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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된 18평 빌라, 천장을 뜯어봤어요!

조회수 2017. 8. 16. 16: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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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평대 / 빌라&연립 / 내추럴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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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 : 인스타그램@오늘의집


안녕하세요, 결혼 3년차 회마야라고 합니다. 원래는 IT업계 회사원으로 이 시대의 일개미 아이콘이었으나, 임신으로 인해 현재는 휴직 중입니다. 요즘 하는 일은 주로 집에서 듣도보도 못한 육아용품 구매를 위해 공부를 하거나, 태교를 빙자해 고양이와 하루종일 뒹굴거리거나, 아기방을 어떻게 꾸밀 지 연구 중입니다.
오늘 소개 할 이 집을 처음 시공할 적엔 어른 둘이 살 공간이었고, 상상 할 수 있는 미래에는 우리를 반반씩 닮게 태어날 아이 한 명까지 해서 총 세식구가 함께 사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길에서 대뜸 자길 데려가 키우라는 고양이를 만났고, 아이도 한 명이 아닌 두 명이 태어날 예정이 되면서 18평의 이 집에선 모든 동식물과 인간 어른, 아이 모두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살아야 하게 됐어요.

마음에 드는 구석은 하나도 없던 오래된 집


각 자의 출퇴근 거리,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면 친정 가까이 살아야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에 24년이나 된 이 빌라를 선택하게 됐어요.


처음 봤을 땐 정말이지 좋은게 하나도 없는 집이네..하고 생각했어요. 너무나 작은 욕실에, 외부로 난 창을 갖고 있는 방이라고는 침실 하나뿐이기에 환기는 되는건가 싶고, 심지어 북향이라 어두컴컴.


흔히들 '여기가 우리집인가보다!'하는 끌림이 있던 집은 아니었어요.

이전 집을 남편과 셀프로 인테리어 하면서, 언젠가 내 집을 갖게 된다면 돈을 들여 시공하면서 내 꿈을 펼치리라! 늘 상상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해보니 상상만큼 즐거운 일은 아니더군요. 집을 지으면 10년은 늙는다고 하죠. 인테리어 시공을 하면 한 1년은 늙는거 같아요^^;

일단 뜯어보자!


노출천장은 제 오랜 로망이었어요. 그래서 전 단 15cm라도 높아진다면 뜯겠다는 주의였고, 남편은 그 정도 높아지는데에 굳이 비용을 들일 건 없다는 쪽이었죠.


일단 뜯어보자고 안방조명을 뜯어 조명구멍을 통해 천장내부를 봤는데 손전등으로 비춘 그 공간이 생각보다 훨씬 어마어마한 거에요! 결국 다 뜯어버렸어요. 

실제로 1.5m 의 공간이 나왔고 덕분에 다락방까지 시공할 수 있게 되면서 공사비는 초기비용대비 1.5배는 뛰었어요. 비용과 추후 냉난방효율 때문에 고민이 많았지만 할 수 밖에 없었어요. 무려 1.5m인걸요!

그리고 인테리어의 기본은 몇 번을 말해도 아깝지 않은, 수납, 수납!이에요.


처음 설계 할 때, 우리집 청소기는 어디에 둘 것인지, 스탠드는 어디에 놓을건지, 갖고 있는 모든 물건의 수납을 미리 생각해야 제대로 된 설계가 나오고 시공팀에 정확히 요청할 수 있어요.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도 많았고, 이전 집을 셀프로 공사(전세집이었기에)했기 때문에 돈을 들여 시공하기로 결심하고 나니 욕심이 더 커지더군요.

마루시공 때문에 공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어요. 전체 견적 때문에 원목마루를 시공할 생각이 없었는데, 하남의 어느 공장에 가면 제가 원하는 격자무늬패턴 마루를 굉장히 싸게 살 수 있다는 정보를 듣고 (지금은 없어졌어요!) 직접 가서 계약을 했어요.
그 외 대부분은 인테리어팀이 일괄적으로 공사해주셨고 저희가 원하는 물건은 직접 돌아다니며 사서 날라 설치를 부탁드렸어요.

