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난 돌VS둥근 돌, 누가 더 유리할까?

조회수 2017. 9. 29. 14: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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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떻게 포지셔닝하고 계신가요?

Question


대리 2년 차 직원입니다. 사람을 성격에 따라 구분하자면 저는 ‘모난 돌’보다는 ‘둥근 돌’에 더 가깝습니다. 직장생활을 함에 있어 모난 돌과 둥근 돌 중에서 누가 더 유리할까요? 그리고 저처럼 천성이 둥근 돌에 더 가까운 사람은 모난 돌 사이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요?


 

Answer


직원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할 법한 좋은 질문입니다. 좋기도 하지만 매우 중요한 질문이죠. 특히 팀장 승진을 바라보고 있는 직원에게는 꼭 필요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먼저 모난 돌과 둥근 돌 중 누가 더 유리할지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100% 맞는 답은 없습니다. 한 마디로 ‘케바케'(case by case)죠. ‘현재 재직 중인 회사의 기업문화에 따라 다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난 돌과 둥근 돌 중에서 누가 더 유리할지는 재직 중인 회사의 기업문화에 따라 다르다

기업문화가 매우 다른 몇 가지 사례와 함께 각각의 경우 모난 돌과 둥근 돌 중에서 누가 더 유리할지에 대한 제 ‘51% 정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모난 돌과 둥근 돌 중 누가 더 유리할까?


(1) 성과만 내면 만사형통인 성과 중심의 S사의 경우

S는 ‘성과’의 첫 글자이지 이 회사의 회사명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하면 된다’라는 모토에 너무나 충실한 회사죠. S사에서는 ‘영업이 왕’입니다. 영어로는 ‘Sales is king!’


이 회사 신입사원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영업 실습 과정. 이 과정에서 1등을 한 직원에게는 금전적 포상과 함께 ‘1등 사원’이라는 영광이 주어집니다. 그다음부터는 탄탄대로가 펼쳐지죠. 반면 영업 성과가 시원치 않은 직원은 희망 부서에 배치받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회사에서 가장 높게 평가해주는 직원은 다름 아닌 ‘성과 내는 직원’. 다음으로는 ‘사고 치는 직원’입니다. 성과는 못 내더라도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일을 벌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사고를 치는 직원들이죠. 반면 가장 싫어하는 직원은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는 직원’입니다.


S사 사장님께서 남기신 아주 유명한 말씀이 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실패를 통해 성공에 다가갈 수 있다.

이 회사에서 임원까지 승진하기 위해서는 모난 돌이 되어야 합니다.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자기 이익을 철저하고 독하게 챙겨야 하기 때문입니다.그러기 위해서는 때로는 모난돌이 될 필요가 있고 가끔씩은 쌈닭도 되어야 합니다.


결론: 성과만 내면 만사형통인 성과 중심의 회사에서는 모난 돌이 유리하다.



(2)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보수적인 B사의 경우

B 역시 보수의 첫 글자이지 회사명과는 하등 관련이 없습니다. 얼마나 보수적이냐 하면, 앞서 말씀드린 S사와는 달리 ‘하면 되는’ 회사가 아니라 ‘될 것 같아야 하는’ 회사죠

B사에 입사하면 선배들이 처음에 꼭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이 회사에서는 상사가 지시한 업무를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게 ‘따봉’입니다. 그게 이 회사에서 일 잘하는 사람의 표본입니다. 하지만 성과 내겠다는 욕심으로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거나 자신의 직급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 나서면 결국 모난 돌로 낙인이 찍히죠.


이 회사에서 차부장까지 승진하신 분들에게는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인내심’이죠. 차부장들끼리는 농담으로 이런 말을 주고받습니다.


억울하면 참아라

이 회사에 억울한 일이 많다는 얘기가 절대 아닙니다. ‘차부장이 되려면 그 정도로 인내심이 강해야 한다’는 말을 농담조로 표현한 거죠.


이 회사에서는 임원의 승진 여부를 결정할 때 함께 일해 본 다른 임원들에게 평판 체크를 합니다. 여기서 부정적인 얘기가 많이 나오면 임원 승진에서 멀어지게 되겠죠. 이렇게 하면 당연히 ‘성과’보다는 ‘조화’에 무게가 더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때로는 조금 무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타부서로부터 욕먹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밀어붙여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사람은 평판 조회에서 부정적인 얘기가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반면 ‘타부서 사람들과 마찰 없이 잘 지내는 사람’은 아무래도 평판이 좋겠죠. 따라서 이 회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부딪혀도 마찰이 생기지 않을 만큼의 둥근 돌이 되어야 합니다. 모난 돌은? 맞습니다. 정 맞습니다.


