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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속버스 회사는 왜 다 거기서 거기일까

정확한 시간과 안전을 보장하면서 이런 서비스까지 제공하면 더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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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ㅍㅅㅅ 작성일자2017.06.25. | 112,562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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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 지방이다 보니 고속버스를 이용할 때가 많습니다. KTX나 일반 기차보다도 저렴하게, 그러면서도 빠르게 도착할 수 있습니다. 차가 막히거나 교통사고로 인해 정체되는 등 가끔 뜻하지 않은 이유로 도착 시각에 차질이 생길 때도 있지만, 차멀미가 없는 저로서는 내 집처럼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어 가장 애정하는 교통수단입니다.


평소처럼 버스를 타고 고향에 가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고속버스를 고를 때는 브랜드를 보지 않고 시간만 고려해서 선택하지?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모든 고속버스 회사가 ‘거기서 거기’ 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모두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소비자는 선택 요인으로 오직 ‘출발 시각’만 고려합니다. 생각해보면 버스 예매를 한 뒤 어떤 고속버스 회사를 선택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직 출발 시각만 기억하죠.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도착한 이후로도 어떤 브랜드의 버스에 탑승했는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브랜드를 만나고 소비와 사용이라는 결정을 합니다. 그리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브랜드들의 노력은 그야말로 치열합니다. 하지만 고속버스 시장은 예외입니다. 사실상 고속버스 시장은 몇십 년 전과 비교해봐도 크게 달라진 서비스 경험은 없습니다.

아쉽게도 정확한 시간에 출발해서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승객을 모시고 가면 된다는 기본적인 서비스 경험만이 몇십 년째 이어집니다. 고속버스 회사 브랜드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추가적인 서비스 경험 가치는 무한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혁신적인 고속버스 브랜드가 될 수 있지만 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대 광역시의 경우 고속버스 배차 간격이 보통 10분에서 15분입니다. B사에 다른 버스 회사보다 확실히 차별화되는 서비스 포인트가 있다면 8시 A사 버스를 예매하려다가도 8시 10분 B사 버스를 예매하지 않을까요? 고향 집을 왔다 갔다 하면서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정리해봤습니다.

출발 시각 차이가 크지 않을 경우, 이런 서비스가 있다면 이 고속버스 브랜드를 예매할 텐데…


1. 버스의 현재 위치와 도착 예정 시간 알림


매번 고속버스를 탄 뒤, 중간 지점 이후부터 부모님으로부터 전화 또는 문자를 받습니다. 거의 100% “어디쯤 왔니?” 아님 “언제쯤 도착할 것 같니?”입니다.


이런 연락을 받는 건 저뿐이 아닙니다. 도착이 가까워질수록 전화에 “XX쯤이야” 또는 “XX쯤에 도착할 것 같아”라고 대답하는 승객 목소리가 많이 들려옵니다. 문자로 나누는 경우는 훨씬 더 많을 겁니다.


현재 고속버스 모바일 앱으로 남은 거리와 도착 시각을 공유할 수 있지만 탑승자가 업데이트되는 내용을 계속 공유해야 해서 불편함이 따릅니다.

만약 예매를 하면서 출발/도착 관련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전화번호를 추가적으로 입력하면 어떨까요? 그를 통해 버스가 출발했음을 문자로 알려주고, 문자 내에 있는 링크를 통해 현재 버스가 어디쯤 와 있는지 실시간 지도로 보여주고, 언제쯤 도착 예정인지 ‘목적지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알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인 거죠.


그렇게 되면 “출발했냐?” “어디쯤이냐?” “언제 도착하냐?” 같은 ‘3개의 질문’이 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2. 운전기사와 커뮤니케이션하는 툴


버스 안에서 운전기사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경우가 간혹 생깁니다. 용무가 급해서 가까운 휴게소에 급히 들러야 할 때, 버스 안이 덥거나 추워서 온도 조절을 요청할 때 등이 그렇습니다. 이 경우 승객은 운행 중임에도 안전띠를 풀고 위험하게 운전석으로 걸어갑니다.


사고라도 발생할 경우 이 승객의 안전은 안전띠를 매고 자리에 앉아있을 때보다 많이 위험할 것입니다. 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운전 중에 갑작스럽게 다가와 승객이 말을 걸기 때문에 당황할 수 있습니다. 혹시나 범행을 저지르지 않을까 하여 승객이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기사도 있다고 합니다.

