추해볼 수 있겠습니다.


콘셉트를 유지하고 콘셉트를 방해하는 일들을 쳐내는 것에는 또 다른 맥락의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 얘기는 다음에 하려고 합니다. 배가 고프기 때문이죠. 화장실도 마렵고요. 제가 콘셉트를 방해하는 잡다한 것을 쳐내는 방식은 굳이 커피를 마시고 화장실을 참아가며 글을 쓰는 것입니다. 초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고 마음이 급해서 단숨에 쭈욱 쓸 수 있죠. 하지만 좋은 방법은 아닌 듯하니 더 현명하고 건강한 방법을 찾아 들고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원문: Aftermoment Creative Lab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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