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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 영웅 태권브이, VR을 입는다

조회수 2017. 11. 21. 10: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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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트 태권브이.


잘 알지만, 한편으로는 잘 모릅니다. 그는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탄생해 전성기를 누렸고, 많은 사람들에게 '영웅'으로 기억됐습니다. 제가 태어나기도 전 어느 날부터 콘텐츠 제작이 중단돼 소문만 무성한 추억으로 간직된 이름이기도 하죠.

한참 애니메이션이나 로봇 이야기, 영웅물 등에 열광할 나이였던 어린이 시절. 하지만 그 시절 제 기억 속에 그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 이름을 알고 있죠. 가만 생각해보면 이 얼마나 엄청난 브랜드 파워인가 싶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인 2006년. '로보트 태권브이'라는 이름에 대한 인지도 조사가 있었습니다. 결과는… 그야말로 '매우 긍정적'이었죠. 

2006년 기준 8세~13세. 즉 90년대 초중반 태생이라면 지금의 저보다도 꽤 어린 세대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81%가 '태권브이를 안다'고 답했다는 거죠. 저까지도 포함돼 있는 13세 이상의 인지율은 그보다 한참 높은 95%. 즉, 거의 모든 사람이 태권브이라는 이름을 안다는 겁니다.

네, '인지도'라는 단어는 구체적으로 매우 넓은 스펙트럼을 나타냅니다. 그 중에는 아마 저와 마찬가지로 '이름은 알지만 정확한 이미지는 갖고 있지 않은' 정도의 사람도 적지 않겠죠. 


하지만 그걸로도 충분합니다. 어쨌거나 지금도 고가의 한정판 피규어 상품이 나오면 금세 매진을 기록한다는 '현실적 성과'가 있으니까요.

잘 알려져 있다는 건 종종 '양날의 검'이 되곤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귀환'이나 '재탄생'이 될 수도 있지만, 어떤 누군가에게는 '균열'이나 '파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태권브이 게임을 만들고자 했을 때 네오라마의 제작진이 고민했던 지점이기도 합니다.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인가? 모든 콘텐츠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난해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그들은 자기 자신들의 욕구를 꺼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거죠.

타고 싶다.


태권브이의 조종사가 되어 

악당들을 물리치고 싶다.

그러자 다음 스텝이 자연스레 이어졌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실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실감형 게임(Immersive Game)을 선택하게 된 배경이기도 합니다.

▲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확장현실(XR)까지, 현실감을 담아낼 최적의 '그릇'으로 모든 방법론을 고려했다고.
▲ '그릇'이 정해지자 그에 맞는 스토리라인도 가다듬어졌습니다.

'스팀펑크'(Steampunk)는 많은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용어입니다. 이번 지스타2017에 출품한 신작 중에도 스팀펑크를 지향한 게임이 있었죠. 증기기관을 기반으로 한 기술이 크게 발달한 가상의 시대를 배경으로 했을 때, 그 작품을 '스팀펑크'로 분류합니다.

김낙일 네오라마 대표는 이 개념을 이용해 개발 중인 태권브이 VR의 배경을 '디젤펑크'로 설정했음을 설명했습니다. 태권브이가 탄생했던 당시의 느낌을 가급적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현실감을 배가시키기려는 선택으로 느껴졌습니다.

▲ 플레이어가 직접 태권브이에 탑승하고, 뇌파 연동 방식을 활용해 '의지'만으로 조종하게 된다는 콘셉트.

태권브이를 활용한 라인업은 B2C용과 B2B용을 따로 개발 중입니다. 오는 2018년 2월, 실제 플레이 가능한 프로토타입을 공개할 예정이고, 6월에 첫 번째 에피소드를 출시한다는 계획이죠. 이미 상당부분 개발이 돼 있다는 뜻입니다.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사업 비전도 좀 더 명확하게 다가옵니다. 네오라마는 내년 첫 번째 에피소드 공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태권브이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태권브이 VR 콘텐츠가 탑재된 PC 기반 어트랙션 장비를 공급하고, 여기에 네오라마가 확보하고 있는 40여 개 IP를 활용한 콘텐츠를 추가해 라인업을 늘려감으로써 하나의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입니다.

보통 간담회에 따로 소감을 적지는 않습니다만, 이번에는 몇 마디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시간 남짓한 태권브이 VR 간담회는 마치 짤막한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발표를 맡은 김낙일 대표의 말에 강한 영향을 받은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네오라마라는 회사명은 '이야기'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회사를 꿈꾼다는 뜻이죠.


오늘 여러분에게 '영웅'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릴까 합니다.


