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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일아트를 해주며 가장 감동 받았던 순간

조회수 2017. 7. 27. 17: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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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시골 마을을 찾았다. 자리 잡고 탁자에 네일 도구와 매니큐어를 꺼내 두었다. _본문 中

직장에 다니며 짬짬이 네일 아트를 배웠다. 


취미 삼아 시작했는데 의욕이 생겨 주위 사람들에게 해 주었다. 봉사 단체에 등록해 매달 한 번씩 경로당 순회도 했다.


하루는 시골 마을을 찾았다. 자리 잡고 탁자에 네일 도구와 매니큐어를 꺼내 두었다. 

“이리 오세요. 예쁘게 해 드릴게요.” 

할머니 한 분이 수줍게 손을 올려놓았다. 

“손이 엉망인데……. 더러우니 씻고 올까?” 

“아니에요. 이 손으로 자식 공부 가르치고 출가시키셨잖아요. 위대한 손이에요. 제가 잘 가꿔 드릴게요.”


먼저 손톱을 손질한 뒤 분홍 매니큐어를 발랐다. 그 위에 하얀 꽃도 그렸다. 

“아이고, 손톱에 꽃이 피었네.” 

환히 웃는 모습이  영락없는 소녀였다. 

또 다른 할머니는 매니큐어를 바른단 얘기에 농사일로 찌든 손톱을 수세미로 벅벅 문질러 씻었단다. 


한데 몇 시간째 뒤에 서 있는 백발의 할머니가 마음에 걸렸다. 얘기를 건네도 자꾸 말문을 닫았다. 잠시 후 할머니가 매니큐어를 가리키며 물었다.


“내도 저거 발라 줄 수 있나?”

할머니는 조심스레 손을 내밀었다.

“젊을 때 여물 썰다가 다쳐서 손이 흉헌디…….” 

손가락 한 마디가 잘려 나간 손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흉하지 않아요. 걱정 마세요.”

손 마사지와 손톱 정리를 한 뒤 원하는 색을 물었다. 할머니는 그제야 “꽃분홍.”이라 답했다. 


곱게 칠하고 꽃을 그리니 할머니가 말했다.

“평생 내 손을 이리 따뜻하게 만져 준 사람이 없었어. 정말 고맙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박영옥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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