기사를 향한 폭력 사건은 종종 접할 수 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

모바일 앱에 지금 탑승한 버스의 기사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기능이 있으면 어떨까요? 운전 중에 휴대폰을 보는 것은 위험하니 운행 중에 수신한 승객의 메시지는 TTS(음성합성) 기술을 활용해 ‘소리로 메시지 읽어주는 기능’을 활용하면 어떨까 합니다. 예를 들면, 

탑승 승객으로부터 1건의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운전 중에 죄송합니다. 화장실이 급해서 그러는데, 가까운 휴게소에 들러주실 수 있을까요?”

또는

탑승 승객으로부터 1건의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버스 뒤쪽이 많이 덥습니다. 히터를 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와 같이 말이죠. 커뮤니케이션은 휴게소에 정차했을 때도 가능합니다. 기사가 아무 이유도 모른 채 남은 승객이 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경우를 많이 봤을 겁니다. 현재는 기사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아무런 도구가 없기 때문에 연락할 방법이 없습니다. 만약 툴이 생긴다면 특별한 이유로 불가피하게 휴식 시간이 더 필요할 경우 운전기사에게 연락할 수 있겠죠.



3. 고속버스의 당일 퀵 배송, 더 적극적 활용


고속버스를 활용한 물품 배송은 현재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짐을 부치면 해당 시간의 버스가 출발할 때 직원이 화물칸에 물품을 싣습니다. 버스가 도착하고 나서는 도착지에 있는 수령자가 픽업해서 가져갑니다.

터미널에 수하물 취급소가 있지만 버스 회사에서 픽업하지는 않는다.

사실 이렇게 당일 퀵 배송이 되는 건 ‘엄청난 서비스’입니다. 일반적인 택배 배송은 1-2일 정도가 소요되며 퀵 발송의 경우에는 거리와 배송 무게에 따라 가격이 다르나 서울-부산의 경우 최소 25만 원 이상입니다. 고속버스를 활용하면 서울-부산이 5-7만 원 선이죠. 


수령자가 도착 고속버스 터미널에 나와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1/5 가격으로 당일 퀵 배송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엄청난 서비스’를 고속버스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터미널로 오는 고객’만 받는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고속버스 회사에서 배송 물품을 픽업해주는 서비스를 해보면 어떨까요? 발송자는 소액의 픽업 수수료를 지불하고 픽업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고속버스 회사에서 물품을 픽업해가는 거죠. 그리곤 터미널로 돌아와 고속버스에 싣는 겁니다. 승객 탑승으로 인한 수익뿐 아니라 화물 배송을 통한 부가적인 수입을 훨씬 더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4. 기사의 서비스에 피드백하는 기능


서비스에서 사용자 피드백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차마 면대면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고객의 불편한 점을 서비스 공급자는 알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표면화되지 않은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으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의 서비스 퀄리티를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고속버스는 기사에게 피드백을 전달할 만한 창구가 전혀 없습니다. 카카오택시의 경우 운행이 종료된 후 기사 평가를 통해 피드백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고속버스 기사 서비스 평가 역시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택시의 피드백 기능.

피드백 기능을 도입하면 운전기사의 서비스 향상과 안전 운전을 유도할 수 있고, 혹시나 모를 사고를 회사 측이 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난폭하게 운전한다든지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는 등 중요한 시그널이 될 내용을 회사와 운전기사가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5. 회사 브랜드에 로열티 갖게 하기


자주 이용하지만 고속버스 회사에 브랜드 충성도를 가지는 경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소비자가 그저 도착지까지 잘만 가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고속버스 회사 역시 브랜드 충성도를 갖겠다는 시도를 보이는 것을 지금까지 보지 못했습니다.


멤버십 제도를 통해서 해당 브랜드의 고속버스 이용 시 쿠폰을 찍어준다든지 지금까지 어느 지역을 방문했는지 지도로 보여주는 등의 ‘새로운 경험’ 제공 시도가 없습니다. 단순 일회성 고객이 아니라 계속 연결의 끈을 가져갈 수 있는 장치들이 있으면 좋을 텐데요.

기본적인 역할을 충실히 잘 하고 있는 브랜드에 혁신을 강요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이용해본 고속버스 회사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충분히 변화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지만 의도적으로 외면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고객 중심’을 통해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줄 수 있는 고속버스 회사 브랜드가 등장해 ‘고속버스계 애플’ 라벨이 붙는 회사가 나오면 좋겠습니다.


원문: 생각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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