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소설은 브랜딩의 훌륭한 교과서가 될 수 있다

조회수 2017. 10. 14. 12:47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크아아앙 최강의 브랜딩 드래곤이 울부짖었따

중딩시절 판타지 소설을 참 좋아했습니다. 물론 그 계기는 집에 들어가기 싫었기 때문입니다. 등짝 맞지 않고 합법적으로 늦게 들어갈 방법은 서점에서 책을 읽는 것이었죠. 당시 이우혁의 『퇴마록』이 세계편까지 등장한 시점이었죠. 전 월향의 ‘쉬이이이이~’ 하는 소리에 소름을 느끼며 판타지 소설에 빠져들었습니다. 『퇴마록』을 시작으로 1년간 판타지 소설만 거의 900권 가까이 읽었던 것 같습니다. 

johnna 전설

하루에 2-3권, 주말엔 3-4권씩 닥치는 대로 봤습니다. 그렇게 중3까지 판타지를 보고 나니 나중엔 볼 게 없더군요. 볼 게 없어지니 쓰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1학년 때 선풍적인 커뮤니티였던 다모임에 판타지 소설을 하나하나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의 이름을 넣어서 말이죠. 친구들은 왜 자길 죽이냐, 날 살려라, 나는 왜 이렇냐, 멋지게 바꿔줘라, 내가 왜 얘랑 커플이냐 등 MBC 아침드라마 시청자 게시판 같은 각종 피드백을 쏟아내었고 전 임성한 작가로 빙의해 녀석들을 살렸다 죽였다 하면서 책으로 치면 3-4권 분량을 썼습니다. 


판타지 소설을 쓰다 보니 여러 생각이 들더군요. 세계관을 만들어야 하고, 영어사전을 뒤적거리며 겁나 멋진 단어를 찾아야 했습니다. 주로 S나 H로 시작하는 곳에 멋진 이름들이 많더군요. 영어 시간을 이용해서 사전을 뒤적거리니 혼날 일도 없었고, 뭔가 열심히 공부하는 것처럼 보였는지 선생님도 좋아하셨습니다. 쌤 그때 전 마법기술 이름 찾고 있었어요. 죄송합니다.


브랜딩 얘기한다면서 왜 갑자기 판타지 소설 얘기를 하는지 고개를 양쪽으로 갸웃갸웃하실 분들이 많을 겁니다. 사실 0도 상관없어 보이지요. 요즘 사람들이 말하는 브랜딩이란 고귀한 것이라서 가치와 전략을 논하면서 펜 돌리기를 시전해야 하는 전문적 영역처럼 비추어지니까요.


하지만 저는 일단 그런 종류의 브랜딩을 논하지 않을뿐더러, 굴러다니는 돌멩이조차도 브랜딩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터라 오늘도 쓸데없는 소재에서 쓸데없는 썰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시작합니다.



세계관의 중요성


판타지 소설을 읽지 않았거나 관심 없는 분들도 반지의 제왕 정도는 아실 겁니다. 스타크래프트도 아시겠죠. 먼저 스타크래프트 이야기를 해봅시다. 스타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한 획을 그으며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최고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타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유닛의 밸런스나 네트워킹을 통한 베틀넷, 친구와의 3:3 무한헌터맵의 졸잼 등이 있겠지만… 그 베이스에는 겁나 엄청난 스토리라인이 있습니다.


압축해보자면 이런 겁니다. 젤나가라는 개불을 닮은 창조성애자 외계종족이 재미 삼아 프로토스를 만들었는데, 너무 똑똑해져서 창조주 젤나가를 개패듯이 패고 쫓아내버립니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젤나가는 ‘이번엔 말 잘 듣는 멍청이들을 만들어야지!’하면서 저그를 만들었는데 얘네들도 통제가 안 되면서 ‘아씌… 다 망했어’ 싶어서 쓸쓸히 우주 뒷편으로 숨습니다.


그러다가 테란이 등장하면서 대우주 삼국지가 펼쳐집니다. 우주에는 대악마 같은 나쁜 새끼가 있었습니다. 그놈을 무찌르려면 프로토스와 저그가 힘을 합쳐야 했죠. 그 매개체가 되는 것이 바로 테란의 유닛이었다가 저그에 잡혀 와서 레게머리화가 된 캐리건이었습니다.


스타2에 이르러서 캐리건은 자길 버린 테란의 복수를 하고 프로토스와 저그의 힘을 동시에 받아 나쁜 자식을 물리치고 자기가 젤나가가 된다는 스토리입니다. 적과의 동침, 신이 된 인간의 클리셰를 따라가지요. ‘우주를 배경으로 각자의 행성이 존재하고 3개의 종족이 피 터지게 싸우다가 나중엔 공동의 적을 물리치기 위해 손잡고 평화를 되찾았다’라는 것입니다.