우리 연배에게는 가슴 속에 담고 있는 하나의 영웅이 있습니다. 'A와 B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하는 이야기에 단골처럼 등장하던 영웅.


그 영웅과 함께 달려보고 싶다… 라는 꿈을 저는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많이 가지고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그 영웅을 타고 싶습니다. 그 영웅과 함께 날고 싶습니다. 

네오라마(Neorama)라는 단어를 포털에 검색해보면, 스페인어 사전 검색 결과와 함께 꽤나 익숙한 단어인 '파노라마(Panorama)의 일종'이라는 설명이 나옵니다. 


몇 년 전, 게임계에도 꽤 이름이 알려진 한 아티스트가 영상 콘서트의 제목으로 제시하면서 신조어라 불리기도 했던 단어이기도 하죠. (네오라마 회사 설립 시기는 해당 콘서트보다 이전.)

간담회의 시작을 연 그의 말을 다시금 곱씹다보니, 태권브이 VR이라는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그것을 대중에 공개하는 과정 모두가 하나의 파노라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의 이야기를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네오라마라는 이름에도 잘 들어맞는다 싶었죠. 

무릇 콘셉트(Concept)란 정체성(Identity)에 따라 결정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콘셉트로 인해 무언가의 정체성을 생각해보는 역과정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이번 간담회처럼 말이죠.

▲ Q&A를 위해 자리한 박정호 대표(왼쪽), 김청기 감독(가운데), 김낙일 대표(오른쪽)

김청기 감독 : 태권브이는 나에게 있어 큰아들 같은 존재다. 알다시피… 둘째는 똘이장군이고 셋째는 우뢰매다.

태권브이가 처음 시작될 때, 환경이나 자본, 기술 등등 모든 면에 있어서 채 한 발자국을 떼기 힘든 상황이었다. 일본에서도 시사회를 한 적이 있는데, 그쪽에서도 '1970년대에 대한민국에 무엇이 있었기에 태권브이가 나올 수 있었나'라고 묻더라. 


하지만 돌이켜 보면 해내겠다는 의지와 열망 하나로 탄생시킨 게 아니었나 싶다. 사람의 능력이라는 건 수치 상으로 표현할 수 없는 뭔가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아는 자보다 좋아하는 자, 좋아하는 자보다 즐기는 자'라고, 먼 옛날 공자라는 사람이 말했었다. 새삼 그 이야기가 참 실감이 난다. 당시 그토록 어려웠음에도 참 즐겁게 일을 해왔기 때문에 태권브이가 탄생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물론 그때 조금 더 잘 만들었으면, 좀 더 갈고닦고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사랑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고, 여전히 함께 나누고자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 더욱 진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낙일 대표 : 현재로서는 VR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요소가 적기 때문이다. VR 자체가 기기로 인한 비용 요구가 큰 편이기 때문에 B2B를 우선시하려고 한다. 


향후 VR을 위한 체험공간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렇게 되면 기기 매출 등으로 인한 매출 구조가 안정화될 거라 생각한다.

김낙일 대표 : 그건 캐릭터라기보다는 마스크만 사용한 것이니 그리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조금이라도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덧붙이자면, 처음 태권브이 프로젝트를 해보자고 했을 때 개발팀, 특히 아트 담당팀을 불러놓고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 로보트 태권브이 게임을 만들 건데, 잘 만들든 잘못 만들든 어마어마한 악플에 시달릴 거다. 그대로 똑같이 만들면 카피 논란이나 부정적인 논란이 있을 거고, 개량을 많이 하게 되면 '이게 태권브이냐' 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독이 든 성배가 될지는 모르는데 그래도 해보겠느냐." 라고.

모두가 "기꺼이 하겠다. 제대로 만들어보자." 라고 하더라. 대출광고에 사용된 사례 역시 너무나도 유명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영웅적인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 태권브이 가면이 등장했던 대출회사 광고.

김낙일 대표 : 현재 여러 해외 관계사와 접촉 중인데, 일본에서도 두 군데 정도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 군데는 퍼블리셔 쪽, 다른 한 군데는 개발사 쪽이다. 


특히 개발사 쪽은 IP를 많이 보유하고 있고 라이선스를 가져다가 집중력 있게 개발하는 걸로 알려져 있는 회사인데, 라이선스 교류라든가 하는 부분에서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중이다. 


일본은 VR 마켓이 비교적 잘 형성된 편이라서 배제하지 않고 가져가려 한다.

김낙일 대표 : 이동과 시선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손발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VR 게임을 만드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은 한다. 