결론: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보수적인 회사에서는 둥근 돌이 유리하다.

돌다리는 웬만하면 안 무너지는데요. 그래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사람들이 있죠.
(3) 회장님께서 사소한 결정까지 모두 하는 개인 그룹 K사의 경우

이번에는 조금 극단적인 K사의 사례를 들어 드리겠습니다. K 역시 ‘개인’의 첫 글자이지 회사명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매출 규모는 수조 원에 이르지만 경영방식은 딱 개인 회사죠.


이 회사는 창업자이신 회장님께서 아직까지 현업에서 활발히 뛰고 계시고 절대 파워를 행사하십니다. 뿐만 아니라 상품개발, 영업, 마케팅, 인사, 재무 등 거의 전 영역에 걸쳐서 굉장히 구체적으로 사업에 관여하십니다.


그리고 회장님에 관한 ‘믿거나 말거나’ 식의 일화가 마치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고 있다 보니 어느 누구라도, 설사 이 사업의 최고 전문가라 할지라도 회장님의 권위에는 감히 도전할 수 없습니다.


사례를 하나 들어드리면, 상품개발 과정에서 디자인 시안 하나라도 회장님의 재가가 없으면 진행이 불가능합니다. 인사 또한 회장님의 결정이 거의 절대적이죠. 과장급 이상 승진의 경우 회장님 최종 면접 과정이 필수입니다. 담당 임원이 아무리 강하게 밀어도 회장님 면접에서 낙방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K사에서는 회장님의 한 마디가 ‘절대 반지’입니다. 회장님 눈에 띄는 것이 핵심성공요인(KSF)이라는 얘기죠. 그러다 보니 대리급 이상부터는 본인의 담당 업무보다는 전사적 프로젝트에 더 열정적으로 참여합니다. 하루하루 주어진 업무를 티 안 나게 묵묵히 수행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도 없겠죠.


체육 대회나 장기 자랑과 같은 전사 행사를 할 때에는 업무가 말 그대로 마비됩니다. 전사 행사에서 돋보이기 위해 많은 직원들이 당장의 업무를 중단하고 일주일 동안 하루 10시간 이상 행사 준비에만 매진합니다. 체육대회 릴레이 주자로 뛰기 위해 해외 출장 도중 급히 귀국한 차장님도 있었으니까요.


또한 실제 성과보다는 ‘성과 포장’이 더 빛을 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실제 성과를 냈지만 포장을 잘 못하는 현업보다는, 성과에는 크게 기여를 하지 않았지만 보고서 작성에는 달인급인 스텝 부서 직원들이 더 큰 인정을 받습니다.


이 회사에서 회장님의 눈에 띄기 위해서는 그냥 모난 돌도 아니고 ‘낭중지추’가 되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수많은 직원들 사이에서 도드라져 보이기가 힘들죠.


결론: 회장님께서 사소한 결정까지 모두 하는 개인그룹에서도 역시 모난 돌이 유리하다.

회장님의 한 마디가 ‘절대 반지’라면, 그 한 마디에 모든 것을 걸어야죠.

이상 몇 가지 사례를 통해 모난 돌과 둥근 돌 중 누가 더 유리할지는 ‘재직 중인 회사의 기업문화에 따라 다르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지금부터는 천성이 모난 돌이거나 둥근 돌인 분들의 경우 어떻게 처신하는 게 좋을 지에 대한 제 ‘51% 정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직원들의 처신 방안


한 마디로 회사의 기업문화를 잘 이해하고 이에 따라 적절하게 포지셔닝해야 합니다.

 

1. 내 성향과 잘 맞는 기업문화를 보유한 회사를 찾아가라

기업문화에 따라 유리한 타입과 불리한 타입이 다르기 때문에 내 성향과 잘 맞는 기업문화를 찾아가는 게 장기적으로 바람직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현실에서는 잘 안 지켜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기업문화보다는 연봉, 사회적 지위, 기업의 명성 등을 쫓아가시는 분들이 더 많죠.


물론 입사 전에는 기업문화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맹점이 있기는 하지만, 기업문화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이를 간과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단기적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소탐대실하는 행동입니다. 기업문화와 본인의 성향이 잘 안 맞는다면 근무기간 내내 고생을 많이 하시겠죠.


