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의 기다림, <주사위의 잔영>이 돌아온다

조회수 2018. 3. 22.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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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태어난 <주잔> , 2018년 4월 정식 서비스 예정

2004년 이후로 소식을 들을 수 없었던 <주사위의 잔영>이 오는 4월 중 출시를 앞두고 있다.

<주사위의 잔영>은 그간 많은 팬들에게 "다시 출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던 타이틀 중 하나다. 이에 본래 2016년 중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었고, 실제로 FGT까지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2016년 소프트맥스 경영권에 변동이 발생하며 출시 플랜이 불투명해졌고, 이를 넥스트플로어가 이어받아 다시금 최종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개발을 맡은 스튜디오포립(Studio 4LEAF)의 김현수 대표는 "우여곡절 끝에 빛을 보게 된 첫 번째 자식 같은 프로젝트"라고 말하며 "이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고락을 함께 하면서도 버텨준 팀원들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스튜디오포립 김현수 대표

과거 4LEAF 시절 <주사위의 잔영>은 '살라딘'이나 '살라딘 2'를 구매하는 게 최종 목표와도 같았다. 상징적 의미로 보나, 성능으로 보나 덱을 구성하는 데 필수로 꼽히는 캐릭터였기 때문. 하지만 그로 인해 전체적으로 플레이가 획일화 되는 경향이 있었다. 

새로운 <주사위의 잔영> 개발을 총괄하는 이병훈 PD는 "성장 시스템을 적용해 개인마다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를 궁극적 목표로 삼을 수 있게 했다"라고 말했다. 어떤 캐릭터든 성장시키면 '살라딘'이나 '살라딘 2' 못지 않은 성능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살라딘, 살라딘 2가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성장시키면 된다.

또한, 과거에는 아이템 카드가 모두 랜덤이었지만, 새로운 버전에서는 랜덤성이 다소 조정됐다. 이는 아이템의 랜덤성이 성장이라는 요소를 퇴색시키기 않도록 하기 위한 밸런스 조정의 일환이다. 캐릭터 육성에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아이템 효과를 더해 전략성을 부각시키겠다는 의도인 셈.

다만, 아이템을 완전히 랜덤으로 뒀을 때만의 재미가 있다고 판단, 시간 한정 이벤트 등의 형식을 빌려 과거와 같은 '올 랜덤 아이템' 형식의 플레이도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모바일 게임의 보편적 특성에 맞춰, 게임 한 판당 소요 시간은 5분 ~ 7분 가량이 되도록 했다. 아무리 길어도 한 판당 10분이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병훈 PD는 "적정 플레이 타임을 맞추기 위해 전투시 캐릭터 주사위가 하나씩 돌아가는 등 플레이 타임을 늘리는 요소들은 불가피하게 삭제했다"라고 말했다. 


스튜디오포립 이병훈 PD(좌)와 김현수 대표(우)

<주사위의 잔영>에 대한 보다 디테일한 내용은 현장에서 진행된 Q&A 방식으로 정리했다.

Q> 2018년 버전 주사위의 잔영, 개발 의도와 방향성을 말한다면?

기본적인 베이스는 과거와 똑같다. 어빌리티와 아이템을 사용하며 게임을 진행하고, 특정 지점마다 일정한 효과를 발생시키던 발판 기능도 그대로다.

차이점이 있다면, '성장 시스템'이 추가됐기 때문에 이에 따라 캐릭터마다 체력과 HP 개념이 들어가게 됐다는 것. 또, 이동 주사위가 기존에는 1개짜리 / 2개짜리로 나눠져 있었는데, 이 부분은 언밸런스하다고 느껴져 배제했다.

Q>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IP로서는 상당히 오랫동안 잊혀져 있던 셈이 됐는데.

창세기전 시리즈의 메인 타이틀이 <창세기전 3 Part 2>를 끝으로 마무리된 후, <창세기전 4>가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런만큼 IP 파워 측면에서는 예전 같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 게임사를 통틀어 보면 나름대로 의미 있는 IP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토대로 보다 대중성 있는 게임으로 서비스를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프트런칭 시절부터 공식 카페를 계속 운영해오고 있는데, 그다지 홍보를 많이 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억하고 들어와주시는 분들이 많더라. 감사한 마음이다.