엔타로 테사다르

반지의 제왕 스토리는 이런 것입니다. 사우론이 절대반지를 만들고 세계지배잼을 즐기자 요정, 드워프, 인간들이 편먹고 사우론과 싸우다가 손가락을 잘라 절대반지를 되찾습니다. 당연히 그렇듯 반지를 부수라는 말을 안 들어 처먹고 자기가 잘 보관하겠다는 설날의 부모님적 멘트를 날린 뒤 반지 쟁탈 싸움을 벌이다가 구애인처럼 강물에 던져버리고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강물은 S자를 그리며 안쪽부터 유속이 느려지므로 퇴적물은 그쪽에 쌓입니다(지리 시간). 이렇게 쌓인 퇴적물은 농사를 짓기 적합한 비옥한 토양으로 바뀌게 되고 그쪽에 샤이어가 생기고 호빗들이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생일을 맞은 스미골이 친구와 낚시잼을 즐기다가 강물 아래 절대반지를 발견하고 눈이 뒤집힙니다. 서로 반지를 차지하려다 친구 호빗을 죽인 스미골은 동굴로 들어가 쑥과 마늘로 100일을 연명하며 골룸으로 변하게 되는데 호빗 3부작에서 이 반지를 빌보 베긴스가 줍하는 스토리가 나옵니다. 


빌보 삼촌에서 프로도로 이어진 후, 간달프가 폭죽놀이를 핑계로 반지의 유치권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이 반지의 제왕의 시작입니다. 나머지는 아시다시피 골룸이 집요하게 ‘내 보물!’을 외치고 프로도와 샘이 사랑의 힘으로 반지를 파괴하고 중간계의 평화를 되찾는다는 게이물… 아니;; 판타지물입니다.

올리폰트 왔쪄욤 뿌우!

뜬금없이 왜 이런 얘기를 하냐면, 바로 ‘세계관’에 대한 설명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판타지 소설은 기본적으로 가상의 세계를 기반으로 합니다. 때문에 모든 세계를 창조부터 현재의 지도까지 세세하게 구축을 해야 하죠. 이러한 세계관의 구축은 스토리의 개연성과 갈등 관계, 모든 것들의 존재의 이유를 설명합니다.


브랜딩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으로 비즈니스는 세상에 없었거나 기존에 있던 어떤 것이 달라진 형태로 등장합니다. 그것을 경험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없던 것이 등장한 것입니다. 때문에 이것의 탄생과 개연성, 존재 이유를 설명해야 합니다. 우리의 비즈니스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고, 어디에 어떻게 위치해 있는지, 어떤 식의 역사가 있었고, 어떻게 지금의 이것이 탄생하게 되었는지 스토리의 개연성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물론 우리가 반지의 제왕 이전의 스토리를 전혀 모르듯, 또는 어벤져스 2는 봤지만 마블 세계관에는 별 관심이 없듯 소비자도 브랜드의 상세한 세계관을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귀찮은 일이죠. 반지의 제왕 영화가 나왔을 때도 이러한 세계관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모든 요소가 챡챡 맞아 들어가거나 추후 세계관을 알게 되었을 때 소오름을 느끼고 그 광대함에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세계관 구축은 소비자를 위해서라기보단 나와 직원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필요합니다. 비즈니스의 개연성을 확실하게 만들기 위해서죠. 판타지 소설은 탄생 설화부터 각 종족의 생성까지 모든 것에 이유와 개연성을 부여합니다. 드래곤은 왜 생겼고, 드워프는 어떻게 생겼고, 각 대륙은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 신의 입장에서 모든 세계를 만들죠.

중간계 대륙의 지도

비즈니스도 비슷한 맥락을 따라갑니다. 우리의 서비스는 무엇을 배경으로 탄생했으며, 그 성장과 갈등 관계는 무엇이었는지, 현재 우리 비즈니스를 어떠한 세계라고 하면 왜 이것과 이것은 갈등하게 되었는지, 위협 요소는 무엇이고, 옆 나라(협력 업체)는 누구고, 우리는 여기서 왜 살아가는지 이유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1. 캐릭터의 구축


그리곤 캐릭터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이러한 멋진 나라가 구축되었고 각 나라가 생겼고, 생긴 이유까지 나왔으면 이제 이 세계를 토대로 움직이는 캐릭터가 있어야 할 게 아닙니까. 세계관 구축이 브랜딩의 기초와 개연성을 만들어주는 바탕이라면 캐릭터는 실제 브랜딩 퍼포먼스를 의미합니다. 이 캐릭터의 구축 방법은 5가지 세팅을 따라가야 합니다. 한 번 보실까요.