하지만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대부분의 VR 게임은 대부분 가만히 선 채로 손발을 움직이는 고정형으로 개발된다. 이동과 시선 처리가 동시에 이루어지면 아시다시피 굉장한 어지러움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태권브이 VR에서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상호작용을 하거나 힌트를 얻거나 할 때는 직접 걸어가도록 할 것이다.


전투는 철권 같은 격투 게임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일정한 거리가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서로 액션을 주고 받으며 전투를 벌이는 방식이다. 


그 '적당한 거리'는 시스템 차원에서 자동으로 유지될 것이고, 액션은 버튼을 이용한 콤보 방식으로 만들 계획이다.

김낙일 대표 : 어떤 장비를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단가 문제와 내구성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모션 디바이스의 경우 MOU가 체결된 상태라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모션 디바이스 사 제품이 내구성도 좋고 성능도 좋아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점 때문에 검토 중에 있다.

김낙일 대표 : 개인적으로 지금 사용 중인 컬러링이 태권브이 주제곡이다(웃음). 태권브이를 상상하면 딱 떠오르는 노래고 굉장히 좋은 노래인데… 사실 이게 좀 고민이다. 


보시다시피 우리는 성인들이 즐길 수 있을만한 무게감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이토록 발랄한 주제곡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을 굉장히 많이 고민했다.  

실제 인게임에서 사용될 BGM들은 가급적 웅장한 오케스트라 중심으로 가고 있다. 많은 분들이 기대하는 오리지널 주제곡도 당연히 사용할 수 있는 상태고, 게임 중간중간에 어떤 식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몇 가지 아이디어도 가지고 있다. 


주제곡과 함께 태권브이가 적을 때려부수는 장면에 대한 감동은 많은 팬들이 공유하는 추억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어떻게든 게임 안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김청기 감독 : 젊은 사람들이 갖는 이야기의 구성과 내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의 구성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 부분에서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비주얼 측면도 중요하지만 하나의 이야기로서의 구성과 흐름도 중요하니까. VR이라는 상황을 직시하면서 헤쳐나가는, 강약이나 이야기의 템포에서 의견을 보탤 수 있을 것이다. 


게임으로 개발되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야기의 강약에 대한 조절을 함께 봐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여하게 됐다. 

박정호 대표 : 우리가 생각하는 로보트 태권브이는 단지 '고철덩어리를 싸움에 활용한다'는 측면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생명력과 살아움직이는 존재로서의 역동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태권브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생명력 있는 이야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게임의 주된 스토리는 네오라마 개발진이 만들겠지만, 그 안에 담길 생명력과 역동성 측면에서는 김청기 감독님의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

김낙일 대표 : 1회 플레이 시간은 5분을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 기존 데이터를 참고했을 때, 어트랙션 체험이 3분을 넘기면 힘들다는 느낌을 받는 경향이 있더라. 


따라서 1회 플레이에 3~4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갖도록 할 것이고, 코인을 투입해 한 챕터씩 플레이 하는 방식으로 하려고 한다. 


수익성 문제에 있어서는 부분부분 과금 요소가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할 것이다. 즉, 큰 관점에서 보면 여러 개의 작은 게임이 모여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는 형태가 될 것이다. 

김낙일 대표 : 일단 게임 제작이 시작되면 기초 오브젝트를 만들고 메커니즘을 검증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다. 에피소드 1 전체를 완성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1년으로 잡았고, 그에 따라 2018년 6월에 선보이고자 밝힌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6개월 정도는 그래픽 퀄리티 수준이나 모델링, 액션 등을 검증하는 시간이다. 실질적으로 게임용 빌드를 개발하는 시간은 3개월 정도고, 그 외 나머지 시간은 어트랙션 장비와의 싱크를 맞추는 작업에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반적인 환경을 갖추고 검증까지 마치고 나면 다음 에피소드가 추가되는 시간은 다소 짧아질 것이다. 에피소드당 6개월 정도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렇게 된다면 1년에 두 개씩 정도 에피소드를 업데이트할 수 있을 것이다.

김낙일 대표 : 할 수 있는 말은 시원하게 다 하지 않았나 싶다. 내년 2월, 프로토타입을 공개하는 시기에 맞춰 서울에서 다시 자리를 만들고자 한다. 그때는 직접 HMD를 쓰고 게임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가지 더. 태권브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게임 개발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 '실사판 로보트 태권브이'의 설계도를 준비 중이다. 56m 규모인데, 실제 사이즈의 조형물을 랜드마크로 건설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드나들며 내부를 볼 수 있고 VR을 활용한 여러 가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태권브이 테마 존'이라고 임시적으로 이름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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