Q> 4LEAF나 창세기전을 잘 모르는 유저들에게는 어떻게 어필할 생각인지?

2004년에 서비스 종료된 게임을 다시 만드는 것이다 보니, 비교적 최근에 게임을 접하기 시작한 분들은 잘 모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세기전이나 4LEAF만의 장점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은 새로운 <주사위의 잔영> 안에 들어가는 시나리오를 통해 원작 게임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물론 방대하고 깊이 있는 세계관을 그것만으로 모두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에, 원작 스토리를 깔끔하게 볼 수 있도록 정리해 공식 카페 게시물이나 콘텐츠 등으로 공개하려고 한다.

프리미어 테스트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던 부분인데, 메인 시나리오 외에 창세기전이나 4LEAF 원작에서 서로 관계가 있는 캐릭터를 획득할 경우 특정한 보상과 함께 그 캐릭터들 사이의 스토리를 획득할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스토리는 컬렉션 형식으로 저장돼 게임 안에서 언제든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Q> 육성 시스템이 들어간다면 고레벨 유저와 저레벨 유저 간 격차가 크게 나타날 것 같은데. 

과거에도 격차는 분명 있었다. 이를테면 솔져를 가지고 살라딘 유저를 이길 수 없지 않나(웃음). 

우선은 매칭 시스템을 조정해 비슷한 수준의 유저끼리 매칭되도록 할 것이다. 또, 캐릭터 자체를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력 캐릭터 하나를 잘 키워놓는다면 어느 정도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Q> 캐릭터를 캐주얼 풍으로 리뉴얼한 이유?

원작 주사위의 잔영에서는 창세기전 시리즈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리소스를 재활용했었다. 시리즈 자체가 꽤 긴 호흡으로 만들어져 온 작품이고, 그러다 보니 매 시리즈마다 전체적인 그래픽 풍이 달랐다. 어떤 작품에 등장했었느냐에 따라 외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질적인 느낌이 있었다는 거다.

이들을 모두 한 작품으로 모으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통일감을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보다 대중적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형태로 가자는 결론을 얻었다. 이는 카카오 플랫폼을 선택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2014년 3월부터 개발을 했는데, 모든 캐릭터를 2D 기반의 하이퀄리티로 만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뒤에 차츰 퀄리티를 높여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출시와 동시에 선보여야 할 캐릭터 수도 워낙 많고,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았던 캐릭터도 많이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보다 장기적인 목표로 두고 캐릭터 추가 및 퀄리티 업그레이드를 해 나갈 예정이다.

물론 지난번 테스트에서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다"라는 반응을 얻은 캐릭터들은 우선적으로 수정할 것이다.

주사위의 잔영은 사실상 '소프트맥스표 올스타전' 같은 느낌이 아닌가.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서풍의 광시곡>이나 <템페스트>에 등장했던 캐릭터들도 선보이고자 한다.

Q> 캐릭터 획득 방법은?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뽑기일 것이다. 다만 확률은 타 게임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잡으려고 한다. 뽑기로 얻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캐릭터가 약 3% 정도 확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이밖에 인게임의 다양한 모드에서 '조각'을 획득해 캐릭터로 교환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전체적으로 '캐릭터 획득은 쉽게, 성장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게' 하자는 게 기본 방향이다.

Q> 과금 모델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기본적으로 시나리오 재화인 '클로버'와 인게임용 재화인 'GP'를 판매한다. 다른 모바일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듯, 재화 획득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과금을 하는 구조라고 보면 될 것이다.

또한, 원작 시리즈에서 비교적 의미가 있는 편인 캐릭터들의 경우, 기본 버전 외의 코스튬을 선보일 것이다. 일단은 강화를 통해 조건을 만족시키면 게임 내 재화로 구매할 수 있게끔 돼 있다. 이외에 보다 화려함을 추구한 코스튬은 별도로 디자인 해서 유료로 제공하고자 한다.

Q> 원작 주사위의 잔영에서 특정 맵만 너무 많이 플레이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친선전 모드를 통해 다양한 맵을 플레이 하게 될 거라 생각한다. 4인 난투나 팀 승부 등에서는 정해진 맵에서 플레이 하도록 할 예정이고, 이 맵들은 주기적인 로테이션으로 정해질 것이다. 물론 매 로테이션마다 보상도 바뀐다.

