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광고 표절 사례를 제보합니다

조회수 2017. 9. 28. 14: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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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어려운 업계라도, 아닌 건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보험 비교 서비스 바로봄을 운영하는 최종기입니다. 바로봄은 보험이 필요한 고객이 희망하는 금액과 보험의 종류를 선택하면, 다수의 설계사가 직접 고객의 요청에 맞게 보험 설계안을 제안하는 보험 역경매 서비스 입니다.


이제 시작한 지 40일 정도가 지난 서비스이며, 어떻게 고객에게 조금이라도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하여 영상, 카드뉴스 콘텐츠를 제작, 노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매우 당황스러운 일을 접했습니다. 다른 스타트업이 우리와 완전히 같은 광고 영상을 내놓은 것입니다.

물론 유사한 광고는 넘칩니다. 그저 아이디어를 빌리는 수준이었다면 저도 이렇게 화가 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완전한 동종 업계에서 메시지 하나까지 같은 광고를 만들었기 때문에 너무나 당혹스러웠습니다.


아래는 저희 영상(좌)과 경쟁사의 표절 영상(우)입니다. 저희가 올린 지 약 1개월 뒤 올라왔습니다.

#극혐주의라는 태그부터 동일합니다 .
갑자기 연락 온 친구라는 콘셉트도 같습니다.
갑작스러운 보험 판매 영업도 동일합니다.
꺼지라는 대사까지도 같습니다.
심지어 차단까지도 말이죠.
채팅 후 슬로건도 거의 같죠?
그리고 서비스 소개까지의 플롯마저 똑같습니다.

심지어 저 경쟁사는 표절 영상에 광고비까지 쓰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저희가 손을 댔다고 생각하신다면 바로봄의 원본과 표절 영상을 비교해 보십시오(소모적인 감정싸움을 피하기 위해 표절한 회사 이름은 편집했습니다).


소송하라는 지인도 있었지만, 그럴 여유는 없었습니다. 1달 반밖에 되지 않은 서비스를 개선할 시간도 아까운 스타트업이니까요. 그래서 경쟁사 파운더에게 메시지를 넣었습니다. 그저 삭제만을 요구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대답이 저를 너무나 떨리게 했습니다.

저는 재차 삭제를 요청했습니다. 이때 머리가 아찔해서 무슨 감정으로 이런 메시지를 주고받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SBS 생활 경제에 나오는 장소, 아이템, 서술 방식을 KBS 생생정보통에서 그대로 따라 합니까? 서술 방식은 비슷할 수 있습니다. 요즘 카드뉴스 다들 비슷한 거 저도 알아요. 하지만 그건 스토리텔링의 구조죠. 동종업계의 광고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따라 하는 게 표절이 아니라고요?

너무 황당해서 아는 변호사 형님께 직접 물어봤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정말 잘못 아는 것인지… 그분도 황당해하더군요. 광고의 창작성이 인정되고, 따라서 저작인격권도 인정된다고…


제가 운영하는 바로봄은 작은 회사입니다. 직원이 열 명도 안 되고 자금도 넉넉하지 않죠. 투자금도 없습니다. 비용을 아끼고자 마케터를 따로 고용하거나 별도 외주 없이 내부에서만 수십 수백 시간을 고민하였고 영상까지 자체적으로 만들었습니다. 그게 고작 ‘저작권 인정 안 되는’ 즉 얼마든지 따라 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결과물인가요?


저작권 개념이 약한 직원이 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조용히 삭제 요청을 한 거고요. 그런데 창업자가 알았다면 당연히 조처해야지요. 제가 언제 사과라도 해달라고 했습니까? 그냥 삭제해달라는 게 그리도 힘든 일입니까? 아니, 최소한의 성의는 보일 수 있지 않았을까요?


저 회사 또한 마음 편하게 하루하루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시장 속에서 매일 같이 스트레스받겠죠. 하지만 그것이 표절할 이유도, 그것을 지적할 때 가벼이 넘길 수 있는 이유도 아니라 생각합니다.


한가지 추가로 확인하고 싶은 부분은, 저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너무 오버하고 있지 않을까입니다. 변호사님과 제 지인들 생각과 달리, 정말로 저분 말대로 표절이 아닐 수도 있겠죠. 혹시라도 이쪽으로 좀 더 적절한 조언을 주실 수 있는 분이 있다면, 제 이메일 jk@barobom.com 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바로봄 대표 최종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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