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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하다가 망해보셨나요?

조회수 2017. 3. 27. 2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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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를 늘리지 마세요. 도망가지 마세요. 시간을 믿으세요.
출처: prescottnasser

망하는 회사 없이 모든 회사가 성공한다면 참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건 불가능합니다. 망하는 회사 사장 입장에서는 피눈물 나는 일이지만 결국 그게 생태계의 순리입니다. 망하는 회사에 투입된 자본과 인력에 어떤 역량이든 쌓이게 되고 그게 다시 흩어지면서 기업 생태계에 거름이 되는 거니까요.


할 수만 있으면 망하지 말아야죠. 망하더라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선에서 망해야 합니다. 하지만 모든 걸 다 걸었는데 망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회사가 망해가면서 대면하는 단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각각의 단계에서 브레이크를 작동시킬 기회가 있습니다. 일단 회사가 망해가면 대출, 카드, 직원들 급여가 연체되고 물대를 못 받은 업체들이 찾아와 난리를 치기 시작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사장이라면 어떻게든 회사를 살려보려고 무리수를 두기 시작하고 고금리 사채라도 쓰고 싶은 유혹을 받게 됩니다. 이때 한 번 멈춰야 합니다.

이 상황에 처해있는 사장이 냉정한 판단을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심호흡을 하고 다시 생각해봐서 회사를 도저히 못 살릴 것 같으면 이 단계에서 목표는 ‘부채를 더 이상 늘리지 않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구조상 망하더라도 대부분 사장 개인이 결국 다 갚아야되는 돈이기 때문에 빚을 더 늘리지 말아야 합니다. 가해오는 심리적 압박을 묵묵하게 견뎌야 합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채에 손을 대면 그때는 목숨도 지키기 어려운 상황으로 갑니다.


이 단계나 그보다 더 심한 단계가 되면 두 가지에 직면하게 되는데 ‘fact’와 ‘감정’이 그것입니다.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막대한 빚이라는 fact는 당연하고 그보다 더 세게 다가오는 건 순간순간 밀려오는 절망감, 자괴감, 모멸감 등등 온갖 부정적인 감정의 덩어리들입니다. 어떤 표현을 쓰든 인간을 초월하는 사악한 존재는 감정을 통해 인간을 공격하고 이 감정을 이겨내지 못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는 ‘시간이 많은 것을 해결해준다’는 진리를 꽉 잡아야 합니다.


매일 널뛰는 우리의 감정처럼 이런 극도의 감정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가라앉습니다. 당장 잡아먹을 것 같던 빚쟁이들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감정을 접고 현실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합니다. 죽지만 않으면 됩니다.


이 단계를 통과하면 이제 온갖 서류들이 집으로 날아오기 시작합니다. 점잖은(?) 분들은 내용증명부터 보내고 그렇지 않으면 법원에 바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해서 매일 우편함이 이런 서류들로 꽉 찹니다.


독촉 전화도 계속 옵니다. 은행들은 못 받게 된 돈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하고 자산유동화증권(ABS)으로 묶어서 제2, 제3 금융권에 매각해버리기 때문에 전에 관련도 없던 놈들이 전화해서는 돈 내놓으라고 아우성을 칩니다.

이 때 도망가지 말아야 합니다. 적어도 다시 사업을 할 거라면요. 신용불량자가 되는 걸 두려워해서도 안 됩니다. 신용이 망가졌다고 세상 끝나지 않습니다. 상황을 그냥 대면하면 됩니다. 당장 돈이 없으니 벌어서 갚겠다고 하면 됩니다. 더한 고비도 넘겼는데 그거 대응 못하겠어요.


이 때가 중요한데, 왜 망하게 됐는지를 냉정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사업할 체질이 아닌데 사업을 한 것인지, 환상에 빠져있었던 건 아닌지, 아이템은 좋았는데 너무 오버페이스를 한 것인지 등등. 두 번 실패는 하지 말아야 하니까요.


냉정한 판단없이 살아보겠다고 무작정 다른 일을 시작하면 또 망하게 됩니다. 그 결과 길을 찾았다면 그게 막노동이든 노점상이든 다른 사업이든 이제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성실하게 해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어떤 형태로든 결국 다 갚아야 끝납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중요한 건 ‘정직’입니다. 사업하다 망하면 주변 사람들이 다 떠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다 떠나면 재기하는 게 힘들어집니다. 사업할 때도 진심으로 하고 망하고 나서도 진심으로 하면 돈 못 받은 업체 사장이 찾아와서 고생한다고 밥도 사주고 대출해줬다가 돈 못 받은 은행 지점장도 찾아와서 소주 한 잔 사주게 되어있습니다. 사람을 잃지 않아야 하는데 그 비결은 정직밖에 없습니다.


그럼 정직했는데 왜 망할까요?


현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정직은 기본일 뿐 성공을 보장하진 않습니다. 한 번 망했고 다시 안 망하려면 이 타이밍에 ‘현명함’을 반드시 배워야 합니다.


원문: VentureSqu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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