공사를 해 보니 인테리어 공사는 해야하는 공사보다 내가 하고 싶은 공사에서 갈등이 나와요. 같이 비용을 내는 남편과도 상의를 해야하고 제 스스로도 이 돈을 들여서 이걸 해야하나에 대해 끊임없이 반문하게 되죠. 실제로 집 공사를 끝내고 이런 부분을 고민하는 여러 분들의 말씀도 들었구요. 제 생각엔 포기하지 못 하는 내 취향 한 두가지는 꼭 정해서 그건 꼭 하는 게 좋은 것 싶어요. (저는 그게 천장과 문이었어요). 그것조차 하지 않으면 공사가 끝나도 집에 대해 만족이 되지 않을거고 이런 우선순위가 있어야 비용산정 시 과감히 포기 할 부분도 잘 선택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거실조명은 천장이 높기 때문에 모두 레일등으로 통일했어요. 각 레일등의 위치와 포인트를 조정해서 조도를 확보하는데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집 전체를 도배 대신 페인트로 마감했고, 비용을 아끼기 위해 벽 마감을 따로 하지 않고 시멘트 위에 페인트를 칠했어요. 그래서 자세히 보면 벽과 천장이 일반 가정집과 다르게 거친 입자와 질감이 그대로 있어요.
천장 실링팬은 높은 천장으로 인해 냉난방이 괜찮을지 너무 걱정된 나머지 남편과 인터넷을 뒤져 구매한 제품이에요.

실제로 외국에선 여름겨울 모두 실링팬으로 공기흐름을 원활하게 한다고 하던데 여름은 꽤 효과가 있는 것 같은데 겨울엔 은근 추워 잘 사용하지 않았어요.
전체적으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체리목 컬러인데요, 실제 붉은톤의 옹이가 큰 우드로 집 전체를 마감하고 싶었기에 조색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어요.

벽을 ㄱ자 모양으로 튼 이유는, 기존 주방의 일자 싱크대 공간에 냉장고박스와 싱크대를 ㄱ자모양으로 확장 시키면서 통로확보가 되지 않아서입니다. 하는김에 작은 창을 내어 거실을 확장시키는 느낌을 주었어요.
바닥은 앞에 말씀 드린 것처럼, 하남공장에서 공수한 격자무늬패턴 원목마루에요.
거실은 다른 곳보다 가장 많이 변화무쌍 했던 공간인데요, 원래는 리클라이너 소파 두개와 장식장의 역할을 하는 책상을 뒤에 두면서 기존 TV + 소파의 흔한 거실구조와 조금 다르게 해보려 했어요. 남편과 둘이 리클라이너에 앉아 책을 보거나 TV를 보는 일상이 마음에 들기도 했구요.

그런데 손님이 오시면 아무래도 다이닝룸 겸 서재의 테이블 공간에만 있는게 답답 할 때가 있어서 다이닝룸의 테이블과 거실의 리클라이너 위치를 바꿨어요.

위 사진처럼 거실에 테이블을 놓으니 뭔가 리클라이너에 추욱 하고 늘어지던 시간이 사라지고, 공간도 조금 더 깔끔해보여서 여름엔 거실에 테이블을 뒀고, 겨울엔 리클라이너와 소파, 블랭킷 등을 배치했어요.
그러다 저희집에 고양이가 생긴 후로는 고양이가 뿜어내는 털이 감당이 안 되서 리클라이너 패브릭소파 말고 인조가죽소파를 들였어요. 그 시기에 집에 있던 패브릭소품이나 블랭킷 등은 대부분 치웠구요. 게다가 여러군데를 뛰어다니며 온갖 물건을 떨어뜨리는 통에 거실장식용 책상도 없애버렸어요.
보통 아이가 생기면 집안 물건을 모두 치운다고 하는데, 저희는 고양이 덕분에 먼저 치우게 됐죠. 현재는 인조가죽소파와 TV가 있는 전형적인 거실의 모습이 됐답니다. :)
거실 베란다는 옛날 알루미늄 샷시로 되어 있어요. 시공비가 부족하다 보니 내부 샷시만 이중창으로 바꾸고 바깥 베란다 샷시는 그대로 뒀어요.

덕분에 겨울에 베란다에 나가보면.. 그냥 야외에 있는 것 같은 한기가 느껴져요. 그래도 내부는 모두 이중샷시로 바꿔서 그런지 집안 온도는 문제없어요.
주방에 못생긴 건(밥솥, 정수기, 커피머신, 믹서기 등) 모두 안 보이게 하고 싶어서 가벽을 설치했어요. 워낙 오래된 집이다 보니 양문형냉장고에 대한 고려가 되어 있지 않은 주방이라 냉장고박스를 만들었고 그에 따라 작아진 싱크대를 확장시키기 위해 ㄱ자 모양으로 바꿨어요. 가장 좋은 건 설거지 하면서 티비를 볼 수 있다는 거에요!
넓어진 하부장에는 모든 수납이 가능하도록 서랍을 짰고, 상부장은 제 작은 키를 고려해서 제 손이 닿는 높이 내에서 만들었어요. :)
다이닝룸 겸 서재는 저와 남편이 가장 좋아하고,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에요. 이 곳에서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고, 책을 읽고 컴퓨터를 하지요.
오픈형 선반이다 보니 먼지가 자주 쌓이는데 별다른 노하우가 따로 있진 않아요. 그저 꾸준히 밭을 가는 소처럼 (?) 묵묵히, 끊임없이 청소 할 뿐이죠.^^;
침실에는 가벽을 세워서 드레스룸을 룸인룸 형태로 만들었어요.