 

2. 재직 중인 회사의 기업문화에 맞춰 본인의 성향을 개발해라

자신의 성향이 모난 돌이나 둥근 돌 중 어느 하나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지 않은 이상, 일정 수준까지는 본인의 스타일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현재 재직 중인 회사의 기업문화에 맞춰 본인의 성향을 개발하십시오.


이것 또한 너무나 당연한 얘기이지만 역시 잘 지켜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의 업무 스타일을 고집하시는 분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기업문화와는 다르게 ‘마이 웨이’ 하시는 분들이죠. ‘까칠하다’ 또는 ‘인격이 부족하다’라고 욕을 먹는 분들(나 홀로 모난 돌의 경우)이나 ‘호인’ 또는 ‘송양지인’이라고 놀림을 받는 분들(나 홀로 둥근 돌의 경우)이 대표적이죠.


 

3. 내가 잘 안 맞는다고 판단되면 니치 플레이어로 성장하든가, 아니면 이직하든가

내 성향이 기업문화와 정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또는 타고난 성향을 쉽게 바꾸지 못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도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기업문화와 성향이 배치되는 분들도 ‘니치 플레이어’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항상 존재합니다. 다시 말해 모난 돌이 많은 곳에서도 둥근 돌이 성공할 수 있고, 둥근 돌만 모여 있는 곳에서도 모난 돌이 스타가 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단, 전제 조건이 두 가지 있죠.


첫째로 다양성을 수용할 만큼 회사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매출 규모가 10조 이상을 넘어서는 순간부터는 ‘기업문화의 멀티화’가 진행됩니다. 이때부터는 단일 사업모델, 단일 기업문화로는 더 큰 도약이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다양성을 추구하기 시작하죠.


모든 부서가 하나의 기업문화를 따르기보다는 각 부서마다 고유의 조직문화를 추구합니다. 따라서 이 정도 규모의 기업에서는 니치 플레이어도 성장할 틈이 있습니다. 하지만 규모가 작아서 하나의 문화밖에 포용할 수 없는 기업에서는 ‘다른 사람’은 ‘틀린 사람’이 됩니다.

 

다양성을 수용할 만큼 회사 규모가 크지 않으면 ‘다른 사람’은 ‘틀린 사람’이 된다


둘째로 니치 플레이어의 경우 동료들과 다르기 때문에 받아야 하는 핸디캡 또는 리스크가 있는데 이것을 감내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가령 모난 돌 사이에서의 둥근 돌은 성장이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모나게 성과 내는 직원들보다는 당연히 승진이 느리겠죠. 따라서 이때 둥근 돌은 빠른 성장은 기대하지 말고, 길게 오래가는 전략을 선택해야 합니다. 반면 둥근 돌 사이에서의 모난 돌은 말 그대로 정말 ‘낭중지추’가 되어 빛을 발하거나, 아니면 ‘모난 돌’이 되어 정 맞고 사라지거나, 둘 중의 하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이 정도 리스크는 감수해야 합니다.


회사 규모도 작고, 본인 또한 성향이 다른 분들과 함께 일하면서 받는 핸디캡 또는 리스크를 감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이직해야죠. 안 그러면 나중에 정말 큰 낭패당하실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모난 돌인가요, 둥근 돌인가요? 어쩌면 이건 중요한 질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핵심 질문은 아마 다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러분 회사의 기업문화는 어느 쪽에 가까운가요?그리고 여러분은 어떻게 포지셔닝하고 계신가요?
‘모난 돌’과 ‘둥근 돌’ 중 누가 더 회사생활을 잘 할지, 누가 더 임원 승진에 유리할지는 기업문화에 따라 다르다. 대개 성과 중심의 회사에서는 모난 돌이, 보수적인 회사에서는 둥근 돌이 유리하다.

따라서 회사의 기업문화를 잘 이해하고 이에 따라 적절하게 포지셔닝해야 한다. 내 성향과 잘 맞는 기업문화를 보유한 회사를 찾아가거나, 재직 중인 회사의 기업문화에 맞춰 본인의 성향을 개발하거나.

기업문화와 잘 맞지 않는 경우에도 니치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는 있다. 단, 회사 규모가 크고, 니치 플레이어로서의 핸디캡 또는 리스크를 감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직이 답이다.

원문: 찰리브라운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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