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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방송사는 정말 몰락하는가?

조회수 2017. 1. 9. 10: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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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TV를 보지 않는 것이지 TV 콘텐츠를 보지 않는 것이 아니다.

※ 이 글은 2016년 4월에 작성된 글을 재편집한 것입니다.


오늘은 소신 있게 현재 우리나라 디지털 오리지널 동영상 시장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보려 한다. TV가 몰락하고 있고 모바일이 대세가 되었으며, 그에 따라 디지털 오리지널 동영상이 결국 대세가 될 것이라는 기사들이 하루가 멀다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용어의 범위나 쓰임새가 모호하여 오해를 부르고 있는 부분들도 상당히 많은 듯하다.



TV 방송사의 몰락


TV의 몰락이라는 말과 함께 굉장히 자주 등장하는 말이 바로 ‘방송사의 몰락’이다. 지상파 3사의 광고 매출(TV + 라디오)이 전년 동기 대비 24% 하락했다는 기사도 나왔다. 그리고 우리나라 자료는 아니지만, 2017년이면 모바일 광고 액수가 TV 광고 액수를 넘어설 것이라는 작년도 PWC의 전망은 꽤나 여러 군데서 인용되고 있다.

그런데 정말, 방송사는 몰락하고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들은 뜨고 있는 것일까?



네이버 TV캐스트, 그곳의 순위


이런 저런 말들이 많지만, 어쨌든 방송사의 콘텐츠들이 SMR을 통해 정식으로 유통되면서 다른 온라인 콘텐츠들도 다수 존재하고 있는 네이버 TV캐스트의 2017년 1월 6일자 순위를 살펴보자. 그 중에서도 모바일에서 최강자(?)로 꼽히는 10대들의 순위를 살펴 보자.

출처: 네이버 TV캐스트

2017년 1월 6일 오전 11시 기준, 대부분 TV 방송사 콘텐츠들이다. 대부분의 시간에 들어가 보면 보통 100위 안에 TV 방송사 콘텐츠가 아닌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를 찾기란 굉장히 힘들다.


네이버가 아무리 10대들 시장에서 밀리고 있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고 해도, 어찌 되었건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내에 10대들의 동영상 시청 순위가 저렇게 나온다는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TV를 보지 않는 것이지 TV콘텐츠를 보지 않는 것이 아니다


10대들, 그리고 10대가 아니더라도 모바일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더이상 TV가 메인 디바이스가 아님은 분명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말은 TV라는 ‘디바이스’를 잘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TV방송사에서 만든 콘텐츠’를 잘 이용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사람들이 이용하는 디바이스가 바뀌었고, 사람들이 새로운 디바이스에서 시청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들(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생겨났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TV방송사에서 제작한 콘텐츠들을 더 즐겨 보고 있다.



그럼에도 방송사의 매출은 떨어지고 있다


사람들의 눈은 이제 TV디바이스보다는 모바일 디바이스에 몰려있고, 사람들이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영상을 감상하는 것으로 인한 매출은 모바일 광고 매출로 잡힌다. 그러면 이쯤에서 내용을 정리해보자.


TV 방송사들의 TV와 라디오 광고 매출은 줄고 있다. 그에 반해 모바일 광고 매출은 늘고 있다. 위 네이버 예에서도 봤듯이, 현재 온라인/모바일 광고 매출의 대다수는 TV 방송 콘텐츠에서 발생하고 있다. TV 방송 콘텐츠들을 유통하고 광고를 유치하는 SMR의 2월 매출은 70억에 육박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TV 방송사들의 전체 매출이 줄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즉, 기존의 TV와 라디오 광고 매출이 줄어드는 양이 온라인/모바일 광고 매출이 늘어나는 양보다 훨씬 크다는 의미다. 그래서 방송사들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럼 디지털 오리지널 동영상 제작사들은?


디지털 오리지널 동영상 시장은 몇 년 전만 해도 거의 없다시피 하던 시장이다. 그런데 이 시장이 규모가 커지며 점점 ‘돈이 되는’ 시장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새로 생겼고 커져가고 있는 시장인 것이다.


그래서 각종 언론 기사가 나고 스타가 생긴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1년에 10억 원 이상 수익을 올리는 크리에이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웹드라마 제작사들도 많이 늘어났다.


그런데 그들이 싸우고 있는 시장은 우리가 “방송사가 몰락한다”고 이야기할 때의 시장과 같은 시장이 아니며, 시장의 크기도 아직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되지 않는다. ‘방송사가 몰락’하는 속도보다도 훨씬 못 미치는 속도로 성장하는 시장에서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싸우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디지털 오리지널 동영상 제작자들은 온라인/모바일 광고 매출의 아주 일부분만을 가지고 아웅다웅 다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기존 방송사들을 위협하고 있고, 기존 방송사들을 대체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현재 디지털 오리지널 동영상 시장은 아직은 그들만의 리그에 머무르고 있으며, TV 시장과는 최근 들어서야 조금씩 교류가 생기기 시작한 상태이다.



시장은 급격히 일원화되고 있다


디지털 오리지널 동영상 시장에 긍정적이고도 부정적인 소식은, 우리나라의 경우 기존 거대 미디어 시장과 온라인/모바일 콘텐츠 시장이 급격하게 일원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가 TV에 편성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기존 방송사들과 온라인/모바일 제작사들이 협력하는 사례가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이는 아마도 크지 않은 우리나라 동영상 시장에서 각기 다른 두 시장이 공존하기에는 그 사이즈가 넉넉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유가 어찌 되었건, TV를 포함한 동영상 유통 플랫폼들이 온라인/모바일로 수렴할 것이라는 점은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부분일 것이라 생각한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아직까지는 서로 조금은 멀찍이서 바라봤던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 시장과 TV콘텐츠 시장이 하나로 합쳐진다는 의미다.


그렇게 되면 ‘디지털 오리지널’이네 ‘TV’네 하는 경계는 없어지고 그냥 콘텐츠 vs 콘텐츠로 같은 링 안에서 싸워야 하며, 헤비급 라이트급 구분 없이 무조건 힘세고 재미있는 콘텐츠만 살아남게 될 것이다.


TV 콘텐츠들은 야금야금 디지털 시장을 먹어 들어오고 있고, 곧 쓰나미처럼 몰려올 것이다. 그리고 한 링 위에 모두 모여서 서바이벌 게임을 벌일 때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무기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판단하고 그 무기를 갈고 닦아야만 디지털 콘텐츠건 TV 콘텐츠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원문: 성지환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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