드레스룸에 대해서 정말 고민이 많았거든요. 아이가 태어날 걸 생각하면 방 하나를 비워둬야 했기에, 드레스룸은 침실로 들어와야 했어요. 일자로 가벽이나 붙박이장을 하면 창문과 맞닿게 되기 때문에 결로가 걱정됐고, 거실에서 바로 보이는 침실에 침대가 너무 노출되는 것도 싫었기 때문에 이런저런 고민을 한 끝에 가벽 2개를 세워서 룸인룸 형태로 만들었어요.
이 좁은 공간에 인체공학적으로 행거를 달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죠.
북향집이지만 침실엔 햇살이 많이 들어요. 커튼 사이로 햇살이 들어오는 그런 살랑거리는 느낌이 좋아서 암막커튼은 달지 않았어요. 아침형 인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커튼은 꿋꿋하게 유지하고 있네요.
조금 오래된 드라마이긴 하지만 ^^; 침대가 들어갈 사이즈만 남겨놓고 세운 가벽 덕분에 오히려 침실에서의 시간이 더 아늑해졌어요. 이 곳에서 뒹굴며 프로젝터로 드라마나 영화, 예능을 보는 시간 역시 좋아하는 시간 중 하나에요.
다락으로 향하는 계단이에요. 다락방 공간은 제가 욕심을 많이 낸 공간이에요.
꼭! 슬라이드 만화책장을 넣고 싶어서 일본 아마존에서 책장 가격만큼의 배송비를 지불하면서까지 사와서 배치했답니다. 처음엔 다락방이 버려지는 공간이 되는 게 싫어서 일부러 컴퓨터를 다락에 배치했어요.

하지만 거실배치 등 대대적인 가구 재배치가 이뤄지면서 다락 역시 좌식책상을 빼고 현재는 서재에서 노트북을 사용 중이에요. 아무래도 좌식책상에서 하는 컴퓨터는 불편하더라고요. 한 1년은 사진처럼 사용했네요.
게다가 단풍이(고양이)가 같이 살게 되면서 다락방은 녀석의 차지가 되었답니다. ^^;
욕실은 정말 정말 정말 좁기 때문에 수납장, 선반, 샤워기, 변기, 수건걸이까지 모두 저희가 구성해 직접 구매한 뒤, 시공팀에게 설치를 부탁드렸어요.

나무 상하부수납장은 사실 제 욕심이었어요. 좁은 습식욕실에는 맞지 않는데, '지구상의 모든 것은 결국 썩는다'라는 무모함으로 설치했지요. 덕분에 샤워 할 때마다 하부장 물기를 착착 닦아주고 나와야 해요. 하하.
욕실 앞의 수납함은 좁은 집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가구라서 추천하고 싶어요! 이케아 신발장으로 팔리는 제품인데, 저희 집에서는 욕실 앞의 좁은 통로에 수건을 수납하는 장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폭이 좁은 베란다에서도 각종 잡동사니를 보관해두며 요긴하게 쓰고 있어요.
전 집에 있는 모든 시간을 좋아해요. 임신을 하고서는 계획에 없던 휴직을 하게 되면서 외출도 잘 못 하고 온종일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공간이 이렇게 제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아마 견디기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들이 들곤 해요.

집에서 빨래를 할 때에도 세탁기와 건조기의 위치와 세탁실의 수납이 마음에 들고, 설거지를 할 때도 싱크대와 펜던트 조명이 제 마음에 쏙 들고, 책을 보거나 컴퓨터를 하거나 고양이와 노는 시간에도 제 눈 앞에 보이는 많은 것들이 꼭 제 마음에 드는 것들이라 만족스러운 순간들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죠.
저는 공간이란 표현을 좋아해요. 내면의 공간, 온라인에서 내 생각을 정리하는 나만의 공간 같은 형상이 없는 공간부터, 사무실의 내 책상, 내 방, 내 집 같은 물질적인 공간도, 제겐 모두 소중해요. 그 중에서도 집은 내 취향을 온전히 형상화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내 모든 취향을요. by 인스타@hoimaya_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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