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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영화에서 만지는 영화로…
<버디 VR>의 '무모한' 도전

영화와 게임 사이, 신대륙 개척에 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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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N 작성일자2018.03.14. | 120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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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로버가 영화 기법과 게임 요소를 융합한 VR 콘텐츠, <버디 VR>을 공개했다.

<버디 VR>은 애니메이션 <넛잡 2>의 세계관을 활용한 'VR 인터랙티브' 콘텐츠다. 원작에서 주인공을 따라다니는 캐릭터인 '버디(Buddy)'를 메인으로 내세웠다. 


작품 속 세계관을 확장시켜, 스크린을 통해 보던 캐릭터들과 직접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로 기획됐다. '극장 밖에서 만난다'는 것이 주된 포인트.

원작에서의 설정 그대로, '버디'는 무척 말이 없다. 주인공 곁을 따라다니며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는 캐릭터로 그려졌던 원작처럼, <버디 VR>에서도 그는 말 이외의 수단으로 플레이어에게 다가온다. 

솔직히, 여타 수많은 세계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캐릭터와 비교했을 때, 버디는 딱히 돋보이지는 않는다. 말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제외하면 다소 평범한 데다가, 어딘지 모르게 모자라거나 얼빵해 보이는 느낌도 있다. 


채수응 감독은 버디를 메인 캐릭터로 내세운 이유로 소통관계 형성을 꼽았다.

▲ 원작에서 신스틸러로 꼽힌 3명의 캐릭터와 주인공(플레이어)가 교감하고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핵심.

말을 하지 않는 캐릭터가 들어가 있다보니, <버디 VR>은 제작 과정에서 말 이외의 의사 소통에 많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우선 기존의 영화나 게임 연출에 활용됐던 자막이나 나레이션, UI와 같은 요소는 모두 배제했다. 그 대신 셔레이드(Charade : 몸짓이나 동작을 보고 그 의미를 알아맞히는 제스처 놀이)와 사운드를 부각시킨다. 


플레이어가 보고 들은 것이 어떤 의미인지 스스로 찾아내는 방식으로,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자연스레 스토리를 받아들일 수 있게끔 만들어졌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의 의지로 콘텐츠를 진행하다 보면 자연스레 어떤 경험과 느낌이 축적되게 마련. 


그것들이 모이고 모이다 보면, 결국 제작자가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발견할 수 있게 될 거라는 설명이다.

▲ 게임 제작용으로 널리 쓰이는 언리얼 엔진을 사용했지만, 극장용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애썼다고.

또한, 채수응 감독은 "말을 하지 않는 '버디'라는 캐릭터 덕분에, <버디 VR>에서는 언어는 물론 성별, 인종 등을 넘어설 수 있는 의사소통을 체험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흔히 제스처가 그렇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혹은 받아들이는 이의 배경에 따라 다른 의미가 되기도 한다. 버디의 몸짓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플레이어마다 다르게 이해하기 쉽다는 뜻이다. 

그래서 캐릭터의 세세한 부분에까지 리액션을 삽입하고, VR 환경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동작과 조작을 동원해 다채로운 인터랙션이 가능하게끔 만들었다.

▲ 사람마다 어떤 식으로 인터랙션을 시도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다채롭게 반응할 수 있도록 했다.

▲ 머리를 움직여 의사 표시를 하는 것부터

▲ 컨트롤러의 진동과 쥐는 세기, 손가락 마찰 등을 활용해 디테일한 의사 표현이 가능하게 했다.

<버디 VR>은 가상현실에서 누군가와 어울리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람들은 현실에서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어울리며 서로 관계를 맺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가상현실'이라는 공간에서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게임 같은, 그러면서도 영화에서 봄직한 실제 같은 세계. 가상현실이지만 실제로 그 안에 들어가 있다는 느낌을 보다 실감나게 전달하는 데 포인트를 맞췄다.

▲ 콘텐츠와 관련된 여러 이론적인 개념을 적용함은 물론

▲ 기술적으로도 다양한 설계와 방법을 면밀하게 검토했다.

사실, 영화(또는 애니메이션)와 게임은 오랜 시간 서로 '완전히 다른 영역'으로 인식돼 왔다. 

영화는 기승전결 구조에 따라 선형적 스토리텔링이 이루어진다. 또한, 이야기 속 인물에 대한 공감(Empathy)을 추구하며, 결국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게임은 플레이어의 조작에 따라 달라지는 비선형적 스토리텔링을 제공한다. 플레이어 자신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며, 자신의 선택을 기반으로 한 경험을 얻는다. 

영화와 게임, 두 장르에서 굳이 같은 점을 찾자면 시각적인 요소를 기반으로 경험을 전달한다는 것 정도일까. 


채수응 감독이 <버디 VR>을 가리켜 "'영화와 게임 사이'라는 다소 무모하게 보일 수 있는 프로젝트"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날로그를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 화면만 보면 일단 손으로 터치해보려 하는 게 당연한 세대.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는 세대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즉, 이들이 원하는 방식에 맞춘 새로운 콘텐츠가 다양하게 시도돼야 할 시점이라는 것. 레드로버와 채수응 감독은 VR 기술 덕분에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폭이 한층 넓어졌다고 내다봤다. 


즉, VR 인터랙티브 영화로서 <버디 VR>은 영화와 게임, 각각의 특성을 일부 추출해 '융합'을 시도한 콘텐츠인 셈이다.

기존에 이미 익숙하게 여겨지는 것들을 융합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 이는 채 감독의 말마따나 상당히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 성과를 거두고 인정 받을 수만 있다면 '창조' 혹은 '발견'으로 대접받으며 굵직한 한 획을 남길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그저 '무모하고 애매한 무언가'로 끝나기 일쑤다. 달콤한 과실만큼이나 뼈아픈 리스크가 공존하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 셈이다.

레드로버에서 VR/AR 사업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하상우 전무는 "전세계적으로 보면 단순히 '지켜보는' 형태의 VR 콘텐츠 개발에도 활발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라며 "그런 점에서 보면 인터랙티브 VR 콘텐츠를 개발하는 건 그보다 한 발 더 앞서나가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노력에 대해 좀 더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또 많은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 PNN 이종훈 기자 (skyzakard@ipn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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