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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가로수를 한 여인이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조회수 2017. 8. 24.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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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가로수 하나가 넘어져 차도를 가로막고 있었다. 차가 급히 방향을 바꾸어 피해 가는 모습이 위험해보였다.

바람이 몹시 부는 날, 무심코 사무실 창밖을 보았다.


작은 가로수 하나가 넘어져 차도를 가로막고 있었다. 아직 어린 가로수기에 바람에 넘어진 듯 했다. 차가 급히 방향을 바꾸어 피해 가는 모습이 위험해보였다. 하지만 깜박이를 켜고 내려 치우는 사람은 없었다. 


인도를 걸어가는 사람들도 그냥 지나쳤다. 작은 가로수지만 혼자서 옮기기엔 다소 무거워보였고, 나도 굳이 나서고 싶지 않았다. 


일을 하다가 다시 창밖을 봤을 때였다. 세련된 옷차림에 하이힐을 신은 젊은 여인이 서슴없이 가로수를 붙잡고 인도로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로수는 쉽게 끌려오지 않았다.


그때 지나가던 한 여인도 힘을 모았다. 두 사람이 힘을 합치니 비로소 가로수가 움직였다. 그들은 어렵사리 가로수를 차도 가장자리로 옮겨 놓았다.


그러고는 웃는 얼굴로 두 손을 탁탁 털면서 다시 길을 갔다. 손에 먼지 하나 안 묻힐 것처럼 보이던 그들은 손을 더럽혀 가며 나무를 옮겼다. 그 모습이 아름다웠다.


누가 시킨 일도, 모른 체했다고 질책받을 일도 아니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냥 지나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사회에 필요한 것은 노력이나 희생만이 아니다. 작은 배려가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선행은 작은 것이라도 결코 헛되지 않다.”라는 이솝의 이야기를 가슴에 새긴 날이었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허석 님이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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