  1. 일단 기본적으로 외모와 성격을 큼직하게 설정합니다.
  2. 그 성격이나 흉터 등이 생기게 된 유년시절을 구축합니다.
  3. 특징이 되는 에피소드를 구체화시키고, 캐릭터가 지닌 가치관과 선입견을 설정합니다.
  4. 캐릭터 주변의 가족과 친구 등 삶의 영향을 주는 인물들 간의 관계를 설정합니다.
  5. 캐릭터의 동선과 거주지, 관계를 통한 열망과 욕망을 설정합니다.

이것을 비즈니스로 바꾸어보면 이렇습니다.


  1. 회사의 성향과 로고, 비주얼 콘셉트를 설정합니다.
  2. 비즈니스의 개연성과 설립 목적, 비주얼 콘셉트와의 일관성을 만들어냅니다.
  3. 주요 레퍼런스와 회사가 지닌 가치관을 구체화시키고 공유합니다.
  4. 경쟁사, 협력사, 벤치마킹 등 회사 외적 요소 간의 관계를 설정합니다.
  5. 비즈니스의 범위, 활동 영역, 타겟팅, 목표를 설정합니다.

물론 1-5가 서사적 순서로 흘러가는 것은 아닙니다. 어찌 보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 우선순위가 바뀔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격·가치관·철학·욕망 등의 내적 요소와 관계·환경·신체적 요소·시대적 배경 등의 외적 요소를 모두 빠짐없이 구축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2. 캐릭터의 디테일


무엇보다 캐릭터 구축의 핵심은 캐릭터의 모든 행동을 저자가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캐릭터의 눈 옆에 점이 몇 개 있고 주근깨가 얼마나 있는지까지 디테일하게 설정하고 나면 캐릭터는 내가 만들어 놓은 세계관 안에서 스스로 행동하고 움직이게 됩니다. 모든 것은 개연성에 의해서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것들이지요.


세계관을 구체적으로 설정하면 우연조차 필연처럼 느껴집니다. 비즈니스 또한 그렇습니다. 비즈니스의 거대한 철학을 설정하는 것은 좋지만 단순히 슬로건만으로 회사의 브랜드가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제가 자꾸 디테일과 실무를 외치는 이유도 그것이죠. 내가 만들어 놓은 회사가 스스로 브랜딩을 펼쳐나가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디테일한 성격의 설정이 있어야 합니다.

  • 우리가 쓰는 폰트는 어떤 것인가?
  • 우리가 쓰는 말투는 어떨까?
  • 우리가 쓰는 양식은 어떤 것인가?
  • 우리 사무실에 걸린 액자와 문구들은 왜?
  • 우리 팀원들의 특성과 책상의 모습은?
  • 탕비실에 놓인 커피와 다과류는?

이런 세세한 설정은 암묵적인 선입견과 스키마를 형성합니다. 여기서의 선입견은 나쁜 의미가 아닙니다. 외적으로든 내적으로든 회사에 대한 선입견이 없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는 의미와 같습니다.


인간은 어떤 정보를 인식한 후 그것을 저장하기 위해 특유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임의해석을 통해 변형시킵니다. 나의 가치관의 필터링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저장하려고 하죠. 이렇게 굳혀진 선입견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됩니다. 때문에 브랜딩은 다른 말로 하면 무의식적인 선입견을 형성하는 과정과도 같죠. 


여기서 선입견을 만드는 것들은 추상적이고 거대한 개념이 아닙니다. 아주 세세한 디테일이죠. 톨킨이 반지의 제왕 세계관을 구축한 이래 대부분의 판타지 소설이 톨킨의 세계관 속 클리셰와 미장센을 차용했습니다. 엘프라고 하면 뾰족한 귀, 아름다운 얼굴, 금발 머리카락 등이 생각나고 오크는 투박한 칼, 근육질, 험상궂은 얼굴 등이 생각나죠. 대부분의 캐릭터의 구축과 움직임은 이러한 미장센에서 비롯됩니다.

이 콘셉트는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것도 사실상 거대한 가치관이나 철학에 대한 부분보단 이러한 미장센일 가능성이 큽니다. 실상은 보여‘준다’기보단 보여‘진다’는 것에 가깝겠죠. 기업 입장에서야 엄청 선하고 대단한 철학을 막 설명하고 싶겠지만, 소비자는 결국 포장지나 배송 상태, 브로슈어와 명함 등을 관찰·경험하니까요. 



3. 캐릭터의 콘셉트


사람의 신뢰감은 일관성에 있다고 하듯 기업의 신뢰감도 다르지 않습니다. 특정 콘셉트와 캐릭터를 구축했다면 개연성 있게 움직이는 게 옳은 일이겠죠. 이때 ‘어떤 캐릭터를 구축해야 하느냐’에 궁금증이 생깁니다. 물론 악역을 맡아서 지구뿌셔버려를 시전하는 것은 안 되겠지만 그 이외에 어떠한 콘셉트이든 사실 상관이 없습니다.