이번 테스트에서 친선전은 마지막 날에 한시적으로 오픈했던 콘텐츠여서 어떤 맵을 많이 플레이 하는지에 대해 유의미한 데이터를 얻지 못했다. 다만, 정식 서비스 후에는 새로운 맵의 재미나 밸런스 등을 판단하는 창구로서 친선전 모드를 적극 활용하려고 한다.

Q> 현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보드게임 장르로서 오래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 있다면?

주사위의 잔영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됐으면 한다. 캐주얼한 캐릭터를 채택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고.

다만, 과거 원작의 룰을 생각했을 때, 이 게임을 접하지 않았던 분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성장 시스템을 접목시키며 기존 게임들과 유사한 느낌이 들도록 만들었다. 룰을 이해하는 데 다른 게임과 너무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원작의 기존 팬들이 충분히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1차적으로는 원작의 향수를 간직한 분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카카오 플랫폼 등 트렌디한 요소와의 접목을 통해, 원작을 잘 모르는 분들도 쉽게 다가와 어울릴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Q> 리뉴얼 버전에 대해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던 부분을 꼽는다면?

아이템 카드의 랜덤성 변경 부분이다. 주사위의 잔영이라는 게임이 갖는 기존의 재미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거라는 우려가 많았다.

주사위가 돌아가는 속도가 빨라진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많았다. 주사위가 하나씩 돌아가면서 매번 희비가 엇갈리는 매력이 있었을 테니까. 하지만 모바일 게임으로서 플레이 타임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주사위가 하나씩 굴러가도록 해놓고 테스트도 해봤는데, 성장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주사위가 6~7개까지 늘어날 경우 전투 1회당 1분 가까이 걸리는 경우도 발생하더라. 전체 게임 한 판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해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이다.

Q> 과거 4LEAF는 아바타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가 일종의 정체성과 같았는데. 

커뮤니티의 중요성은 당연히 인지하고 있다. 기본적인 채팅 시스템은 물론, 친구끼리는 음성채팅도 가능하도록 했다.

누차 말했던 내용이지만, 게임 서비스가 지속되다 보면 과거 4LEAF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시스템을 다시 선보이고자 한다. 이를테면 아바타를 움직여 돌아다니며 대화를 하는 것 말이다. 초반부터 선보일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코스트가 너무 많이 들어가겠다고 판단돼 미루게 됐다.

Q> 원작에 참여했던 사람들과 콜라보레이션을 기대해도 될까?

기본적으로, 스튜디오포립은 시프트업과 친하다(웃음). 그렇게만 말씀 드리겠다.

또한, 허락만 해주신다면 넥스트플로어 내부의 IP들도 사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원작의 작가들과는 가끔씩 연락하며 지내고 있다. 만약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협업해서 진행할 수 있을 거라 본다.

Q> 출시를 앞둔 소감

이병훈 PD : 개발자 노트에도 썼던 내용인데, 기본적으로 나 자신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염두에 두고 만드는 중이다. 보통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은 자기가 만든 게임을 잘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테스트 과정에서 너무 많이 하게 되기 때문에, 도저히 재미를 느끼기 힘든 시기가 온다고나 할까.

내 경우 계속 주사위의 잔영을 만들고 플레이 해왔지만, 아직까지 질리지 않고 계속 즐기고 있다. 이를 고려해 기존에 주사위의 잔영을 좋아해주셨던 분들도 계속 플레이 할 수 이쓴 게임을 만들어가고 싶다.

김현수 대표 : 많은 분들이 모인 앞에서 이야기를 하게 됐다고 했을 때,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러다가 문득 '시간'이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다.

주사위의 잔영은 오랜 시간 묻혀있다가 다시 만들어진 게임이다. 동시에 다시 만들기 시작한 뒤로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난 게임이기도 하다. 의도치 않았던, 예상치 못했던 외부 상황 때문에 짧지 않은 허송세월을 보내야 했고, 그걸 견디면서 준비해 온 것이 이제 마지막 단계에 왔다.

오래 전부터 기대하고 기다려주신 유저 분들도, 어떤 면에서 보면 본인이 즐겼던 그 시간 속 이미지와 추억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시지 않을까 싶다. 많은 분들이 앞으로도 오랜 시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오래오래 서비스하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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