죄다 주인공에 착한 역할만 하려고 하면 세계관이 개판이 되어버리듯 콘셉트란 것은 색깔이 뚜렷하면 될 뿐 정답이란 것이 없지요. 어떤 성향, 성격이든 그 개연성이 명확해서 이해가 되는 것이라면 괴팍한 미치광이 과학자 콘셉트라도 매력이 있기 마련입니다. 캐릭터의 매력 발산은 과거의 에피소드와 환경의 관계를 통해 만들어진, 이유 있는 가치관을 통해서입니다.


처음엔 뭥미? 싶은 괴팍한 성격의 사람이라도 시간이 지나 술 한잔하고 그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인 경험이 한두 번씩 있을 거예요. 그러니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내 비즈니스의 성격을 분명하게 한정하고 ‘이유’를 만들어주는 작업이 더 중요합니다.



4. 드래곤의 탄생


드래곤이 등장하면서 판타지 소설은 극적으로 변해갑니다. 호빗의 핵심을 만들었던 킬링 콘텐츠가 스마우그였듯 말입니다. 또는 엄청난 궁극의 마법사가 대마왕의 반전 등이 등장하면서 세계관을 흔드는 절정으로 치닫게 되죠.

오이형님이 선방했던 스마우그

비즈니스에도 드래곤이 있습니다. 이른바 킬링 콘텐츠 내지는 코어를 의미하죠. 주 사업 모델일 수도 있고, 주력 상품일 수도 있겠네요. 이 드래곤은 그냥 ‘존나 강해서 나머지를 다 싸그리 죽여버리고 혼자 보물을 독차지해서 노후 걱정 없이 4,000년간 잘살았답니다!’를 말하려고 나온 것이 아닙니다. 드래곤의 등장은 긴장감과 갈등, 긴박감과 묘한 쾌감을 불러일으키죠. 


킬링 콘텐츠란 그런 매력이 있어야 합니다. 혼자만 대박 잘나서 다른 상품을 다 개무시하는 그림을 그려선 안 됩니다. 상품 라인업, 신규 서비스 런칭, 신규 아이템 등장 등… 어떤 비즈니스는 대박 아이템을 선보일 때 그것이 다른 것들과 어떤 연관성을 지녔는지,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으며 어떤 타깃을 집중 공략할 것인지 명확하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드래곤에게도 성격을 부여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심지어 이 드래곤도 산에 처박혀서 혼자 2,000년간 잠들어있던 이유가 있으니까요.


그러니 비즈니스를 위한 다양한 상품·서비스에는 각각의 위계질서와 서로의 관계도를 설정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품의 라인 업을 다르게 설정하고 그중 최상위 라인을 다시 만들고 타깃별로 다시 분류하고 ‘이 제품과 이 제품은 함께 쓰면 안 된다’는 식의 플랫폼 내부의 세계관이 구축되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 제품은 각자의 성격과 탄생 비화가 있어야 하죠.



정리하며


세계관과 캐릭터, 드래곤을 통해서 비즈니스 브랜딩의 구축방법을 주절거려보았습니다.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행동을 하려면 그 땅이 있어야 합니다. 땅엔 도로와 국경, 신호, 길, 옆집, 악당, 친구가 있어야 하죠. 우리 비즈니스가 뿌리내리고 탄생하게 된 세계관에 대한 구체적인 설정을 해주어야 합니다.
  2. 이 세계 위에서 우리 브랜드는 하나의 캐릭터가 되어 움직입니다. 이때 사람들이 관찰하는 것은 이 캐릭터의 미장센이죠. 디테일하고 개연성 있는 행동으로 고객들에게 선입견을 주어야 합니다.
  3. 주인공이 필살기를 쓰거나, 스토리가 절정으로 치달을 때는 킬링콘텐츠나 최상위라인업이 짜잔하고 등장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의 탄생은 세계관과 캐릭터 간의 관계를 통해 설명되어야 합니다. 혼자 뚝 떨어져 나온 느낌이 들면 사람들은 뭐래… 싶기 때문이죠.

한 마디로 ‘맥락 있는 브랜딩’ 에 대한 이야기였죠. 판타지 소설을 예로 들었던 것은 그 세계와 캐릭터, 클라이막스와 생소한 아이템들을 모두 내가 창조해야한다는 점에서 비즈니스와의 유사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요.


창조주잼에 빠져서 자꾸 새로운 걸 만들려고만 하지말고, 만들어놓은 것들이 잘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 한 번 검토해보도록 합시다


원문: Aftermoment Creative Lab의 브런치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